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물질 콘크리트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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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너선 왓츠(전리오 譯)
발행일 2019.10.21
리딩타임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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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콘크리트가 무서운 속도로 세계를 뒤덮고 있다.
환경 문제에서 건설 비리까지, 콘크리트가 미치는 악영향.


세계는 매년 지구 곳곳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있다. 시멘트 산업은 지난 60년 동안의 플라스틱 생산량인 80억 톤보다 많은 양을 2년마다 생산하고 있다. 매년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28억 톤에 달한다. 방대한 면적의 비옥한 토양을 파묻고, 강의 흐름을 막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숨 막히게 만들기도 한다. 바위처럼 단단한 콘크리트는 또 하나의 피부 역할을 하면서, 도시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로부터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든다. 콘크리트의 재료인 모래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의 해변과 강도 훼손되고 있다. 문제는 콘크리트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이라는 점이다. 발전 단계에 돌입한 국가들은 콘크리트를 동원하고, 정계와 재계가 엮인 부패의 고리가 만들어진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권력 구조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18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1장 분량).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 〈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이라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하고,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 경제부터 패션,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저자 소개
조너선 왓츠(Jonathan Watts)는 영국의 저널리스트다. 가디언의 지구 환경 분야 에디터를 맡고 있다. 아시아 환경 특파원이며, 라틴 아메리카와 동아시아 특파원, 중국 외신 기자 클럽 회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When a Billion Chinese Jump》가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물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물질
세계 세 번째 탄소 배출국
우리가 의존하는 회색 세계
이산화탄소, 물, 모래, 그리고 호흡기 질환

2. 초고속 경제 성장 모델
콘크리트의 물결
경기를 부양하는 시멘트 축제
일본의 시멘트화와 자연 재해 예방

3. 콘크리트와 개발 
GDP 상승을 위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
중국의 성장과 콘크리트 만들기
‘일단 지어 놓으면’
생태 안보 위협

4. 콘크리트 정치
콘크리트 부패 공식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산업
브라질의 대규모 비리 스캔들

5.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의 영향력
콘크리트 발전 국면에 접어든 국가들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견고함에서 비옥함으로

먼저 읽어 보세요

콘크리트는 시멘트가 물과 반응해 굳어지는 수화 반응을 이용해 모래와 돌 등의 골재를 굳혀 한 덩어리로 만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주택, 도로, 다리, 초고층 빌딩, 댐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막대한 콘크리트가 생산되면서 콘크리트의 재료인 시멘트, 물, 모래와 자갈 등은 각각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퍼센트를 차지한다. 콘크리트 산업에 사용되는 물은 공업용수의 10분의 1에 달한다. 콘크리트의 75퍼센트 가량을 구성하는 주재료 골재 채취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 세계 해안과 강의 모래가 고갈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생태계가 망가지고 농경지가 황폐화되기도 한다.

에디터의 밑줄

“당신이 이 문장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전 세계 건설업계에서는 욕조 1만 90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의 콘크리트가 쏟아져 나온다. 이 글의 절반가량을 읽었을 때쯤엔 쏟아져 나온 콘크리트가 로열 알버트 홀(Albert Hall)을 가득 채우고 하이드 파크(Hyde Park)로 흘러넘칠 것이다. 하루만 더 두면 콘크리트의 양은 중국의 싼샤(三峽) 댐만한 규모가 될 수 있다. 여기서 1년이 더 지나면 잉글랜드의 모든 언덕과 계곡을 비롯한 구석구석을 덮어 테라스를 만들 수 있다.”

“극한의 날씨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던 콘크리트는 기후를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생산의 전 과정을 합하면 콘크리트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8퍼센트를 차지한다. 콘크리트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원료는 석탄, 석유와 가스뿐이다.”

“정당 지도자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건설 회사의 후원금과 뒷돈이 필요하고, 정책 입안자는 경제 성장을 위해 더 많은 건설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건설 회사 간부는 돈을 굴리고 직원을 고용하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계약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효과가 미심쩍은 사회 기반 시설 프로젝트, 올림픽, 월드컵, 국제 전시 같은 시멘트의 축제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이 개발 도상국 단계에서 차기 초강대국의 지위까지 급속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을 이룰 만큼의 시멘트와 해변 하나만큼의 모래, 호수만큼의 물이 필요했다. 이런 재료들이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해 섞인 속도는 아마도 현대 통계에서 가장 놀라운 수치일 것이다. 2003년 이후로 중국은 미국이 20세기 내내 사용한 양의 시멘트를 3년마다 쏟아붓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남아메리카 최대 국가인 브라질의 콘크리트 열풍은 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도의 선에서 출발했다. 그 후에는 경제적인 필요에 따라 추진되었다. 그리고 콘크리트는 결국 정치적 편의주의와 개인의 탐욕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이런 변화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됐다.”

“정치인, 관료, 중개인들이 벨루 몬치(Belo Monte) 댐,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비롯한 브라질 전역 수십 개의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최소 2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받은 것으로 수사 기관은 보고 있다. 검찰은 오데브레시 한 곳만 추산해도 415명의 정치인과 26개의 정당이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 모델 위주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개발 모델은 살아 있는 자연을 건축된 환경으로, 자연에 기반한 문화를 데이터가 주도하는 경제로 바꿔 놓았다. 변화를 위해서는 콘크리트 위에 축조된 권력 구조에 제동을 걸고, 견고함보다는 비옥함이 성장을 위해 더 중요한 기반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코멘트
우리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도시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는 막대한 양의 모래, 물, 시멘트가 쓰였고 이 재료들은 고갈되거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도시와 개발 모델, 환경을 돌아보게 하는 콘텐츠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소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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