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의 돈은 AI 산업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중심에는 오픈AI가 있고요. 하지만 오픈AI는 비영리 단체였습니다. 그래서 2015년 출범 당시, 10억 달러에 이르는 돈을 ‘
기부’ 받았습니다. 이 비영리 단체의 목표는 인간과 유사한 정도의 지능, 즉 AGI를 달성하는 것이었고요.
그런데 오픈AI의 생각대로 일이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AI 모델을 개발할수록 엄청난 컴퓨팅 능력이 필요했던 겁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의 GPU 말입니다. 그래서 오픈AI의 CEO인 샘 올트먼이 꾀를 냅니다. 오픈AI는 비영리 단체지만, 그 산하에 영리 법인인 ‘오픈AI LP’를 설립한 겁니다. 이를 통해 투자는 투자대로 받되, 영리 법인의 지배권을 오픈AI가 가져가면서 공익성도 유지한다는 그림이었습니다.
이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받은
파격적인 투자 덕분에 오픈AI는 생성형 AI 모델 개발이 본격적인 ‘쩐의 전쟁’ 시기로 접어든 이후에도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추격자들과의 차이를 더 벌렸죠. 그리고 오픈AI의 도약은 제3막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세계는 한발 앞서 변화하고 있고요,
주식회사 오픈AI
AI 모델의 스케일이 커지는 만큼, 오픈AI의 스케일도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더 커질 계획입니다. 방법은 기업 공개(IPO)입니다. 시기는 2027년, 기업 가치는 1조 달러를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이제 오픈AI는 ‘
공익 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PBC)’입니다. 이름만으로는 회사 같지 않지만,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단, 주주의 이익은 물론 공공의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공익 법인의 지분 26퍼센트를 비영리 단체인 ‘오픈AI 파운데이션’이 소유합니다. 오픈AI는 PBC라는 흔치 않은 법적 존재 방식과 꽤 잘 어울리는 조직입니다. 영리 추구와 공익 고려가 같은 선상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위해 작동하는 AGI입니다.
회사의 조직을 개편했으니, 지금까지 애증의 관계를 유지해 온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지분 49퍼센트를 들고 있었습니다. 까딱하면 오픈AI를 인수 합병해 버릴 수도 있는 수준이었죠. 조직 개편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분율은 27퍼센트로 조정되었습니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는 AGI가 개발된 이후에도 오픈AI의 기술을 계속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실험에 돌입했습니다. 당분간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보장된 어떤 기업이 어디까지 ‘공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이미 샘 올트먼은 엔비디아와 AMD로부터 돈을 빌려 그 돈으로 다시 GPU를 구매하는 식의 ‘순환 투자’ 기법을 선보였습니다.
2022년 11월 이전이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이었겠죠. 하지만 우리는 이미 본 적 없는 물결에 올라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믿을 수 없는 주가 상승, 사상 최초로 시총 5조 달러를 달성한 엔비디아의 성장 등과 같은 물결입니다.
이 물결에 올라탄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미 쏟아부은 돈도 많고요. 오픈AI가 AGI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그 AGI가 생산성 폭발을 이루지 못한다면 모두 패배를 경험하게 됩니다. 부풀어 오른 수치가 꺼집니다. 그러니 오픈AI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돈이 더 몰립니다.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먼저 나서 투자합니다. 성공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비용 절감의 비법
다만 오픈AI는 여전히 스타트업입니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습니다. 만년 적자인데 엄청난 투자를 끊임없이 받아야 합니다. 진보와 혁신을 꾸준히 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올트먼의 특기 분야입니다. 애당초 챗GPT-3.5는 성능 그 자체보다 폼펙터가 대단한 물건이었습니다. 실제 AI가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성은 수준 미달이었지만, 이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어디까지 가능해 질 것인지 사람들은 끝없이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상은 곧 현실이 되었고요.
올트먼은 이번에도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혁신을 이야기했습니다. 2026년 9월까지는 인턴급 AI 연구자를, 2028년 3월까지는 혼자서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AI 연구자를 양성한다는 겁니다. 인간 연구자가 아니라, 생성형 AI 모델 얘깁니다. 이제 AI 연구라는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오픈AI의 쓸모를 넓히겠다는 겁니다.
이 발표는 엄청난 의미를 가집니다. 오픈AI가 쓰는 대부분의 돈은 크게 두 군데에 들어갑니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돌리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인건비입니다. 전자는 현재로서는 물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효율을 극대화한 AI 모델을 만드는 방법이 있겠는데, 아직은 이른 얘깁니다. 쉽게 말해 자동차를 더 빠르고 강하게 달리는 기술부터 개발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아우토반이나 사막에서도 멈추지 않고 쌩쌩 달리도록 말이죠. 그래서 자동차로서 쓸모가 있으니까요. 연비를 개선하는 건 그다음 순서입니다.
인건비 부분도 딱히 줄일 방법이 없었습니다. 없던 기술을 만드는 일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고의 인재를 데려와야 진도가 나갑니다. 인재 영입 경쟁에서 밀리면, 기술 경쟁에서도 밀립니다. 오픈AI는 1등이 되지 못하면 죽습니다. 물결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에도 돈을 아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AGI에 가까워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주 일부이겠지만, 사람을 생성형 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겨난 겁니다. 엄청난 비용 절감이 되겠죠.
K-차트는 이제부터
사실, AI 붐과 함께 일자리는 이미 줄어들고 있습니다. 공포감은 더 급하게 치솟고 있고요. 최근 다음 차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