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석유 전쟁 유가 하락의 정치학

저자 The Economist(안미현 譯)
발행일 2020.03.18
리딩타임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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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에디션 1,800원
키워드 #세계경제 #정치 #권력 #에너지 #미국 #중동 #러시아 #이코노미스트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미국 경제의 타격부터 중동과 아프리카의 철권 통치까지.
30년 만의 유가 폭락 사태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3월 9일 30퍼센트 급락한 이래,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제 시장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잇단 증산 결정까지 나온 결과다. 수요 감소로 인한 석유 수출국 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시작된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경쟁에는 셰일 오일 개발로 산유국 대열에 합류한 미국에 대한 견제가 깔려 있다. 문제는 셰일 오일 생산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미국뿐 아니라, 재정의 상당 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도 유가 하락을 장기간 버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작은 산유국들은 재정 붕괴는 물론, 정치 불안에도 직면하고 있다. 석유 자산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고 측근 그룹을 관리해 온 독재자들이 철권 통치에 나설 우려도 커지고 있다.

* 8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5장 분량).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세요.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안미현은 동국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30여 년간 영어를 가르치고, 번역했다. 우리말다운 표현을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영문 시사 뉴스를 번역하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시험에 든 중동과 아프리카
석유로 벌어들이는 뇌물용 현금이 없다면,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
정치인이 석유를 좋아하는 이유
유가를 기준으로 수립되는 예산
석유 통치 대신 철권 통치?

2화. 초토화된 세계
사우디, 러시아, 미국 모두 고통받을 것이다
러시아와 OPEC의 동맹과 갈등
코로나바이러스와 유가 충격의 결합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먼저 읽어 보세요

유가 전쟁은 3월 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석유 수출국 기구(OPEC) 회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을 감안한 생산 감축 제안을 러시아가 거부하면서 시작되었다. OPEC을 이끄는 실세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부터 약 25퍼센트 증산한 하루 1230만 배럴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그러자 러시아도 일일 최대 50만 배럴을 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3월 9일 브렌트 원유 가격은 배럴당 34달러로 24퍼센트 급락했다. 일일 기준으로는 거의 30년 만에 가장 급격한 하락이었다. 씨티은행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시기에 공급을 늘리면 2분기 브렌트 원유 가격은 3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한다. 업계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으로 유가를 떨어뜨려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 오일 산업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디터의 밑줄

“정치인들은 석유를 좋아한다. 석유를 팔면 정부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서비스, 민주주의, 그리고 좋은 통치 체계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이다.”

“오만의 2020년 예산은 유가 기준을 배럴당 58달러로 가정하고도 국내 총생산(GDP)의 8퍼센트 수준에 달하는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30달러로 하락하면 적자는 22퍼센트에 이를 것이다.”

“수입원 다변화에 가장 성공한 석유 경제 국가인 UAE에서 원유를 대체하는 주요 대안은 GDP의 12퍼센트를 차지하는 관광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관광객들은 겁에 질려 있다.”

“값싼 유가는 미국 경제에 이득이 되곤 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기름값 절약이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들, 특히 군중이 몰리는 분야의 소비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다. 설사 전환된다 해도 소비자들이 일으키는 경제 활성화 효과보다 텍사스나 노스다코타 같은 셰일 유정 지역들이 입는 피해가 더 클 것이다.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들은 생산을 감축하고 직원을 해고할 것이다.”

“국제 통화 기금(IMF)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예산이 유가 80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수립되었다고 분석한다. 골드만삭스는 증산으로 유가가 떨어진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멘트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 사태 이상으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입힌 유가 폭락의 원인과 결과, 전망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유가 전쟁이 당사자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의 작은 산유국들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흔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북저널리즘 CCO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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