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향한 여정
2화

한국이 달에 다가갈 시간

3. 팰컨9에 탄 다누리호


다누리호의 발사에는 국산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의 우주 발사체인 팰컨9을 이용했다. 국산 우주 발사체가 개발됐다고 달로 탐사선을 바로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탐사선을 어떤 우주 항로로 달로 보내는지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누리호는 지구 궤도에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 개발됐기 때문에 달로 탐사선을 보내려면 현재의 3단 로켓을 4단으로 개량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누리호는 다누리호를 달로 보내는 데 사용할 수 없다.

한국형 달 탐사선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했을 때의 예상 무게는 550킬로그램 정도였다. 하지만 탑재물을 선정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678킬로그램으로 증가했다.[1] 무거워진 달 탐사선을 달 궤도로 보내려면 탐사선에 있는 추력기(소형 로켓)를 이용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자세를 제어해야 하는데 무게가 늘어난 만큼 연료가 더 필요하다. 연료통에 실을 수 있는 연료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달로 가는 과정에서 연료를 많이 소모하게 되면 달 궤도에서의 임무 수행 기간이 짧아진다. 다누리 탐사선을 달로 보내는 방법은 성능이 좋은 미국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하여 지구 탈출 속도를 초속 10.52킬로미터로 높여서 태양 방향으로 비행해 L1 라그랑주 점 근처까지 도달한 후 다시 지구의 인력에 끌려 지구 쪽으로 돌아오며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방식인 ‘탄도형 달 전이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다누리호가 달로 갈 때 사용하는 추력기 연료를 절약하고 대신 팰컨9 로켓의 추진제를 이용해 지구 탈출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다누리호는 8월 5일 아침 8시 8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Cape Canaveral)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1단 로켓과 2단 로켓을 이용하여 이륙 후 8분 8초 만에 초속 7.33킬로미터로 255킬로미터 높이의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26분 12초 후, 2단 로켓 엔진을 재점화, 1분 동안 연소해 속도를 초속 10.52킬로미터로 올렸다. 이륙 40분 23초 후 다누리호는 궤도를 708킬로미터로 올린 곳에서 초속 10.1킬로미터로 팰컨9의 2단 로켓에서 분리해 달로 가는 여행을 시작했다.[2] 비행 속도는 점차 줄어들어 8월 11일 21시에는 지구로부터 7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초속 0.7킬로미터로 비행했다. 그리고 발사 후 27일 3시간 40분이 경과한 9월 2일 11시에는 지구로부터 134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을 초속 0.2킬로미터로 L1 라그랑주 점을 향해 비행했다.[3] 발사 후 40일이 지나면 L1 랑그랑주 점을 지나고 55일 후에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156만 킬로미터 지점을 지나 다시 지구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12월 17일경 추력기를 5회 사용해 속도를 줄이면서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점차 궤도를 낮춰 내년 1월 1일경부터 100킬로미터 상공에서 초속 1.5킬로미터로 달 궤도를 회전하며 각종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4. 한국 우주 탐사의 새로운 이정표


다누리호에는 해상도 2.5미터급의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와 달의 티타늄 분포 지도를 작성할 광시야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달의 자기장을 측정할 자기장 측정기(경희대학교), 달 표면의 자원탐사를 위한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구와 달 궤도선 간의 인터넷을 시험할 통신장비(한국전자통신연구원), 달의 영구음영 지역을 정밀 관측할 해상도 1.7미터급 새도우캠(NASA) 장비가 장착됐다.[4] 이 중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서 8월 26일 지구로부터 124만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와 달을 동시에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발사 5시간 후 자기장 측정기를 이용해서 지구 자기장의 경계면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장비들도 비행하면서 성능을 시험하게 된다.

달 궤도에 진입하면 1년간 본격적으로 달을 관측하고 통신 시험을 한다. 달 탐사선이 보내는 자료를 직접 받기 위해 여주에 직경 35미터짜리 대형 심우주지상안테나도 건설했다.[5] 자료를 직접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 세계에 분포한 외국의 대형 안테나를 통해 받게 된다. 이번의 달 궤도선 발사는 달이나 행성 탐사용 우주선의 본체 개발 기술과 항법 시스템을 검증하고 운영 기술을 배워, 달이나 행성을 탐사할 우주선 개발과 직접 발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검증,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우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무인이나 유인 탐사선을 달로 보낼 때 필요한 달의 광물 자원 분포 지도와 상세 지도를 작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성공적으로 모든 임무가 수행돼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원한다.
[1]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프레스킷》, 2022, 11쪽.
[2]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ARI TV,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생중계〉, 2022.8.5.
[3]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 웹사이트 참고
[4]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프레스킷》, 2022, 12-14쪽.
[5]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프레스킷》, 2022, 17-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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