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쟁
완결

인공위성 공격과 우주의 미래

인공위성 공격은 점점 더 매력적인, 그리고 위험한 일이 되고 있다

미국 반덴버그(Vandenberg) 공군 기지는 태평양 연안의 50킬로미터 길이에 달하는 바위투성이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짙은 안개와 산발적인 산불, 퓨마, 그리고 미 공군 제30 우주 비행단이 있는 지역이다. 기지의 안쪽 깊숙한 곳에는 연합 우주 작전 본부(CSPOC)가 있는데, 이 건물은 테니스 코트 몇 개 정도의 크기에 창문도 없어서 얼핏 보면 아주 깔끔한 뉴스룸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국 공군들과 일부 동맹국 인력으로 구성된 이곳의 임무는 가장 높은 영토, 우주를 방위하는 것이다.

이곳 한쪽 구석에 있는 제18 우주 관제 대대의 임무는 “우주 상황 인식(space situational awareness)”이다. 대대는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레이더와 망원경,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활용해(아래 지도 참조) 궤도상에서 운용되고 있는 미국 및 타국 보유 인공위성 2000개를 추적한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수명이 다했거나, 버려졌거나, 부서진 인공위성들도 추적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야구공만 한 것까지 포함해서 2만 3000개의 물체들을 추적하고 있고, 그 잔해들이 값비싼 다른 장비들에 근접하는 시점을 예측한다. 2013년에 CSPOC에서는 위성 관제사들에게 1백만 개의 “컨정션[1] 데이터 메시지(CDM)”를 보냈는데, 이는 근처에 뭔가가 지나간다는 경고 메시지다. 실제 충돌의 위험은 아주 미미하다. 아주 드물게 중요한 장비의 궤도를 살짝 틀어 완벽하게 안전을 확보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 공간도 점점 채워지고 있다. 작년에 CSPOC가 내보낸 CDM은 4백만 건에 달한다. CSPOC의 벽면에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 승선해 있는 세 명의 우주인 사진이 걸려있는데, 자신들의 업무에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음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미국 우주 감시 네트워크*/ 레이더(하늘색)/ 망원경(주황색)/ 2019년 7월 현재/ *우주 공간에 떠 있는 감시 수단은 제외/ 출처: 미 공군
CSPOC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우주에서의 접촉 사고만은 아니다. 또 다른 벽면에 새겨져 있듯이, 이곳은 “우주 우세(Space Superiority)[2]가 시작되는 곳”이다. 지금처럼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은 충돌 사고뿐 아니라, 위협적인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제가 인공위성 관제사로 공군에 들어온 게 27년 전이었습니다.” 미 공군 우주 사령부(AFSPC)에서 우주 공방 시스템 개발과 배치 업무를 이끌고 있는 진 아이젠허트(Jean Eisenhut) 대령의 말이다. “우리의 시스템과 인공위성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언가가 위성에 부딪혀서 고장을 내는 겁니다. 우주 기상 환경으로 인해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외의 다른 요인으로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우주 전사들에게 심어 주는 사고방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과거 타이탄 로켓[3] 개조 시설이었던 CSPOC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이런 문제를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4년 전에 우주에서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부대를 신설했다. 지난 7월 13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역시 프랑스 공군 내에 우주 사령부의 신설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007년 중국은 위성 요격 미사일을 실험했고, 올해 초 인도에서도 같은 실험이 있었다. 그러자 지난 4월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 대행이었던 패트릭 섀너핸(Patrick Shanahan)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우주 산업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주는 이제 전투 구역입니다.”

우주 전쟁이라는 아이디어가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니다. 1944년에 독일의 V2 로켓이 우주를 통과해서 벨기에와 영국을 공격하자마자, 군부는 우주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무기의 활용 방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 궤도 군사 작전은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아직은 지상 전쟁을 우주에서 돕는 정도에 불과하다.

인공위성은 현대전에서 세 가지 전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첫 번째는 지상에 있는 것을 탐지해서 전략적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다. 적진의 군사력은 어떠한가? 그리고 전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미사일 열두 기가 방금 발사되었다! 정찰 위성은 통신을 엿듣고 레이더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부대의 현재 위치와 정확한 폭격 지점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24기에 달하는 미국의 위성 항법 시스템(GPS) 위성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외에도 미국 위성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北斗)나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인도의 나빅(NAVIC), 일본의 QVSS,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등의 경쟁자들이 있다. 30년 전만 해도 매우 희귀했던 정밀 유도 폭격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세 번째는 인적이 드문 전쟁 지역에서 정보를 얻어 빠져나오는 것이다. 지난 6월 20일에 이란이 격추했던 글로벌 호크 무인 정찰기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호크 한 대가 데이터 수집 작업을 하려면 최소한 500Mbps의 위성 통신 대역폭이 필요하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 미군 전체가 함께 사용했던 위성 통신 대역폭의 다섯 배를 무인 정찰기 한 대가 사용하는 것이다. 펜타곤의 대역폭 사용은 매년 3분의 1가량 증가하고 있다.

우주 작전 수행 능력 분야에서 미국은 전 세계 국가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도 세 배나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의 인공위성은 좋은 목표물이 되고 있다. 미국의 인공위성 몇 개를 추락시키는 것은 본국에서 멀리 떨어진 미국 군대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방향 감각에 혼란을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블런더버스[4]냐, 면도칼이냐, 광자 어뢰[5]


위성을 공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상에서 미사일로 타격하는 방법일 것이다. 중국은 2007년에 이 방법으로 자국 소유 기상 위성 한 대를 날려 버렸고, 인도는 올해 3월에 비슷한 실험을 했다. 목표물이 저궤도를 돌고 있을수록 타격은 더 쉽다. 그런데 중국의 미사일들은 정지 궤도(지구 주위를 도는 공전 주기가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은 24시간이어서 항상 같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궤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실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송 위성들이 주로 활용하는 이 궤도는 조기 경보 시스템에도 필수적이다.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기 위해서는 대륙 전체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파편이다. 핵폭탄이 방사능 낙진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위성 요격 무기가 폭발하거나, 공전 속도로 돌고 있는 목표물을 맞힌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잔해가 발생한다. 지구에서 미사일들이 발사되어 위성을 요격하는 작전이 한 차례만 성공해도, 우주 공간에 거대한 파편의 띠가 만들어지고 향후 몇 세대에 걸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미사일 발사 사실을 부인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것이다. 위성을 보유할 정도의 국가라면 위성을 요격한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62 스페이스 오디세이/ 운용 중인 인공위성 수, 2019년 3월 31일 현재/ 군사용(파란색)/ 그 외(하늘색)/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인도/ 기타/ 출처: UCS 위성 데이터베이스
대안으로는 인공위성으로 다른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관심이 늘어난 “랑데부 및 근접 작전(Rendezvous and Proximity Operations·RPO)”은 한 위성을 다른 위성에 밀착시키는 작전이다. 이런 작전은 위성의 수리나 연료 충전을 위한 작업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른 인공위성을 돕는 용도로 개발된 궤도상의 섬세한 움직임과 로봇 팔은 동의나 선의가 없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다른 위성을 끝장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미사일이 나팔총(Blunderbuss)이라면 이런 방법은 면도칼 같은 것이어서 잔해 문제는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은 모두 다른 우주선에 접근할 수 있는 위성들을 갖고 있다. 미국의 정지 궤도 상황 인식 프로그램(GSSAP) 위성들은 2014년 이후로 수백 번의 정지 궤도 동작 훈련을 했으며, 러시아와 중국의 위성들에 접근한 경우도 많았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우주 안보 재단(Secure World Foundation·SWF)에 따르면 이런 접근 행위들은 지구의 그늘(밤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상에서 망원경으로 명확하게 관측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작전은 아마 상대를 속이기 위한 예행연습이 아니라 단순한 기웃거림이었을 것이다. 미 공군에서 우주 작전 관련 장교로 근무했었고 현재는 SWF에서 일하고 있는 브라이언 위든(Brian Weeden)은 인공위성을 인공위성으로 공격한다는 것이 무기 체계상 좋은 전략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낮은 궤도에 있는 목표물들은 몇 시간 전에 위협을 알아차릴 수 있고, 그보다 더 높은 고도에 있는 목표물들은 이미 며칠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성들이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 않고서야, 이러한 비열한 행위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발상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해서 군사 계획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SWF와 또 다른 싱크탱크인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CSI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가 수행한 몇몇 근접 작전들의 경우 ‘부레베스뜨니끄(Burevestnik·바다제비)’라는 작전명으로 알려진 궤도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위성으로 조종되든 지상에서 조종되든 관계없이, 우주에서의 무력 행위가 실제의 물리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찰 위성은 레이저로도 먹통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파 광선처럼 충분히 강력한 레이저라면, 다른 우주선들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통신 신호도 교란될 수 있다. 지난 6월 이스라엘의 벤구리온(Ben-Gurion) 공항 근처에서는 3주 동안 GPS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작년 11월에는 노르웨이와 핀란드 북부에서 훈련 중이던 나토(NATO)군의 GPS 신호가 차단됐다. 두 사건 모두 러시아가 벌인 전자전의 결과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인공위성은 해킹에도 취약하다. 많은 상업용 위성들은 “보안에 있어서는 허점투성이”라고 MIT의 전문가인 그레고리 팔코(Gregory Falco)는 말한다. 러시아 해커들은 1998년 미국과 독일이 운용하던 위성의 시스템을 장악하고, 태양 쪽으로 방향을 돌리게 만들어 파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모든 문제들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법은 억지력이다. 너희가 우리 인공위성을 파괴하면, 우리도 너희 인공위성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반격을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는 억지력 확보를 상당히 불안하게 만든다. 인공위성 한 대를 격추하는 것이 적의 구축함을 침몰시키거나 도시 하나를 날려 버리는 것과 같을까?

보다 나은 방법은 처음부터 공격당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덴버의 버클리 공군 기지에 있는 제460 우주 비행단의 사령관인 데빈 페퍼(Devin Pepper) 대령은 그러한 전략과 기술의 개발이 아직도 진행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우주 공간에서의 자위권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그는 묻는다. “지상에서는 조명탄을 쏘거나 (레이더를 교란시키기 위해서) 금속 조각을 살포하면 된다지만, 우주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튜 도노반(Matthew Donovan) 미 공군 장관 대행은 독자적인 공군력에 대한 지지 여론이 있었던 1차 세계 대전 직후의 상황과 지금을 비교한다. 당시에 그들은 새로운 능력에 걸맞은 새로운 전략을 갈망했다. 육군과 해군에서 벗어난 전문 부대를 구성해 혁신적인 전략을 키우기를 원했다. 펜타곤 내에서는 당시와 비슷하게 새로운 우주 방위군을 창설하자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되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제안을 한 바 있다.
우주는 새로운 전선인가?
우주에서 실제로 전투가 일어난다면, 콜로라도 스프링스 인근의 슈리버(Schriever) 공군 기지의 265명 규모 국립 우주 방위 센터(NSDC)가 그 임무를 맡게 된다. 1년 반 전부터 24시간 상시 작전 체제로 전환한 이곳의 관제사들은 독창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이곳의 항공병들은 시뮬레이터가 아니라 평범한 위성들의 실제 움직임을 적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응하는 훈련을 한다. 2017년부터 연간 3회 실시되고 있는 “스페이스 플래그(Space Flag)” 훈련에는 오는 8월 사상 최초로 동맹국들이 참가한다.

이러한 훈련, 혹은 만일의 실전이 더 잘 수행되려면 상황 인식 체계가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CSPOC의 항공병들이 대응하는 상황 정보는 실시간 피드(feed)라기 보다는 순간 촬영한 사진들을 연속적으로 보는 것에 가깝다. 낮은 궤도의 위치 정보는 하루 몇 차례, 더 높은 궤도는 사흘에 한 번 정도 업데이트된다. “그 사이에도 많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 공군의 우주 관련 부대 대부분을 통솔하고 있는 스티븐 와이팅(Stephen Whiting) 소장의 말이다. 마셜 제도의 콰잘레인(Kwajalein) 환초에 설치되어 있는 아주 강력한 레이더, 스페이스 펜스(Space Fence)는 위성 감시 체계를 지원할 전망이다. 올해 말에 가동되는 스페이스 펜스는 구슬만 한 크기의 물체들까지도 한 번에 6만 개 이상 추적할 수 있다.

싸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한 가지 과제라면, 또 다른 과제는 패배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은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눈물 날 정도로 값비싼 인공위성들을 소수 운용하고 있다. 도노반 공군 장관 대행은 회복력을 가진 시스템 개발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거대한 위성 하나를 우주에 띄워 보낸다면 정말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달걀을 한 바구니에 전부 담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버클리 공군 기지의 바비 허트(Bobby Hutt) 대령은 천장을 가리켜 보였는데, 그곳에는 우주 배치 적외선 시스템(SBRIS) 인공위성의 모형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엄청나게 지연된 이 프로젝트에 소요된 비용은 19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우리의 이런 (비싸고 느린) 공급 체계를 좋아할 겁니다.” 그의 말이다.

민간 분야와 마찬가지로 공군도 기존의 “거대 별자리 시스템”에서 작고, 저렴하고, 더 많은 수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운용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런 위성들은 서로 보안을 유지하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적들이 이런 시스템의 성능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하나만 맞춰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위성 선단의 핵심 부분을 마비시켜야만 할 것이다. 펜타곤의 핵심 연구 조직인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이 운영하고 있는 블랙잭(Blackjack) 프로그램은 상업용 위성에 군사적 목적의 감시 장비를 달아서 운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데, 비용은 1대당 6백만 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성과 더불어 교체 가능성도 중요하다. 대체 선수를 재빨리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면 위성 한 대를 잃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역량과 반응성을 갖춘 상업용 발사체 업계에서는 이미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펜타곤은 좀 더 멀리 나가고 싶어 한다. 내년에 세 군데의 기업이 DARPA가 발주한 경쟁 입찰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몇 주 만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지역에서 두 대의 작은 인공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려야 한다. 시험 장소는 발사 몇 주 전에야 공개될 것이고, 장비 수송은 불과 며칠 전에나 가능할 것이다.

더 나은 반응성, 더 많은 회복력, 더 빠른 재공급은 미국이 위성 요격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다. 적들은 위성 요격에 매력을 덜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현재 우주 전쟁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법이나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 1967년에 체결된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은 우주 공간에서 대량 살상 무기 사용을 금하고 있기는 하지만, 재래 무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리고 두 대의 인공위성이 서로 위협적으로 접근할 경우의 적절한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합의된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너프 목축의 기술[6]


2008년 유럽연합(EU)은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책임 있는 행동”을 장려하는 자발적인 행동 수칙을 제안했다. 같은 해, 중국과 러시아는 우주 공간의 무기사용 금지에 관한 조약 체결을 제안했다. EU와 중·러의 생각은 서로 상당히 달랐는데, 모두 실패에 그치고 말았다.

중·러가 제안한 조약은 지상에서 위성을 요격하는 무기가 아니라, 우주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미국이 구상해 온 대기권 밖에서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을 격추시키는 ‘스타워즈 프로그램’을 겨냥한 것이다. 그들의 제안에는 지상에서 발사된 무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중국이 2007년 지상에서 테스트한 것과 같은 미사일 말이다. 레스터대학교의 블레딘 보웬(Bleddyn Bowen)은 이 제안이 좋은 발사체와 나쁜 발사체를 구분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데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그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
EU가 제안한 행동 수칙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꼬드김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주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반대했다. 이들 국가들은 중·러의 제안이 주장하는 비무장 우주라는 개념을 선호했다. EU의 행동 수칙이 밝히고 있는 우주 공간에 자산을 보유한 국가들이 자산 보호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개념을 반대했다.

기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가까운 시일 내에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재래 무기와 우주 무기에 대한 경계도 흐릿하다. 2008년에 미국이 자국 위성을 요격할 때 사용했던 것은 원래 미사일 격추를 위해 개발된 SM-3 요격 미사일이었다. 인도도 요격 미사일로 위성 요격 테스트를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신뢰의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상 군축 협정을 폐기하기에 바쁘다. 새로운 협정의 토대를 찾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미국이 특별히 의지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모든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SWF의 브라이언 위든은 지적한다.

하지만 협정이 없었더라도 최소한 대화는 했어야 했다. 냉전 기간, 미국과 소련은 리스크를 줄이고 통제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핵무기 정책에 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우주 보안과 관련한 사안에서 대화를 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바다에서 두 나라의 전함이 조우할 경우에 대한 합의가 있는 것처럼, 그들은 근접 작전 시 안전거리에 대한 규칙을 구체화할 수도 있었다. 대화가 있었다면 모든 민간 위성에서 트랜스폰더(transponders·무선 송수신기)를 사용하고 점검 계획이 있으면 사전에 통지한다는 내용을 필수 사항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었다. 군 소속의 많은 우주 관제사들이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더 많은 민간 위성들이 스스로의 위치를 알리고 예측 가능하게 행동한다면, 의심스러운 행동들은 보다 더 쉽게 간파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주 전쟁에 관한 법이 없다고 해서 전쟁에 관한 기존의 관습법이 우주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공해상에서 관습법이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인간이 없는 구역에서 인간성과 군사적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그러한 도전적인 과제들은 이미 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사이버 공간에 관한 내용을 다룬 2013년의 탈린 매뉴얼(Tallinn Manual)이 비슷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 미국, 영국의 4개 대학이 주도해서 만든 우메라 매뉴얼(Woomera Manual)과, 캐나다의 한 대학이 이끌고 있는 밀라모스 프로젝트(MILAMOS[7] Project)와 같은 움직임들은 우주 공간에서도 그런 규범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1958년에 나사(NASA) 설립을 위해 제정된 국가 항공 우주법(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ct of 1958)은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우주에서의 활동들은 모든 인류의 이익을 위한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다.” 이 말은 물론 당시에도 절반만 사실이었다. 하지만 1969년에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현재의 우주는 지상 군사력의 중요한 한 축이 되었다. 우주는 그 자체로 전장이 되었지만, 문제는 다음 전쟁이 우주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음 전쟁이 우주를 이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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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안보 #권력 #통신 #미국 #중국 #러시아 #이코노미스트
[1]
컨정션(conjunction)이란 지상에서 하늘을 관측했을 때 두 개의 천체(물체)가 서로 합쳐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는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린 것인 경우가 많다.
[2]
우주에서 적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작전을 펼 수 있는 역량.
[3]
미국 공군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로 개발되었다가 우주선 발사용 로켓으로 개조된 발사체.
[4]
17, 18세기의 구경이 넓은 구식 나팔총.
[5]
광자 어뢰(Photon torpedo)는 〈스타트렉〉 시리즈에 등장하는 첨단 무기다.
[6]
너프(nerf)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초식 동물로, 생김새와 사육 방식, 활용 방법 등이 소와 유사하다. 쓰임새가 많은 너프 떼를 노리는 약탈자들과 포식 동물들이 많기 때문에 너프를 길러 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7]
Manual on International Law Applicable to Military Uses of Outer Space(우주에서의 군사력 사용에 관한 국제법 매뉴얼)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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