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의 구조 금융 위기 이후의 헤게모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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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공민석
발행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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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단기적인 외교 갈등이 아니다.
금융 위기 이후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다.


트럼프와 시진핑이라는 ‘스트롱 맨’들이 이끄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지도자의 정치적 목표나 성향을 갈등의 이유로 지목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2007~2008년 금융 위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장기적, 구조적인 문제다. 금융 위기는 기축통화 달러의 특권을 활용해 세계 각국에 자국 성장의 비용을 전가해 온 미국의 모순이 폭발한 사건이었다. 2000년대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금융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미국의 파트너였다. 문제는 중국이 과거 미국의 권력을 지탱했던 핵심 국가들과 달리 미국에 종속되어 있거나 동맹을 맺고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글로벌 불균형의 위기 속에서 대국이 된 중국이 미국과 맞붙으면서 세계는 극심한 갈등과 긴장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저자 소개
공민석은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선임 연구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문학사,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의 헤게모니, 대외 전략, 동아시아 지역 체계의 변화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 주제들을 세계 체계 수준의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와 결합하는 데 주된 지적 관심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왜 금융 위기 이후의 미·중 관계인가?

2화. 트럼프 행정부와 공세적 대외 전략
힘을 통한 평화
무역의 재균형과 경제 안보
미·중 무역 전쟁
오바마의 재균형을 강화하다

3화.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은 무엇을 하려 하는가?
헤게모니 위기와 일방주의적 대응
금융 세계화와 미국의 부활
통화·금융 권력의 모순과 금융 위기
손실의 세계화와 글로벌 불균형의 조정

4화. 금융 위기와 새로운 세계 전략
동아시아로의 귀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중국이라는 변수

5화. 거인들의 충돌
외환 위기와 중국의 부상
미·중 양국의 힘과 의도
중국의 반격; 위안화 국제화와 일대일로

6화. 동아시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미국 헤게모니와 동아시아의 형성
지역 체계의 재편과 지역주의의 발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현상을 넘어 구조에 주목하라

먼저 읽어 보세요

2018년부터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 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양국의 협상이 결렬되어 미·중의 상호 수입품에 25퍼센트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글로벌 국내 총생산(GDP)이 2021년 말까지 1조 2000억 달러(1388조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세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2020년 글로벌 GDP가 4500억 달러(532조 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글로벌 GDP의 0.5퍼센트를 하락시킬 수 있는 규모다.

에디터의 밑줄

“중국의 부상은 과거의 사례들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쟁점을 제기한다. 중국 역시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미국 주도 세계 체계에 순응하는 전략을 통해서 발전을 도모했고, 수출 달러 환류를 통해 미국의 통화·금융 권력 유지에 복무했다. 그러나 중국은 과거 미국의 통화·금융 권력을 지탱했던 핵심 국가들과 달리 미국에 군사·안보적으로 종속되어 있지 않고,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지도 않다. 게다가 글로벌 불균형의 크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긴장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막대한 규모의 이중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금융 시장이 팽창하기 위해서는 이중 적자를 상쇄할 수 있는 자본이 미국 금융 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국제기구를 통한 개입, 그리고 주요국 사이의 정책 조정을 주도했다. IMF와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들은 미국 재무부와의 연계 속에서 금융 세계화의 확대를 추진했다. IMF는 자본 이동의 자유화를 조직의 목표로 설정했고, OECD는 가입 조건으로 금융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문제는 조정의 방법과 비용이다. 글로벌 불균형의 조정은 주요국 사이의 정책 조정 없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조정 비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분출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선택한 글로벌 불균형 조정 전략은 통화·금융 권력을 활용해 조정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글로벌 불균형과 금융 위기의 원인이 흑자국들의 인위적인 평가 절하와 이를 통한 경상 수지 흑자에 있으며, 여기에서 가장 큰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세계적 저축 과잉론’과 ‘중국 책임론’에 입각하고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흑자국들은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경제 성장이라는 편익을 취했다. 따라서 조정 비용 역시 흑자국들이 감당해야 한다. 미국은 이런 인식에 입각해서 위안화 평가 절상과 중국의 금융 개방, 내수 진작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체계하에서 불가피하게 원치 않는 달러 자산을 매입, 누적해야 했다. 그 결과, 달러 가치 유지가 중국의 이익이 됐고, 미국의 구조적 우위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금융 위기는 이런 구조에 균열을 발생시켰다. 장기간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외환 보유고가 증가하면서 달러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중국의 시도는 현실성을 갖게 됐다. 생산은 물론, 통화·금융에서도 중국의 우위가 곧 도래할 수 있다는 과감한 전망도 출현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서 헤게모니 국가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다. 거대한 규모의 중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군사·안보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어 있지 않은 독자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부상은 지역 체계의 지정학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 주도 지역 질서의 틀을 깨고 대안적인 지역 체계의 발전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 질서를 둘러싼 주요국들 사이의 전략적 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다.”
코멘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넓은 시야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콘텐츠다.  갈등을 중계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생각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북저널리즘 CCO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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