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국가인가, 어떤 국가인가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질문에서 출발했다

한일 양국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저자는 아무리 해결을 시도해도 좁혀지지 않는 한일 관계의 근본적인 원인은 두 나라가 자신과 상대방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문화나 국민성이 다르다는 의미가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가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국가 정체성의 차이다.

해방과 패전, 그리고 냉전을 겪으면서 두 나라는 다른 질문을 바탕으로 국가 정체성을 형성했다. 한국의 질문은 ‘누구와 함께 국가를 만들 것인가’였다.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이념을 가진 북한, 식민 지배의 가해 국가지만 같은 진영에 있는 일본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논의다. 전범국인 일본은 국제 사회에 어떻게 복귀할 것인지를 질문했다. 국제 사회에서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역할을 할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국제 사회에 복귀했고, 냉전 체제하에서 동아시아의 반공 보루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전쟁 가해자로서의 사죄와 배상은 후순위로 밀려나게 됐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묻는 한국과 어떤 국가가 될 것인지 묻는 일본이 충돌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이 한 잘못을 지적하며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일본은 이것이 국제 조약상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주장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두 주장의 각도를 조금씩이나마 좁혀 가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 분석이 도움이 된다. 지금의 한일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국가 정체성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소희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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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일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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