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YC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비즈니스의 본질은 사람이다

합격률이 2퍼센트에 불과한 스타트업계의 하버드.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같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곳. 세계 기술 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액셀러레이터. YC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어딘가 위압적이다. 그런 YC에서 살아남은 기업가라면 재능을 타고난 천재나 냉철한 비즈니스맨일 것만 같다.

지난 9개월간 YC를 졸업한 한국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나의 막연한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직접 만난 YC 졸업사 대표들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내는 천재라거나 일밖에 모르는 사업가는 아니었다. 작은 것에서 차이를 발견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노력파, 실천가에 가까웠다.

일상의 사소한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실행한다는 것은 YC 졸업사 대표 6인 모두의 공통점이다. 창업을 하는 과정은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였다. 빅터칭 미소 대표는 한국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느낀 가사의 어려움을 사업으로 만들었다. 쉽고 빠르게 의뢰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가사도우미가 있다면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가사도우미 서비스 미소를 창업했다. 김윤하 심플 해빗 대표는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에서 하루 20시간이 넘는 고강도 근무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창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직장인들이 틈틈이 명상할 수 있다면 정신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5분 명상 콘텐츠 앱 심플 해빗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작은 일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인터뷰를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 이틀이면 충분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김윤하 대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누구보다 시간이 없다는 이들은 오히려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동시에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했다.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하나에도 꼭 가벼운 농담이나 ‘행운을 빈다’는 덕담이 붙어 있었다. 어떤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했다. 택시 안에서, 사무실에서, 자택에서 화상 인터뷰를 할 때도 마치 마주 앉아 있는 것처럼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는 한번 시작하면 두 시간 이상 걸렸다. 추가 질문을 위해 두 번, 세 번 다시 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귀찮거나 피곤할 법한 끈질긴 방문에도 모두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고 팀원들을 소개해 주었다. 김로빈 브레이브모바일 대표는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다시 연락을 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한국에서 만나고, 미국에서 화상 통화를 하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YC는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사업 아이템 못지않게 창업가의 면면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사업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수익 계산 이전에 사람에서 사업이 시작된다는 것은 첨단 기술 분야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YC를 졸업한 한국인 창업가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이나 창업의 기술, 투자 유치의 비결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포기하지 않는 것.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 말을 매 순간 떠올리고, 실천하는 이들은 창업가뿐 아니라 일과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

김세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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