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상상 속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을 아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일론 머스크의 계산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옵티머스에 이어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은 이미 2025년 5월에 구체적인 시간표와 함께
발표한 것입니다. 이어 11월에는 젠슨 황과 함께 참석한 투자 포럼에서 우주 데이터센터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지구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어보니, 한계가 명확했다며 우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엔비디아의 최상급 GPU 10만 장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훈련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콜로서스(Colossus) 데이터센터’입니다. 그런데 벌써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초기 가동에만 150MW 규모의 전력이 필요했습니다. 멤피스 지역의 전력망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데이터센터 주변으로 엄청난 대용량 배터리를 배치하고
가스 발전기까지 동원해 가동 중입니다. 규모를 더 키우면 전력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데이터센터 냉각에도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슈퍼마이크로(Supermicro)와 협력하여 대규모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도입했죠. 앞으로 GPU 100만 장 규모로 확장할 계획인데, 멤피스에서 가능할지 불투명합니다.
우주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머스크의 주장입니다. 차가운 우주 공간에서는 GPU 냉각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복사열로 방출됩니다. 또, 우주에는 흐린 날도 맑은 날도 없습니다. 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태양이 비추니 배터리도 필요 없이 지속적인 태양광 발전으로 필요한 만큼 전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태양광 패널에 유리나 프레임 등도 필요 없어 인프라 구축이 더 저렴해집니다. 머스크는 테라와트(TW)급의 전력 확보가 지구상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우주에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장면 2.
2032년 여름, 전 세계에 기후 재난이 발생합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여럿도 폭염이나 가뭄, 폭우 등으로 인해 멈춰 섰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물 폭탄에 가까운 집중 호우가 며칠이고 이어지면서 데이터센터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표방하며 전남 해안가에 야심 차게 건설된 정부의 ‘AI 특화 제3 정부통합전산센터’가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되었습니다. 비상 발전기마저 물에 잠기며 한국형 소버린 AI 기반의 대국민 서비스, ‘AI 국민 비서’가 블랙아웃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예전 주민센터의 공무원이 주로 담당했던 일상적인 민원 업무나 문의 사항 등을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또, 기본적인 수준의 AI 에이전트 역할도 제공하기 때문에, AI 소외계층인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시스템이 멈추자 당장 일상이 마비됐습니다. 노령 연금이 들어오는 날짜가 궁금한 어르신도, 내 집 마련을 앞두고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매수인도 발만 동동 구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제공하는 무료 AI 에이전트 서비스 의존했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AI 없는 삶으로 떨어졌습니다. 10년 전으로 치자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고립감, 무력감입니다. 다른 데이터센터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때 오픈AI로부터 제안이 왔습니다. 한시적으로 AI 서비스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오픈AI는 우주 데이터센터 확보를 통해 지구상의 기후 재난에도 큰 문제 없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픈AI의 제안이 공짜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