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테슬라 나는 머스크
 

10월 28일 - FORECAST

테슬라 주가는 얼마까지 오를까? 머스크는 모빌리티의 잡스가 될까? 테슬라는 자율주행의 승자가 될까? 자율비행도 테슬라가 선점할까?

테슬라가 지난 10월 25일 월요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애플과 MS 그리고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5번째다. 자동차 메이커로는 테슬라가 최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한 전망은 이제까지 그래왔듯 지금도 극단적이다. 테슬라 주가는 10월 28일 목요일 현재 1045달러다. 
WHY_ 지금 테슬라를 알아야 하는 이유

테슬라 주가는 과연 얼마까지 오를까? 떨어질까? 왜 오르는 걸까? 반도체 대란인데 왜 테슬라만 생산 차질이 없었던 걸까? 테슬라의 지난 3분기 실적은 왜 어닝 서프라이즈일까? 테슬라는 왜 혁신 기업일까? 거품일까? CEO 일론 머스크는 혁신가일까 사기꾼일까? 사고를 칠까? 이 질문들 가운데 하나 혹은 전부가 궁금하다면?
NUMBER_ 5

테슬라 1대에 장착된 ECU는 5개다. 경쟁 자동차 메이커는 적어도 50개다. 많게는 100개다. 자동차의 ECU는 컴퓨터의 CPU에 해당된다. 중앙처리장치가 생각만 계산한다면 전자제어장치는 행동까지 제어한다. 경쟁 자동차 메이커는 기능별로 별도의 ECU가 필요하다. 엔진제어용과 배터리제어용과 스마트키제어용이 따로따로다. 테슬라는 5개만으로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통제한다. ECU는 반도체 덩어리다. 반도체 생산 차질이란 위기는 경쟁사의 10분의 1만으로 자동차 1대를 생산할 수 있는 테슬라한텐 역전의 기회였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쟁은 자동차 레이서들의 경쟁과 닮아 있다. 자동차 레이싱이 변곡구간과 사고구간에서 순위가 바뀌듯 자동차 메이킹도 혁신구간과 위기구간에서 선두가 바뀐다.
DEFINITION_ SDV

테슬라는 독보적인 SDV다.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비히클은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한 회사에서 통합적으로 개발된 자동차를 말한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인 자율주행용 OS와 하드웨어인 전기차용 플랫폼을 함께 개발했고 동시에 업그레이드해왔다. iOS와 아이폰을 통합 생산하는 애플과 같다. 애플처럼 테슬라 역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하드웨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배터리 열관리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서 배터리 하드웨어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머스크는 모바일에서 잡스의 성공방정식을 모빌리티에 적용했다.
RECIPE_ 심플  

테슬라는 미친 듯이 심플하다. 자동차 제조업은 완성차와 부품사가 얽힌 복잡한 생태계일 수밖에 없다는 20세기 통념을 깼다. 테슬라 차체의 뒤쪽 절반은 전부 하나의 알루미늄 판넬로 주조된다. 경쟁사는 70개의 금속판을 하나하나 용접한다. 테슬라는 이런 공정 단순화로 생산단가를 40퍼센트 이상 절감했다. 테슬라는 단 4개 차종만 생산한다. 부품도 공유한다. 중복 비용을 줄였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냉장고만큼 단순화시켰다. 2021년 3분기 현대차의 마진율은 18.9퍼센트였다. 테슬라의 마진율은 2배 가까운 30.5퍼센트였다. 미친 듯이 남겼다.
MONEY_ 1000000000000달러 

1조 달러. 테슬라의 시가총액이다. 판매량 기준 상위 8개 자동차 메이커의 시총 합계 7000억 달러보다도 많다. 2021년 테슬라의 예상 판매량은 90만 대다. 2020년 판매량 1위 도요타는 950만 대를 팔았다. 주가는 미래의 순익을 현재의 가치로 할인한 가격이다. 2021년 테슬라의 순익은 60억 달러로 전망된다. 애플 순익의 20분의 1이다. 아마존 순익의 5분의 1이다. 테슬라의 PER은 173이다. 고평가 논란인 애플의 PER이 30이다. 상식적인 피어그룹 비교나 주가분석공식으론 테슬라는 분명 저세상 주식이다. 정작 테슬라에 관해선 상식적인 전문가보다 상식을 초월한 개미들이 거듭 옳았다. 분석이 자꾸 틀리면 분석틀이 틀린 것이다. 제조업 분석틀인 PER이나 닷컴 분석틀인 PSR이나 빅테크 분석틀인 PDR은 보수적인 투자사들이 내부결제보고용으로 개발한 잣대들이다. 근거를 위한 근거는 평균의 오류에 빠진다. 테슬라 같은 아웃라이어는 설명하지 못한다. 반면에 개미들은 상식적인 근거보단 비상식적인 직관에 의존한다. 평균적으론 틀리기 쉽다. 테슬라처럼 상식적으론 불가능한 목표를 상식을 초월한 혁신으로 달성해온 아웃라이어에 투자할 땐 예외적으로 유리하다. 테슬라 투자는 주가를 이해하려는 순간 실패한다.
REFERENCE_ 잡스

일론 머스크는 모빌리티 시대의 스티브 잡스가 되려고 한다. 지난 9월 24일 테슬라 AI데이에서 머스크는 노골적으로 잡스를 흉내냈다. 프리젠테이션 말미에 잡스의 전매특허였던 “and one more thing”을 덧붙이더니 테슬라봇이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 AI데이는 상식선에서 하락일로였던 테슬라 주가를 상승 반전시킨 성공적인 이벤트였다. 머스크와 잡스는 닮은꼴이다. 둘 다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혁신가다. 사실 머스크는 이미 잡스를 넘어섰다. 잡스는 서른 살 때인 1985년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난다. 컴퓨터 제조사인 애플의 CEO인 주제에 제조업이 부품 공급망과 제품 유통망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마흔 초반이었던 1998년 잡스가 애플로 복귀할 때 맨 먼저 발탁한 인재가 공급망 전문가 팀 쿡이었다. 머스크는 잡스의 실패에서 배웠다. 마흔 살 무렵인 2012년 첫 차인 모델S를 선보인 이후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공정 혁신에 몰두했다. ECU 5개로 테슬라 1대를 만드는 오병이어의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머스크의 노력이다.
KEYMAN_ 돈나무

아크인베스트먼트의 CEO 캐시 우드는 테슬라 주가가 2025년까지 3000달러를 넘어선다고 확언한다. 캐시 우드는 21세기의 워런 버핏이다. 20세기의 버핏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기업에만 투자했다면 21세기의 우드는 파괴적인 혁신 기업에만 투자한다. 기술 혁신과 시장 선점에 성공한다면 독점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드는 테슬라를 점찍었고 적중했다. 우드는 테슬라의 독점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자율주행을 넘어 자동차 보험까지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테슬라가 수집한 광범위한 주행 빅데이터는 자동차 보험사의 마진율을 극대화시킨다. 통계적으론 교통사고를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RISK_ 머스크 

머스크는 테슬라의 리스크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 50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전기차 탓이 아니었다. 가상화폐 탓이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15억 달러어치를 매수하도록 결정한건 CEO 머스크였다. 테슬라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정식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페그돼 버린 건 예상 못한 일이었다. 테슬라는 회사채 등급은 BB+다. 정크본드다. 비트코인과 회사 가치가 연동되면 사실상 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진다. 머스크 리스크였다. 정작 머스크는 사고를 치고도 뻔뻔했다. 비트코인 폭락의 주범으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대중과의 설전을 만끽했다. 리스크를 즐기는 머스크는 화성과 감옥 사이 어딘가에 있다.
CONFLICT_ 바이든 

바이든의 대중정책과 규제정책이 변수다. 중국은 테슬라의 2대 시장이자 최대 공장이다. 미국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다. 가성비가 높은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미친 마진율에 기여했다. CATL과 BYD가 생산하는 값싼 인산철 배터리는 테슬라 가격 인하의 요인이었다.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테슬라가 시진핑 정부한테 기술 탈취를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합작법인 설립을 의무화해서 내연기관자동차 기술을 강탈하다시피 국산화했다. 현대차도 당했다. 테슬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2018년 이후 11건의 충돌 사고를 냈다. 1명이 사망했고 17명이 부상당했다. 미국립도로교통안전국이 테슬라 차량 76만 5000대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INSIGHT_ 애니멀  

테슬라 자율주행 자동차는 네 바퀴 달린 동물이다. 이제까지 자율주행은 라이다에 의존했다. 반사되는 레이저로 사물을 식별했다. 시각이 아니라 촉각에 의존했다. 테슬라는 8개의 카메라로 360도 주변을 실제로 본다. 테슬라의 인공지능이 카메라의 영상 정보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동물의 시신경망 시각피질과 똑같은 원리의 인공신경망을 개발했다. 테슬라 비전이다. 테슬라 비전은 정교한 라벨링 시스템도 갖췄다. 자동차는 보기만 해선 안 된다. 사물이 보행자인지 장애물인지 신호등인지 식별해야 한다. 이게 라벨링이다. 시각정보를 식별하는 인공지능은 거대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모든 차에 별도의 슈퍼컴퓨터를 장착하는 건 불가능하다. 테슬라는 도조라고 불리는 메인슈퍼컴퓨터가 테슬라 각 차량의 온보드 컴퓨터를 연결해서 거대한 인공지능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테슬라 차량들이 겪는 무수한 도로 상황을 도조에게 전송해서 실시간 머신러닝을 시키고 있다. 테슬라 차량이 증가하고 주행횟수가 증가할수록 도조의 운전 실력도 향상된다. 테슬라는 도조와 온보드가 안정적으로 끊김없이 연결되도록 위성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다. 지구를 테슬라 위성으로 뒤덮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여기에 테슬라는 자율주행이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인 D1프로세서도 자체 개발했다. 1초당 36테라바이트를 처리한다. 경쟁사는 여전히 라이다에 기반한 사전맵핑 자율주행에 머물러 있다. 지도가 있는 곳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비전으로 직접 보고 도조 인공지능이 실시간 학습을 하는 테슬라 자율주행은 지도가 없는 초행길도 간다. 테슬라 주가 1000달러엔 일단 여기까지만 반영돼 있다.
FORESIGHT_ 하늘 

“테슬라 항공은 if가 아니라 when의 문제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주가를 단기적으론 1200달러까지 상향한 증권사다. 테슬라가 UAM시장에 뛰어드는 건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모빌리티 전장은 지상에서 하늘로 옮겨갈 참이다. 전기수직이착륙기가 빌딩과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세상이 2030년대 중반의 도시 풍경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2040년엔 1조 5000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미 항공기와 자동차 메이커가 앞다퉈 참전을 선언했다. 현대차와 한화도 포함된다. 정작 UAM전쟁에서 가장 유리한 건 테슬라다. 도심형 모빌리티는 전기배터리를 단 자율주행 비행체일 수밖에 없다. 지금 테슬라가 3년에서 5년 이상 기술 격차를 벌려 놓은 분야들이다. 자율주행을 선점하면 자율비행도 선점할 수 있다. 자율택시를 선점하면 에어택시도 선점할 수 있다. 테슬라 주가 1000달러엔 미반영된 부분이다. 지상길을 지배하는 자가 하늘길도 지배한다. 테슬라 주가 3000달러는, 하늘에 달렸다.


테슬라에 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우주의 테슬라, 스페이스X》를 추천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비즈니스인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연결고리를 좀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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