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올바름과 살균된 문화
5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살균된 사회에 던지는 불편한 질문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비난을 받았다. 주인공이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어리숙한 여성이 나이 든 아저씨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을 예상한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기도 전에 불편해했다. 실제로 공개된 작품은 로맨스와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지만, 40대 남성 대(對) 20대 여성이라는 구도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물론 여성 혐오를 동반하고 있거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담은 드라마를 편하게 감상하기는 어렵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문화를 개선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유일한 판단의 근거로 삼는 태도에는 의문이 남는다. 우리는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여성 혐오나 차별에 무감각한 사람으로 보아야 할까. 나와 다른 생각을 거부하는 사회는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

저자는 맥락에 대한 논의 없이 정치적 올바름만을 추구할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살균된 문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살균된 문화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올바름과 건전함이 실제 사회의 구조적인 불평등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질문도, 토론도 필요 없는 무해한 것들의 집합인 살균된 사회를 디스토피아로 묘사하는 대목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박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아군과 적군,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흑백의 세계가 아니다. 예술 작품은 물론,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단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정치적 올바름을 넘어 현실의 복잡함과 욕망의 모호함과 진실의 이중성을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저자의 말은 지금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불편한 질문이다.

곽민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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