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국주의 누가 블록체인 패권을 거머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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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중섭
발행일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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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비트코인이 만드는 새로운 제국의 시대가 열렸다.
블록체인은
 돈의 흐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새로운 권력이다.

페이스북의 세계 화폐 리브라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왜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파트너십을 맺었을까? 왜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대선 출마를 고려한다고 했을까? 이 모든 질문의 답에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있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에서 도출한 불변의 가치들을 바탕으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몰고 올 변화의 시대를 세밀하게 전망한다. 패권을 장악하려는 제국의 움직임에 좌우되는 세계의 질서, 제국주의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과학과 자본주의에서 출발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치의 저장이라는 화폐의 본질을 짚어 나가면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새로운 제국의 지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이 그랬듯, 블록체인도 탈중앙화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국 거대 기업들의 통치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21세기의 제국은 정보를 넘어 자본의 흐름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장악할 것이다.
저자 소개
한중섭은 증권사에서 IT 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였다. ‘가치의 인터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이 금융을 바꿀 것이라 생각하고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신기술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으며 저서로는 《사실, 바쁘게 산다고 해결되진 않아》 등이 있다. 유튜브와 SNS에서 〈21세기 살롱〉이라는 채널을 운영한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책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 비트코인은 사기가 아니다

2화. 제국주의 DNA
최초의 제국
제국과 전쟁, 그리고 과학
자본주의의 승리와 상인의 부상
성공하는 제국의 법칙

3화. 인터넷 ; 디지털 제국주의 1.0
냉전이 낳은 인터넷
닷컴 버블
디지털 제국의 탄생
디지털 판옵티콘

4화. 비트코인, 괴물의 탄생(1)
프랑켄슈타인과 사토시 나카모토
사이퍼펑크와 괴짜들의 행진
좋은 놈, 나쁜 놈, 운 좋은 놈

5화. 비트코인, 괴물의 탄생(2)
반복되는 광기의 역사
탈중앙화라는 유토피아
엉터리 전문가들과 비트코인의 미래
위기에 강한 비트코인

6화. 비트코인 본위제(1)
화폐의 역사
무책임한 엘리트와 경제 위기
달러, 신뢰할 수 없는 게임
화폐의 조건

7화. 비트코인 본위제(2)
디지털 금으로 진화하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발전 시나리오 ; 자산에서 화폐로
비트코인의 신뢰 도약

8화.  블록체인 왕좌를 둘러싼 전쟁
글로벌 비트코인 은행을 노리는 스타벅스
골드만삭스와 애플이 시사하는 은행의 미래
비트코인에 군침을 흘리는 월가의 늑대들
오픈 소스와 비트코인에 베팅하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라이버시의 위기와 페이스북의 세계 화폐 리브라
블록체인 스마트폰으로 부활을 꿈꾸는 삼성
IBM의 블록체인 굴기

9화. 블록체인 ; 디지털 제국주의 2.0
비트코인과 비트위안
테크핀의 시대
가상 현실 속 토큰 이코노미
프라이버시의 종말
글로벌 제국의 신민
블록체인 식민지의 미래

10화. 에필로그 ; 창조적 파괴와 상상력

11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

먼저 읽어 보세요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의 인물 혹은 그룹이 창조한 전자 화폐다. 주요 특징은 개인 간 네트워크를 통한 이중 지불 방지, 조폐 제도 혹은 다른 중앙화 기관 배제, 참여자의 익명성, 해시Hash 스타일의 작업 증명에 기반한 화폐 발행 등이다.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부당한 금권의 횡포에 대항해 탈중앙화 전자 화폐를 창조하고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암호화 기술 SHA-256 해시 알고리즘은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고안한 것이다. 게다가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비트코인은 익명성이 거의 없을뿐더러 정보기관의 감시에 턱없이 취약하다. 결국 비트코인은 탈중앙화의 유토피아로 가는 열쇠가 아니라, 제국의 감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에디터의 밑줄

“암호화 기술과 사이퍼펑크가 없었다면 비트코인은 탄생하지도, 초기 네트워크를 유지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초기 인터넷 산업과 마찬가지로, 초기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이끈 것은 컴퓨터 기술에 능통한 괴짜들이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생기자 괴짜들은 컴퓨터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해 보기도 하고 서로의 지갑에 전송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장난감에 재미를 붙였다. 당시에는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비트코인의 가치가 시시각각 변하는 것 또한 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비트코인의 태동기에는 사용처가 전무하고 가격도 별 볼 일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초기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괴짜들의 호기심에 의해 유지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중 누구도 비트코인이 이토록 상당한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이상주의자들은 블록체인 기술로 사이버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라는 꿈을 꾸는 것 같다. 이들은 인터넷 태동기에 인기를 끌었던 탈중앙화라는 해묵은 개념을 다시 꺼내 블록체인 기술의 긍정성에만 주목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중앙 권력을 해체하고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며 다수에게 더 수준 높은 자유와 권리를 부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탈중앙화가 본격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탈중앙화는 유토피아다. 다시 말해 실현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월가의 금융 자본과 실리콘밸리의 산업 자본이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전 세계 가치의 바다를 장악하기 위해 미국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은 서로의 군함이 필요하다. 이해관계가 일치한 미국의 상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의 규칙을 주도면밀하게 설계하고 있다. 언젠가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가 더욱 분명해지면, 미국의 상인들은 의기투합해서 차차 비트코인 생태계를 합법적인 방식으로 지배하려 들 것이다.”

“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울 때마다 비트코인은 빛을 발했다.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북한의 핵 실험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안전 자산으로서의 잠재력을 시사한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안전 자산으로 취급되는 금이나 달러에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폭압적인 정권이 집권하는 경우 국가가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시민들의 재산을 강탈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게다가 전 세계 17억 명의 사람들은 은행 계좌조차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소말리아나 온두라스 시민들이 발 빠르게 안전 자산으로 가치를 이전하고 재산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경제학자 애런 올모스(Aaron Olmos)는 자국의 명목 화폐인 볼리바르(Bolívar)를 나쁜 돈, 비트코인을 좋은 돈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또 다른 베네수엘라 경제학자 카를로스 에르난데스(Carlos Hernandez)는 볼리바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자살 행위라며 자신은 전 재산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식인뿐 아니라 평범한 베네수엘라 시민들마저 비트코인을 신뢰하게 되면서 베네수엘라 상점들은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했다.”

“가치의 저장과 이전이라는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훌륭히 제 기능을 한다. 아무에게도 허락받지 않고 네트워크에 참여해 자기 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금과 확연히 다르다. 비트코인으로 가치를 저장한 개인은 개인 키만 알고 있으면 제3자의 간섭에서 벗어나 전 세계 어디든 전송할 수 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를 떠나 해외로 이민 간 사람들은 돈을 번 뒤 본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생활비를 대기 위해 비트코인을 활용한다. 베네수엘라 시민들은 부패한 국경 수비대나 막대한 수수료를 뜯어 가는 환전상을 거치지 않고도 비트코인을 통해 경제 주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달러 이후의 글로벌 통화 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 결국 세계 화폐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IMF의 SDR(Special Drawing Right)이 발전해 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세계 화폐가 출현한다 하더라도 각국의 중앙은행은 나름의 재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오늘날 세계가 달러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이 각자의 통화 정책을 구사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트코인은 새롭게 등장할 글로벌 통화 시스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중앙은행과 IMF는 비트코인을 준비 통화에 편입시키기 시작한다. 뒤늦게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깨달은 국가는 비싼 값을 치르고 비트코인을 매집한다. 비트코인은 이제 디지털 세계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하는 화폐로 인정받는다. 이때부터 금과 비트코인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비트코인이 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은 창조자의 부재에 따른 중립성이다. 모든 알트코인의 창조자들이 자신이 만든 피조물의 우월성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는 반면, 비트코인의 창조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밋업이나 콘퍼런스에 참여해 비트코인의 발전 방향에 대해 그럴싸한 연설을 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중립적이며 전적으로 대중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다른 알트코인들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비트코인만의 이점이다. 비트코인이야말로 분산적 신뢰의 시대에 적합한 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가 주는 쿠폰과 편리한 서비스 때문에 스타벅스 앱을 이용한다. 스타벅스는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자동 충전을 유도하고 자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은 기꺼이 스타벅스 앱에 돈을 예치한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6년 스타벅스의 예치금은 12억 달러(1조 4000억 원)로 미국의 웬만한 중소 은행 예치금보다 큰 규모다.”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통해 구현하고 싶은 것은 자사의 메신저를 중국 텐센트의 위챗처럼 만드는 것이다. 위챗은 소통뿐 아니라 금융, 교통, 쇼핑, 게임 등 다양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특히 금융 서비스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운영해 왔지만 기대만큼 수익화에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페이스북은 2019년 2월 자사의 메신저 기능을 통합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메신저를 본격적으로 수익화할 것임을 암시했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의 메신저 굴기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는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가장 공격적으로 관련 기업과 인프라에 투자하고, 가장 선진화된 제도를 꾸리고 있고, 가장 활발히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발맞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가장 적극적으로 규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가 미국이다. 비트코인 열풍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미국은 게임의 규칙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영리하게 바꾸고 있다. 이미 눈치가 빠른 일본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관련 규제 완화에 시동을 걸고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 산업을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에 귀속시킬 수 있다. 현재 금융 산업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은 단지 홍보용 목적으로 유튜브나 페이스북 계정을 생성해 구독자 및 조회 수를 늘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에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직접 은행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지 은행과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금융 상품 마켓 플레이스 기능을 하게 됨에 따라 현지 금융 기업이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멘트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기술이나 투자가 아닌 세상을 이해하는 틀의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가 녹아 있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제국의 역사와 화폐·기술의 발전 과정을 통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몰고 올 변화를 내다보는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관점에 감탄하게 된다. 이 콘텐츠를 읽고 나면 눈앞의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북저널리즘 CCO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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