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되는 가장 빠른 길

12월 15일 - FORECAST

가상 부동산은 가장 확실한 미래 자산일까, 아니면 신기루일까?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가상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소프트뱅크는 부동산 거래가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에 110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 11월 캐나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토큰스닷컴은 한화로 28억 9000만 원에 달하는 디지털 토지를 암호화폐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가상 부동산은 비트코인, NFT와 함께 메타버스 경제의 핵심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WHY_ 지금 가상 부동산에 대해 깊이 알아야 하는 이유

올해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들이 크게 주목받고, 속속 시장에 안착하면서 메타버스 생태계에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가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개념을 심어주었다. NFT의 등장은 가상 공간의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되었다.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가상 부동산은 암호화폐를 잇는 가상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상 부동산이라는 미래의 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 가상 부동산을 이해하는 것은 미래 사회의 핵심적인 자산을 확보하느냐 아니면 소외되느냐가 걸린 중대한 문제다. 
DEFINITION_ 공간

메타버스는 인간 세계의 확장이자, 인류사의 새로운 공간의 발견이다. 공간을 점유하는 자가 부를 차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메타버스 세계에서 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에 부를 선점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가상 세계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NFT 기술의 도입은 가상 세계에서 부동산이라는 군침이 도는 가상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공간은 각각의 플랫폼으로 구현된다. 지금까지는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렌드, 어스2, 메타버스2 등이 우리 시대의 가상 공간이다.
MONEY_ 51억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the Sandbox) 속 가상 부동산이 430만 달러, 한화로 약 51억 원에 팔렸다. 가상 부동산 거래 가격 중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가상 부동산을 매입한 곳은 리퍼블릭 렐름(republicrealm)이라는 메타버스 부동산 개발 업체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지역의 가치를 올려 되파는 기획 부동산 업체, 한 마디로 가상 세계의 헝다다.
RECIPE_ NFT

가상 세계에서 부동산을 사고파는 거래가 가능해진 건 NFT 기술 덕분이다. 가상 세계에서 부동산은 아이템처럼 거래된다. NFT는 개인의 가상 공간 소유를 증명해준다. NFT로 땅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이것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속하는 암호화폐 기반의 서비스라는 의미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지금 가장 활성화돼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더 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가 있다. 한편으로 가상 부동산은 이와 같은 NFT 기반 서비스가 있고, 구글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가상 공간에 현실 세계의 공간을 구획해 판매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크게 나뉜다.
REFERENCE_ Earth2

위성 지도 기반 가상 부동산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어스2(Earth2)가 있다. 어스2는 실제 세계에 1대 1로 대응하는 가상 부동산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서비스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스1이라면 어스2는 두 번째 지구라는 의미다. 현실 세계의 부동산으로 명동이 실재하듯이 어스2에는 가상의 명동이 존재하고 실제 부동산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어스2는 현재 위성 지도 기반의 가상 부동산 서비스 중 가장 거래량이 많고 거래액도 높다. 어스2의 전체 가상토지 자산의 가치는 올해 11월 기준 2000억 원에 달한다. 어스2 서비스는 현재로서는 지도상의 땅을 분할해 사고팔 수 있도록 가상 부동산 매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가상 공간 안에 정교하게 건물을 짓고, 게임을 하거나 상업 행위를 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미약하다. 가장 기초적인 1단계 서비스인 셈인데, 어스2 측은 단계적인 개발에 대한 비전을 밝히며 서비스 다각화를 약속하고 있다. 어스2는 현재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이들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빨리 최종 단계인 매트릭스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지에 따라 가상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요동칠 것이다. 
NUMBER_ 1

어스2 서비스에서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 이용자의 투자액 규모가 전체 1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투자자의 투자액은 9월 기준 106억 원을 넘겼다. 어스2에 따르면 한국의 투자액 규모는 전체 2위지만 1위가 국적을 밝히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에 한국이 실질적인 1위라 할 수 있다. 어스2는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투자에 대한 안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초기 서비스다. 비전은 거창하지만 아직 기술력을 검증 받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인의 투자가 몰린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RISK_ High

가상 부동산은 현재로서는 리스크가 매우 높다. 예를 들어서 어스2 서비스는 누군가 어스3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구글 지도상의 가상 부동산이기 때문에 한 마디로 무한대로 토지 공급이 가능하다. 실제로 어스2가 인기를 끌자 이를 모방한 유사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퓨처컴퍼니라는 국내 개발사가 내놓은 메타버스2도 그중 하나이며, 최근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세컨 서울도 같은 예다. 또한 어스2는 투자 플랫폼으로서 상당한 맹점을 갖고 있는데, 무엇보다 수익을 올려도 어스2에서 번 돈을 인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거래된 매물을 현금화하기 위해 어스2 운영자에게 영어로 메일을 보내야 하는 비상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런 과정을 모두 통과하기까지 수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또한 실질적으로 이들이 자본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폰지 사기가 아닌가, 의심하기도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서비스 업체가 투자금을 가지고 사라지는 소위 먹튀 사태가 벌어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KEYMAN_ 셰인 아이작

셰인 아이작(Shane Isaac)은 어스2를 개발한 호주 출신의 개발자다. 그가 중요한 이유는 위성 지도 기반의 가상 부동산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것을 넘어서 그가 이 서비스를 통해 보여주는 비전 때문이다. 어스2의 최종적인 목표는 매트릭스 세계로, 현실과 똑같은 3차원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셰인 아이작과 그의 지지자들은 어스2는 가상 부동산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메타버스 세계의 초기 단계라고 말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은 어스2의 불안정하고 불편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메타버스 세계가 활성화하려면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들 가운데 지배적인 메인 유니버스가 출현해야 하는데 셰인 아이작과 그의 지지자들은 어스2가 그러한 플랫폼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CONFLICT_ 가격

가상 부동산의 가격은 거품일까, 아닐까? 실물이 없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준도 모호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서 샌드박스의 부동산 단위를 ‘랜드’라고 하는데, 현재 1랜드는 약 3이더리움에 거래된다. 1이더리움 가격은 약 550만 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과 맞먹는다. 실재하지 않는 가상 공간의 부동산이 실제 세상의 부동산 가치를 능가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메타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획 부동산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가상 공간을 고가에 사들이며 최고액을 경신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그곳에 건물을 지어 더욱 고가에 판매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가상 부동산 가격의 지나친 상승으로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샌드박스에는 총 16만 개의 랜드가 있는데, 그중 70퍼세트 정도가 땅주인이 있으며, 1만6000여 명에 달하는 땅주인 중에 미국인 다음으로 한국인 회원이 많다고 한다.
INSIGHT_ 가치투자

그렇다면 실제 하지 않는 부동산을 사고팔 때 무엇을 가치의 기준에 둘 수 있을까? 유명한 플랫폼이고 너도나도 가상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으니, 나도 빨리 해야한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 가상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해당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이다. 기업이 얼마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래서 더 많은 유저가 가상 공간에 유입되고 또 그 안에서 회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편리하게 거래하고 있는지, 기업이 그러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원대한 비전보다 현재의 역량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상 부동산 투자는 땅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과 비전을 가진 기업에 가치투자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때 위험성도 감소하게 된다.
FORESIGHT_ 생태계

가상 세계를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특히 NFT는 가상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키다. NFT는 오픈씨나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서 플랫폼 밖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다. NFT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소유한 부동산을 플랫폼 밖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거래가 가능하다면 그걸 기반으로 2차, 3차 파생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은 가상 세계에서 금융 생태계가 형성되는 과정 속에 있다. 기술적으로 불완전하고 여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메타버스 시장의 활성화와 더불어 경제 생태계 구축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상 부동산 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 세계 플랫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로블록스의 그래비티〉를 추천합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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