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지 않아도 괜찮아 윤리적 육식의 가능성을 말하다

저자 이기훈
발행일 2019.08.19
리딩타임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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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에디션 3,600원
키워드 #인문 #철학 #환경 #동물 #다양성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윤리적 신념 체계로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
채식은 가장 윤리적인 음식 소비 방식일까?


채식은 더 이상 개인의 쿨한 라이프 스타일로만 볼 수 없다. 현대의 채식주의는 육식에 정면으로 맞서는 해방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채식이 윤리적인 행위, 환경과 동물을 위한 의무라는 이미지를 얻으면서 육식을 즐기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단백질 섭취, 혹은 식도락인 육식이 윤리적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도덕적 옳고 그름의 문제, 더 나아가 죄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식은 가장 윤리적인 음식 소비 방식일까? 식탁 위에서 고기를 없애는 것만으로 동물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까? 채식의 윤리성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 채식주의와 관련해 가장 존경받는 세 명의 윤리학자가 제시한 독창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채식주의의 근거를 모색한다.

* 13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0장 분량).

이 글은 2019년 3월 발행된 한국윤리학회의 정기 학술지 《윤리연구》 제124호에 수록된 저자의 논문 〈윤리적 육식주의의 가능성 연구〉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저자 소개
이기훈은 실천 윤리학을 탐구하는 윤리학자이자 공리주의자다. 현대 사회의 쟁점들, 특히 환경과 인공지능과 관련한 이슈를 윤리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학문으로서의 윤리가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현재 춘천교육대학교 시민 교육 사업단 전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육식에 맞선 결사 항전
“육식은 폭력입니다”
최초의 채식인, 피타고라스
채식주의의 거듭된 패배

2. 채식을 하는 이유
인간은 초식 동물과 닮았다?
경제, 환경을 파괴하는 육식
윤리적 채식이라는 신념 체계

3. 고통을 느끼는 존재는 존엄하다
톰 레건의 동물 권리론
동물도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도덕적 의무로서의 채식

4.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라
피터 싱어의 동물 복지론
종(種) 차별에 반대하다
가장 효율적인 선택, 완전 채식주의

5. 완전한 채식만이 옳은 길일까?
리처드 헤어가 제시한 ‘제3의 길’
육식은 죄가 아니다
동물을 생각하는 부분 채식주의

6. 착한 육식의 가능성을 말하다
채식 강권하는 사회의 모순
행복한 이타주의자가 되는 법
윤리적 육식을 위한 변화

먼저 읽어 보세요

채식을 보편화하기 위한 시도는 학문의 영역, 특히 신념의 근간을 마련하는 윤리학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이루어졌다. 특히 현대 윤리학의 거장인 톰 레건(Tom Regan)과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윤리적 채식주의의 근거를 제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레건은 고통과 쾌락을 느끼는 모든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생명권을 가진다고 보았고. 싱어는 철저히 공리주의 원칙에 입각해 동물의 고통을 야기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처드 헤어(Richard Hare)는 채식이 동물 복지와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오히려 제한적 육식이 동물을 위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헤어의 주장을 확장한다면, 죄의식 없이 고기를 소비하는 ‘윤리적 육식’이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에디터의 밑줄

“오늘날 채식주의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과 거부하는 사람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채식은 더 이상 단순한 식습관으로 설명될 수 없다. 채식주의자들이 육식과의 전쟁을 불사하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이나 미용의 목적이 아닌, 하나의 신념 체계로서 채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채식은 옳고 그름의 문제이고, 개인의 취향이나 입맛을 이유로 양보할 수 없는 이슈다.”

“인간 나이로 한 살의 정신 연령을 가진 포유류 이상의 동물이라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만약 특정한 동물이나 종(種)이 삶의 주체로 확인되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명권을 존중해야 마땅하다. 문제는 레건의 기준에 따르면 인간이 섭취하는 동물의 거의 대부분이 도덕적 권리를 갖는다는 점이다. 인간이 자신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 존재를 음식으로 이용하는 일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싱어는 고통이 그저 고통이기 때문에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생명의 가치나 권리와는 별개의 문제다. 동물 보호 윤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도 동물이 받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는 원칙에만 관심을 둔다. 레건의 동물 권리론과 차별화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리주의 관점에서 채식의 유일한 목적은 동물 복지의 향상이다.”

“완전 채식주의는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모든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에 반대하며, 달걀과 유제품,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의 소비를 거부한다. 가축 공장에서 생산된 달걀은 닭이 겪은 고통의 산물이고, 시중의 다양한 유제품은 소와 송아지의 고통을 대가로 생산된 것이기 때문이다. 싱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동물 복지의 향상이자 고통의 종식이며, 완전 채식주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헤어는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사람이 완전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그 대신, 제한적인 육식을 통해 동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체 수를 유지시키는 부분 채식주의가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린다.”

“채식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조차 완전한 채식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이유는 채식주의자의 불편한 일상을 목격했거나, 본인이 육식 문화를 깊이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채식을 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돌연 육식을 끊고 완전 채식주의로 돌아서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선택적으로 육식을 즐기는 연습을 통해 채식의 행복이 무엇인지 점차 깨닫게 하는 것이다.”
코멘트
채식이 단순한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 하나의 신념 체계로서 학문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각자 다른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세 학자의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채식을 하는 이유와 하지 않는 이유 모두 전보다 선명해질 것이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엄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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