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트럼프의 미국을 신뢰할 것인가 쿠르드를 배신한 대가는 혼란과 불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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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The Economist(전리오 譯)
발행일 2019.10.23
리딩타임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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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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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은 안보의 재앙이다.
미국의 적들이 이익을 얻는 사이, 미국과 동맹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트럼프의 갑작스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000여 명의 미군을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결정은 동맹을 위기로 내몰고, 적들에게 기회를 주고, 미국이 공들여 지켜 온 국제 질서를 뒤흔드는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웠던 쿠르드족의 자치 구역에서 미군이 빠져나가자, 터키의 침공이 시작됐다. 전력이 약한 쿠르드는 결국 미국과 자신의 적국이었던 시리아 독재 정권과 손을 잡았다. 시리아 정권을 지지해 온 러시아와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미국이 수년간의 전쟁으로 패퇴시킨 IS의 잔당들은 혼란을 틈타 수용소를 탈출하면서 다시 세를 규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편에 섰던 동맹들은 쿠르드처럼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각자도생을 도모할지도 모른다. 세계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

*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0장 분량).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세요.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세계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의 배신과 추락하는 미국의 신뢰
가벼움과 충동의 외교 정책
경제 제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과 세계가 지탱해 온 질서의 붕괴

2화.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내던졌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기회
IS의 부활
불신의 미국
중동 주도권을 노리는 러시아
워싱턴의 규탄 결의안
나토의 핵심 전력인 터키의 이탈
사람이 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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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4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이란·이라크·터키·시리아 등에 흩어져 사는 세계 최대의 유랑 민족이다. 이 가운데 약 30퍼센트가 터키에 거주하고 있다. 터키가 쿠르드족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이유다. 쿠르드족은 과거 수차례 독립 국가 수립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1차 세계 대전 때는 연합국의 편에 서고 독립을 약속받았으나 터키의 반발로 무산됐고, 2차 세계 대전 때는 소련의 도움을 받아 국가를 세웠다가 이란의 공격으로 궤멸당했다. 2014년 미국과 함께 IS에 맞서 싸울 때에도 독립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10월 6일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자치 구역 주둔 미군이 철수하면서 쿠르드족은 다시 버림받았다. 사흘 뒤인 10월 9일 터키는 미군이 떠난 쿠르드 자치 구역을 침공했다.

에디터의 밑줄

“대통령은 1000명의 강력한 억지력을 갖춘 군대가 철수하면서 발생하는 힘의 공백이 대단히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를 무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런 결정에 대통령의 참모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쿠르드족은 아연실색했다. 영국군 장병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전우인 미군들이 짐을 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누구도 준비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철군은 전우의 충성심을 저버린 결정이었다.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에서 IS ‘왕조’를 분쇄한다는 목표로 미국의 특수 부대, 공군과 함께 싸웠다. 약 1만 1000명의 쿠르드 전사들이 목숨을 잃는 동안, 미군 5명이 사망했다. 이 초강대국은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들을 몰아내기 위해 비교 불가능한 최강의 정보력과 지역의 동맹을 결합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은 피를 흘리고, 적은 돈을 쓰면서 전쟁을 치렀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스스로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이 되어 버린 인권, 민주주의, 신뢰, 공정한 협상이라는 가치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독자적인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서방 세계는 심각하게 적대적인 세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레반트(Levant·그리스, 시리아, 이집트 등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슬람 지역)의 구도를 바꿔 놓았다. 이제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거의 전체가 철군 대상이 되었고, 미국이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상황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국가 안보 측면에서는 매파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점잖게 말해 온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을 질책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방송 이후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이 결정이 가장 심각한 수준의 국가 안보 재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터키의 나토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키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물론 터무니없는 제안이다. 북대서양조약에는 자격 정지나 제명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터키는 나토에 중요한 나라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제대로 훈련한 터키의 군대가 나토 동맹이라는 얼개에 깊이 엮여 있다.”
코멘트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중동 문제를 보는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중동의 혼란을 미국의 신뢰 문제로 설명하면서 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을 검토하고 있다. 쿠르드족을 배신한 미국의 결정이 한국, 대만 등 아시아의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의미심장하다.
북저널리즘 CCO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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