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집 벗어나기
2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8년 전, 내가 없앤 것과 만든 것

8년 전에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해 집 전체를 공사했다. 일생에 한두 번 있을 일이라 여겨,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하지만 깨끗했던 그 집은 이제 대부분 사라졌다. 곳곳에 때가 탔고, 갈라짐 현상도 생겼다. 세심히 골랐던 벽지들은 온갖 가구와 짐 속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때 왜 그렇게 고민했나 싶기도 하지만, 아직도 몇 군데는 볼 때마다 뿌듯하다. 반대로 정말 후회되는 곳도 있다.

지금 봐도 제일 뿌듯한 부분은 몰딩을 없앤 천장이다. ‘국룰’인 천장 몰딩을 없애려고 하면서 작업자들의 온갖 볼멘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밀어붙인 덕분에, 본문에서도 저자가 몇 차례 강조했듯 집이 그나마 덜 좁아 보인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가장 후회되는 건 거실에 남아 있다. 온라인에서 본 사진을 그대로 따라 해, TV 아래에 놓는 수납장 대신 목재로 긴 선반을 만들어 벽과 바닥에 박아 버렸다. 나뭇결이 상하고, 색도 바래고, 무엇보다 많은 짐을 두기가 불편하다. 하지만 함부로 고정해 버린 탓에 제거할 수도 없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고정하지 않아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저자의 얘기를 그때는 알지 못했다.

고정 관념을 깨고 없애니 지금도 좋고, 고민 없이 남을 따라 한 대가는 아직도 쓰다. 관행 대신 본인이 원하는 대로,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여유를 두는 인테리어가 삶의 질을 높이고 공간의 가치도 키운다. 저자가 전한 그대로다.

정세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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