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뉴스의 법칙을 다시 쓰다
완결

새로운 세대와 미디어

밈(meme)이 되어라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은 뭘 좀 아는 정치인이다. 9월에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1]은 연단에 올라 자기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그는 “일단 내가 셀카를 공유하면 이 연설을 들을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진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뉴에이지 타입의 후보 마리안 윌리엄슨(Marianne Williamson)도 뭘 좀 안다. 그녀는 7월에 열린 후보자 토론이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나중에 밈(meme·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행동, 이미지나 영상)을 봐야” 결과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대선 후보 앤드류 양(Andrew Yang)도 마찬가지다. 그의 첫 번째 주요 인터뷰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696만 명인 인터넷 유명 코미디언 조 로건(Joe Rogan)과 가진 것이었다. 이틀 동안 1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 후, 앤드류 양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이 “로건과의 인터뷰 전과 후”로 나뉜다고 썼다.

이들 군소 정치인들은 오늘날 10대와 20대 초반 젊은 층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법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거의 모든 뉴스는 소셜 미디어에 있다. 뉴스는 거의 완전히 시각적이다. 그리고 “유엔에서 연설하는 대통령”이라는 뉴스 내용은 포장되는 방법보다 중요하지 않다. 뉴스는 종종 유머나 댓글이라는 필터를 거친다. 또는 흔히 그렇듯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추종자들을 몰고 다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유명인의 영향을 받는다.

세부적인 부분과 플랫폼은 다르더라도, 이런 법칙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주로 부유한 나라들로 구성된 OECD 국가의 15, 16세 성적 순위표인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에 따르면, 2009년과 2018년 사이에 신문을 읽는 청소년의 비율은 약 60퍼센트에서 거의 20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젊은 인도인이 인도에서 가장 큰 영어 뉴스 사이트인 타임스오브인디아닷컴(timesofindia.com)을 방문할 가능성은 나이 든 사람들의 절반 수준이다. 인도 젊은이들은 비디오와 발리우드 뉴스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영국의 10대 초반 청소년들은 BBC라는 브랜드보다는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훨씬 더 친숙하다. 영국 언론 규제 위원회인 오프컴(ofcom)에 따르면, 공영 방송은 “젊은 사람들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하면, 미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재 18세에서 24세 아랍인의 약 80퍼센트가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하고 있다. 2015년의 25퍼센트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선호하지만, 걸프 지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젊은이들은 스냅챗에 사로잡혀 있다. 한국 청소년의 3분의 2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며, 그들 중 97퍼센트는 포털 검색 엔진 네이버에 의존한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 10대들의 95퍼센트가 스마트폰에 접속하고 45퍼센트는 “거의 끊임없이”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옥스포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의뢰한 미국과 영국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뉴스에 관한 한 젊은이들은 “사회 전체보다 개인적으로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10대의 뉴스 소비 습관을 무시하고 싶을 수 있다. 10대들 대부분은 투표할 수 없고, 소비력도 제한적이다. 그리고 아마도 지도에서 엘살바도르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 지구의 3분의 1은 20세 미만이다. 세계의 절반 이상이 현재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고, 젊은이들은 미래를 대표한다. 2012년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와 이듬해 스냅챗 인수 실패 등 10대들의 습관이 수십억 달러짜리 결정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업계라면 더욱 그렇다.

10대들은 기술로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스웨덴의 10대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이제는 150개국까지 확산된 세계적인 환경 운동 “기후 학교 파업”을 시작했다. 고등학생들이 포함된 학생 주도 시위는 홍콩에서 칠레까지 전 세계적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정치인들, 정책 입안자들, 언론사 임원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날 10대들이 뉴스를 만들고, 확산하고, 소비하는 방법은 미래의 국가와 산업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결정할 것이다. 어느 13세 청소년이 미국의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에게 “저는 아직 투표할 나이는 안 됐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당신을 팔로우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봐야 한다. 미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미디어 생태계가 있다.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플랫폼 대부분의 본거지가 미국이다(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글로벌 동영상 앱 틱톡은 중국 기업이 만들었다. 정치적 내용은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광범위하게 모방된다.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버즈피드 같은 웹사이트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수십 개국 사이트들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정치, 문화적 어휘는 곳곳에 퍼져 있다. 여기서 시작되는 밈은 전 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밈의 무대는 바뀌고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페이스북이 (선거) 뉴스의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서구의 10대 다수에게 페이스북은 이제 완전히 촌스러운 것이 되었다. 페이스북은 나이 든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다. 이들은 언론인과 정치인(과 도널드 트럼프)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과 정치 영역에서 과도한 역할을 하고 있는 트위터도 거의 쓰지 않는다.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춘 버즈피드 같은 웹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켄터키에 사는 16세 빅토리아(Victoria)는 “젊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어른들”이라고 말한다. 10대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래의 거물이 될 것이라 칭송받았던 매체를 비웃는다. 중국 우시(無錫) 출신의 16세 그리핀(Griffin)은 성인들을 겨냥한 클릭 유도로 일일 이용자 1억 2000만 명을 끌어모은 중국의 최고 인기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를 외면한다.

밈의 무대는 각각 10억 명이 훨씬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소유), 왓츠앱(페이스북 소유), 유튜브(구글 소유)로 옮겨 갔다(스냅챗은 미국에선 인기가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퓨 리서치는 미국 청소년의 85퍼센트가 유튜브를 사용하고 70퍼센트 이상이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미국 비영리 단체 커먼센스는 최근 연구에서 미국 10대들의 69퍼센트가 주로 유튜브에서 매일 온라인 비디오를 시청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하루에 거의 7시간 30분을 모든 종류의 화면을 보는 데 쓴다.

인스타그램은 뉴스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적절치 않은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은 보통 예쁜 사진들을 자신의 계정 “그리드(grid)”에 게시한다. 이 앱은 계정당 하나의 프로필 링크만 허용하고, 공식적인 리포스팅 기능이 없다. 그러나 2016년에 “스토리”를 도입해 사용자가 설명을 붙여 금세 사라지는 이미지를 게시하고, 주로 시각적인 플랫폼에 텍스트를 추가하여 공유와 리포스팅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성장을 가속화했다. 1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사용자는 스토리 기능을 통해 다른 콘텐츠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유할 수도 있다. 사용자들이 몰리자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는 광고주, 마케터, 정치인, 운동가, 그 밖의 잡다한 재미있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들었다.
아마존이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자. 2019년 8월 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진 전 세계의 모두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8월 22일 게시하여 거의 20만 명이 ‘좋아요’를 누른 “우리 지구의 산소 20퍼센트를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우림이 불타고 있다”라는 포스트를 볼 수 있었다.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서 11번째로 팔로워가 많은 계정인 내셔널 지오그래픽(팔로워 1억 2600만 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미국 배우, 팔로워 3800만 명), 프릴리 라투콘시나(Prilly Latuconsina·인도네시아 여배우, 팔로워 3200만 명), 말라이카 아로라(Malaika Arora·인도 모델, 팔로워 1000만 명)가 아마존 산불과 관련한 포스트를 올렸다. 이틀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팔로워 5100만 명)은 새로운 위성 사진을 올려 인스타그램의 관심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래도 괜찮아


주요 뉴스 매체들이 아마존 산불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 속에서 아마존 산불 게시물들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 켄터키주 렉싱턴에 사는 17세 학생 딜런(Dylan)은 “몇 주 동안 본 것은 아마존 화재뿐”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에 사는 15세 스테이시(Stacy)는 “아마존에 대해 보았던 모든 것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부도덕한 계정들은 재난을 이용해 기부금을 요구하거나 “좋아요”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세계 언론이 기사를 실었는데, 이 기사들 중 다수는 아마존이 세계 산소의 20퍼센트를 생산한다는 마크롱의 주장 등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포함된 허위 사실을 밝혀냈다. 《이코노미스트》가 렉싱턴, 켄터키, 보스턴에서 20여 명의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서 모두가 아마존 산불을 자발적으로 언급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사는 15세 올리비아 셀처(Olivia Seltzer)는 “언론이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는 그다지 크게 보도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2년 전 인스타그램과 이메일, 문자 메시지로 발송되는 10대들을 위한 뉴스레터 ‘더 크램(The Cramm)’을 시작했다. 그녀는 말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없어서 많이 좌절해요. 많은 청년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뉴스 매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들이 취재하는 모든 내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나우디스뉴스(@nowthisnews, 팔로워 200만 명)는 홍콩의 정치적 시위부터 머리에 꼬리가 달린 개까지 모든 것을 다루는 짧은 동영상에 텍스트를 결합한다(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같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발행한다). 하우스오브하이라이츠(@houseofhighlights, 팔로워 1500만 명)는 미국 스포츠 전용 동영상 뉴스로 2015년 대형 스포츠 뉴스 사이트 블리처 리포트(Bleacher Report)에 인수되었다. 또 다른 뉴스 웹사이트인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두 계정은 좋아요와 댓글 수를 합산한 인스타그램 참여도 순위에서 상위 10위 안에 든다. 블리처 CEO 하워드 미트먼(Howard Mittman)은 “우리는 과거 매체에서 효과적이었던 것을 가져와 디지털 시대에 맞춰 넣으려고 한 적이 결코 없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매체들이 “촌스러운 색깔의 컨버터블 자동차를 사고 어울리지 않는 비싼 옷을 입은 이혼한 삼촌” 같다고 말한다.

또 다른 엄청나게 인기 있는 인스타그램 매체는 연예인 뉴스와 가십(아마존 화재에 대해서도 포스팅 했지만)을 주로 다루는 더셰이드룸(@theshaderoom, 팔로워 1700만 명)이다. TMZ(미국 가십 웹사이트)가 전통적인 셀러브리티 가십 보도를 뒤집은 블로그 시대의 매체라면, 더셰이드룸은 소셜 미디어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끔은 두 흐름이 교차하기도 한다. 보스턴에 사는 15세 잘리야는 “나는 래퍼 카디B(Cardi B, 팔로워 5600만 명)에 대한 포스트와 ‘왜 아마존에 대해 말하지 않는 거야?’ 같은 댓글을 스크롤하고 있다”고 했다. 《틴 보그(Teen Vogue)》 편집장인 샘히타 무코파다야이(Samhita Mukhopadhyay)는 이렇게 말한다. “젊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은 매우 복잡해요. 저스틴 비버와 그레타 툰베리가 하는 일을 모두 정확히 알고 싶어 두 화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다가 집회에 나갈 거예요.”

아랍권에서는 정치적 암울함을 가볍게 비판하기 위해 옛날 영화나 만화의 스크린 캡처를 사용한 밈을 만든다. 올여름에는 수천 개 계정들이 프로필 사진을 짙은 푸른색이나 눈에 띄는 붉은색으로 바꿨다. 푸른색은 수단 시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붉은색은 카슈미르의 정치 상황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렉싱턴에 사는 또 다른 10대 새디(Sadie)는 “행동주의는 멋있게 보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해 1초 이내에 세계의 어느 외진 구석에서 세간의 이목을 끈 이혼 이야기와 본격화하고 있는 시위에 대해 알아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셀러브리티와 정치, 그리고 행동주의의 이 괴상한 혼합은 소셜 미디어에 실리는 현대 뉴스의 또 다른 특징이다. “뉴스”는 이제 저널리즘 보급에 전념하는 계정과 매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밈에서 파생되는 무언가나 온라인 유명인의 의견도 뉴스가 될 수 있다. 주로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문화에 대한 웃긴 동영상을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 같은 유명인 말이다. 퓨디파이는 2019년 4월 인도 음반사인 T시리즈에 추월당하기 전까지 5년간 비디오 공유 플랫폼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1억 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의 인쇄판과 디지털판 부수를 합쳐도 약 3000만 부다. 켄터키에 사는 13살 다크샤(Daksha)는 여가 시간에 밈을 만들어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의 퓨디파이 대화방에 올린다. 그리고 “위대한 퓨디파이가 나의 밈에 반응하는 기쁨”을 누리기를 기대한다.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들


켄터키 출신 16살 사라(Sarah)는 “토론 팀 애들 모두 87만 6000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두고 있는 보수 논객 벤 샤피로(Ben Shapiro)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레조(Rezo, 팔로워 116만 명)라는 유튜버가 나이 든 부자들, 특히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소속 정당인 기독민주연합에 호통치는 영상이 유행하면서 인기다. 브라질 유튜버 펠리페 네토(Felipe Neto, 팔로워 3500만 명)는 연봉이 3000만 헤알(85억 1500만 원)에 이른다. 10대들에게 농담하는 것으로 시작한 네토의 채널은 이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하는 채널로 발전했다. 9월에 그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복음주의자 시장이 동성애자 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검열한 데 반대해 리우데자네이루 도서 박람회에서 1만 4000권의 동성애 관련 도서를 배포한 것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10대들은 주로 자기보다 조금도 더 알지 못하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다른 젊은 사람들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블리처 리포트의 미트먼 대표가 말한 대로 10대 뉴스 소비자들은 “바로 당신을 향해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수준의 진정성”을 찾고 있다. 다른 10대들은 트레버 노아(Trevor Noah)나 스티븐 콜베어(Stephen Colbert)와 같은 심야 TV 진행자의 동영상이나 넷플릭스의 인기 있는 쇼를 진행하고 있는 하산 미나즈(Hasan Minhaj) 등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말했다. 유명 인사들이 뉴스 기관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는 지루한 것 같아요. 하지만 비디오라면 정말 매력적이죠.” 보스턴에 사는 16세 디오닐리스(Dioneilys)의 말이다.

이런 방식의 뉴스는 당파주의와 오보 같은 문제로 이어진다. 여름부터 시작된 아마존 산불 관련 게시물은 오류투성이였다. 퓨디파이와 다른 유튜버 등 유명 인사들은 일상적으로 선동적인 발언을 하거나 천박하고 위험한 이목 끌기로 비난받는다. 밈은 대체로 사실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많은 10대들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의심스러운 뉴스의 출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반복만으로도 일부 사람들은 설득될 수 있다. “난 소셜 미디어에서 읽은 내용은 안 믿어요. 계속해서 뜨는 내용이 아니라면 아마 그럴 걸요.” 보스턴에 사는 잘리야(Jaliyah)의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검증된 계정에서 나온 정보라면 믿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친구가 하는 말이라면 믿는다.

브라질 사람들은 주요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Folha de S. Paulo)》가 유출된 테이프를 가지고 보도하면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아는 사람이 왓츠앱을 통해 보내는 오디오 파일은 곧바로 진실하다고 믿는다”고 《폴랴 지 상 파울루》의 칼럼니스트인 34세 조엘 피네이루 다 폰세카(Joel Pinheiro da Fonseca)는 말한다. 피네이루는 자신의 칼럼(혹은 신문의 다른 부분 어디든)을 읽는 젊은 독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이 채널에서 팬들은 그의 정치 분석에 반응하는 것만큼 그의 덥수룩한 머리나 집에 놓인 가구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그는 “유튜브 팬들에게는 미숙한 영상 품질이 오히려 더 진실해 보인다”며 “젊은 사람들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설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유명인들에게 의존한 결과 중 하나는 출판물이 아닌 그들이 등장하는 플랫폼이 뉴스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인도 최대 미디어 대기업 타임스 그룹에서 디지털 계열사를 운영하는 사티안 가즈와니(Satyan Gajwani)는 “출발점이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라면, 독자의 게시자에 대한 충성도는 상당히 낮다”고 말한다. 매달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타임스 그룹의 디지털 계정을 방문하고, 1억 명 이상은 매일 방문한다. 가즈와니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충성 고객이 될 정도의 자부심과 신뢰를 심어 줄 수 있을지” 물었다. 델리에 사는 15세 만비(Manvi)는 이러한 우려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만비의 가족은 타임스 그룹 신문 두 개를 구독하지만, 그녀는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에서 크롬을 열 때 뜨는” 모든 것을 읽는다. 그 뉴스들의 출처를 묻자 만비는 “그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오프컴의 한 보고서는 이렇게 지적한다.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뉴스를 소비하면, 참여는 대체로 일시적으로 일어난다. 사람들은 뉴스 콘텐츠의 출처를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가 대화를 나눈 젊은 사람들은 BBC를 ‘많은 온라인 뉴스 제공 업체 중 하나’로 여기고 BBC와 긴밀한 관계를 맺지 않았다.”

 

체크해야 할 것들


기업들에게 이런 변화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하우스오브하이라이츠와 더셰이드룸 같은 신생 기업들은 버즈피드가 이전 세대에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에 모방자들을 양산할 것이다. BBC, 인도의 타임스 그룹 또는 블리처 리포트를 소유한 미국의 터너 등 언론 기관들은 투자를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언론 기관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대형 언론사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감소할 것이고, 존재감도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젊은이들은 계속해서 엄청난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낼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통제한다”고 보스턴에 사는 15세 스테이시(Stacy)는 말한다.

사회의 측면에서 보면, 더 걱정스럽다. 유튜버들과 인스타그램 유명인들은 편집 강령을 지키겠다고 서약하지 않는다. 공정성이나 객관성이라는 전통적인 관행에도 관심이 없다. 그들의 동기는 공공 이익이라는 낡은 관념으로 손상되지 않는다. 이는 정보 반란 세력에게 엄청난 힘을 준다. 정부나 기관들이 단순히 새로운 채널들을 없애 버릴 수는 없다. 사실 일부는 이미 선택할 여지도 없이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은 점점 더 현실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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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저널리즘 #통신 #플랫폼 #시민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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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의 나이로 2019년 2월 당선된 엘살바도르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는 9월 유엔 총회에서 연설 중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어 화제가 됐다. 청바지와 가죽 재킷을 즐겨 입는 등 자유로운 스타일로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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