15개월 만의 휴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멈췄습니다. 전쟁 발발 15개월 만입니다. 1월 19일 오전 1단계 휴전이 발효되면서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이 471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세 명은 모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접경지에서 납치한 20~30대 여성입니다. 하마스는 인질 세 명을 석방한 대가로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인 90명을 넘겨받게 됩니다.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며 시작됐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휴전 협상이 시작됐는데, 이스라엘은 ‘인질부터 석방하라’, 하마스는 ‘가자 지구 공습부터 멈춰라’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1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1월 15일 극적 타결됐죠. 이번에 발표된 휴전안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바탕으로 합니다. 3단계에 걸쳐 영구적 휴전을 가져오는 안입니다.
1단계에서 양측은 42일간 일시 휴전합니다. 하마스는 개전 첫날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해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붙잡아 가자 지구로 데려갔습니다. 하마스는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인질 일부를 석방해 현재 가자 지구에 남은 인질은 94명으로 추정됩니다. 그중 34명은 숨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니까 60명이 살아 있는 거죠.
1단계 휴전에서 하마스는 여성,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 등 인질 33명을 석방합니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 여성 군인 1명당 수감자 50명을 넘겨줍니다. 이스라엘 구금 시설에는 9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수감자 중에는 하마스에 가담해 붙잡힌 사람도 있지만, 단순히 전투 가능 연령의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된 사람도
있습니다.
1단계 휴전에서는 가자 지구 남부와 북부를 오가는 통행로가 열립니다.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거점인 가자 지구 북부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는데, 이때 남쪽으로 피난을 갔던 북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600대도 매일 가자 지구로 드나들 예정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휴전 22일째 되는 날에 가자 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서 병력을 철수합니다. 다만 가자 지구 남부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필라델피 회랑에는 당분간 병력을
유지합니다.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끝나면 2단계 휴전이 시작됩니다. 2단계 휴전은 대략의 틀만 정해져 있습니다. 1단계처럼 구체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는 아닙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단계 휴전 16일 차부터 2단계 휴전의 세부 내용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이 기간에 하마스는 남은 인질을 모두 석방하고, 이에 맞춰 이스라엘도 가자 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3단계는 가자 지구의 재건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 지구 인구 230만 명 중 90퍼센트가 난민이 됐습니다. 주택도 90퍼센트가 파괴됐습니다. 국제 사회의 감독을 받으며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게 되는데, 3~5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이 단계에서 하마스는 숨진 이스라엘 인질의 시신을 이스라엘로 송환합니다. 이스라엘도 숨진 하마스 전투원의 시신을 돌려보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