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도: “이란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작다. 체제 전복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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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이란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작다. 체제 전복도 어렵다.”


2026년 2월 3일 발행

중동 지역을 필터 없이 지켜본 전문가는 이란을 다르게 본다. 전쟁 발발 가능성부터 이란의 핵 협상, 체제 변화, 경제적 기회까지 밀도 있게 분석한다.

현지 시각으로 오는 금요일(2026년 2월 6일)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 협상이 무력 충돌을 막을 수 있을까?

협상이 잘된다면 미국의 공격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 쪽에서 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협상의 성공 가능성도, 무력 충돌의 가능성도 열쇠는 핵이다. 2025년 여름, 미국이 이란에 제안했던 조건이 우라늄 농축을 이란 영토 바깥에서, 핵연료를 원하는 주변 국가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이란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우라늄 농축 시설은 무인도라도 좋으니 이란 영토에 두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합의는 불발되었다.

이번에는 이란이 전격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60퍼센트 농축 우라늄 400킬로그램을 러시아 쪽으로 넘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에도 이란이 20퍼센트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에 넘긴 전례가 있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면 핵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정도 결과가 나온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성공으로 포장하면서 공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일이 틀어져 미국의 공격으로 이어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나?

우라늄 농축 문제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쟁점은 농축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낮출 것이냐다. (높을수록 핵 무기화에 가까워진다.)

이란 밖에서 컨소시엄 방식으로 처리할 때 농축 수준을 3.67퍼센트 수준으로 제한하는 합의가 가능하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상한선으로 설정했던 수치다. 다만,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 지도자 고문 측에서 ‘이란의 기술이 (우라늄 농축) 60퍼센트 수준이지만, 20퍼센트 수준까지로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이란 영토 내부에서 계속 농축하는 경우, 20퍼센트가 이란 양보의 하한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농축을 이란 영토 바깥에서 하게 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반면, 이란 안에서 농축을 하겠다고 버틸 경우에는 미국이 공격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TACO’를 할 가능성도 적어진다. 오바마, 바이든 정권 등과는 달리 시위대를 돕겠다는 직접적인 언급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은 핵 문제, 탄도 미사일 문제, 그리고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이 지원해 온 대리 세력 문제 등 크게 세 가지를 이란 측에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이걸 한꺼번에 밀어붙이면, 문제가 풀리기 쉽지 않다. 지금은 핵 문제만 중점적으로 풀어야 한다.

공격이 이루어질 경우, 타격의 범위와 목표 등은?

결과적으로 핵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공격까지 감행한다 하더라도 베네수엘라처럼 풀리기는 쉽지 않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주변에는 배신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 최고 지도자 주변이 훨씬 촘촘하다. 델타 포스가 들어간다고 해도 성공 가능성이 베네수엘라에 비해 매우 낮다.

탄도 미사일 공장을 중심으로 관련 시설을 파괴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최고 지도자 측근이나 혁명 수비대 관련자를 제거하는 쪽에도 자원을 투입할 것이다. 단,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커지고, 지상군이 투입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핵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 미국은 이미 2025년 6월 이란 내 핵 관련 핵심 시설 3곳을 타격했다. 백악관 측은 사실상 핵 시설이 무력화되었다고 밝혔지만, 당시 핵 프로그램을 몇 개월 정도 지연시키는 수준의 손상이라는 반론 보도가 제기되었다. 이번에 다시 핵 시설을 공격한다면, 지난여름의 공격이 실패였다는 점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이란의 현 체제가 2026년에는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능성 있을까?

그런 예측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단, 정권 교체는 가능해도 체제가 무너지기는 쉽지 않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이자 언론인인 루시 블룸이 2026년 초에 공개한 팟캐스트에서 중동 지역에 관한 6가지 전망을 내놓았다. 그중 하나로 꼽은 것이 이란 정권의 붕괴다.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제시했다.

다만, 이란에서 정권 교체는 가능해도 체제가 전복되기는 쉽지 않다. 이란의 독특한 정치 체제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세속적 민주주의다. 이란의 민주주의는 ‘영성이 있는 민주주의’라고 한다. 민주주의와 이슬람이 혼합된 형태다.

이란도 우리처럼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도 뽑는다. 그런데 아무나 입후보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하는 ‘헌법 수호 위원회(수호자 평의회)’에서 입후보 자격을 심사한다. 

그런데 이 헌법 수호 위원회가 이슬람 종교 지도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란은 현재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는 신정 체제다. 국민이 성직자 88명을 투표로 선출하면, 이 88명이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뽑힌 최고 지도자가 국가 서열 1위, 대통령은 서열 2위다. 사법, 국방, 행정 등 주요 보직을 최고 지도자가 임명한다. 선거 출마 자격을 심사하는 헌법 수호 위원회도 절반은 최고 지도자가 지명하고 나머지 절반은 최고 지도자가 임명한 사법부 수장이 지명한다. 평소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거나 정권의 눈 밖에 난 인물은 출마하기 힘든 구조다.

단, 헌법 수호 위원회도 여론을 아예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개혁 성향의 인물을 어느 정도는 허용한다. 이란 국민은 이렇게 출마에까지 이른 개혁 성향의 인물을 거의 전부 당선시켰다. 존경스러운 지점이다.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현 대통령도 그렇게 당선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현재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이 체제를 무너트릴 수 없다. 다시 하메네이같은 사람을 선출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앉히면 된다. 신정 체제 자체를 무너뜨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사건이 발생해야 이란 시위대가 원하는 신정 분리가 가능한가?

혁명 수비대 내에 분열이 생기거나 군부 내에 문제가 생겨 쿠데타가 발생하는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다만, 쉽지 않다. 혁명 수비대 사령관, 일반 군부대 사령관 전부 최고 지도자가 임명하기 때문이다.

시위대도 알고 있다. 시위대의 저항만으로 이 체제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을 그간 학습했다. 이번 시위가 크게 주목받았지만, 지난 2022년 9월 촉발된 ‘히잡 시위’보다도 규모가 작았다. 정부에의 요구 사항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구호는 ‘샤(국왕)여 영원하라!’ 정도다. 시위대의 힘은 생각보다 약하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모사드, 미국의 CIA, 영국의 MI6 등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시위에 군불을 때는 식으로 개입이 되었다. 시카고대학교 존 미어샤이머 교수, 컬럼비아대학교 제프리 삭스 교수 등이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를 근거로 이란 정부는 시위대 전체가 외부 세력에 의해 조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연히 이란 정부의 말이 사실은 아니다. 시위는 처음 굉장히 평화적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진행 단계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다만, 이란에서는 해외 스파이의 개입을 매우 불편하게 생각할 만한 역사적 맥락이 있다.

시위대도 내부로부터 체제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고 공격해 줘야 민주주의를 종교가 겉에서 감싸고 있는 듯한 현재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다만, 미국이 그 정도까지 개입하기 쉽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 주변은 물론 전문가들도 이란을 공격해서 정권 교체할 수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어느 정도의 양보가 이루어진다면,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초승달 벨트(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으로 연결되는 이슬람 시아파 동맹 전선)’가 약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이란 중심의 초승달 벨트는 사실상 이미 무너졌다. 시리아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란이 레바논 지역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할 길이 지리적으로 막혀 버렸기 때문이다.

애당초 이란이 초승달 벨트를 구축한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 번째는 이스라엘에 대한 항쟁을 위해서다. 이란은 ‘우리와 이스라엘의 국경은 레바논 남부다’라고 줄곧 이야기해 왔다. 그런데 그 레바논 남부로 가려면 이라크에서 출발해 시리아를 거쳐 들어가야 한다. 이 목적은 약해졌다.

두 번째는 이란이 직접적으로 공격받지 않도록 하는 완충 지대 구축이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때 초승달 벨트를 거쳐 들어와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초승달 벨트가 무력화하면서 무너졌다. 이제 이란은 직접적으로 외국 군대가 이란으로 직접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국가 방위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이란 시위 과정에서 인터넷 차단, 스타링크 색출 등 네트워크 통제가 강력히 이루어졌다.

이란은 해외와는 연결되지 않고 이란 내부에서만 통할 수 있는, 중국 방식의 인트라넷을 오래 전부터 구축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이란 정부 측 언론인은 젊은이들이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 ‘캠프’에서 방화, 살인, 교사, 스파이 행위 등을 배워서 이번 시위에 적용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해외와 연결되지 않는 이란만의 인터넷망을 구축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이번 스타링크 추적에는 러시아의 기술이 대거 사용되었다. 또, 이란이 미국의 GPS 시스템을 써 왔는데 2025년 6월부터는 중국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중국식 방화벽을 이란도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이란 시위는 경제 문제가 촉발했다. 심각한 수준의 이란 경제, 정상화될 수는 없을까?

어렵다. 핵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제재 수준을 아주 조금 늦출 수는 있겠다. 하지만 완전한 해결은 되지 않는다. 얼어 버린 수도를 약간 녹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원유 수출 정상화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등 이란의 석유 수입국을 설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란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지 않는 이상 정상화는 어렵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환율 문제도, 현재로서는 이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대부분 제재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더 나아질 방법이 없다.

이란이 전향적으로 미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란의 현재 정책은 선 팔레스타인, 후 이란이다. 팔레스타인 지원을 우선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란의 혁명 정신이다. 이 이념을 현재 정권은 버릴 수 없다. 

만약 이란의 체제가 바뀌고 제재가 풀린다면 우리가 느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엄청난 기회가 열린다. 윤강현 전 이란 대사의 말을 빌리자면, ‘화장실에서 공장까지 전부 우리나라 제품을 깔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닫혀 있어 낡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란 시장만 열리면 이란에서만 사업해도 30년을 먹고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비교적 이란과 역사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미 준비가 다 된 상태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란은 전 세계 석유 매장량 3위, 가스 매장량 2위 국가다. 교육열도 엄청나고 중동 국가 중에 제조업도 살아 있는 곳이다. 중동의 독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이란을 미국의 주요 매체의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서구의 시각으로만 보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 때가 있다. 중동을 냉철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
박현도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이슬람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이란 테헤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로 이슬람과 중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역사를 보다》,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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