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4.0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4.0 시대의 경계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한국 사회는 요동쳤다. 가뜩이나 취업과 실업에 민감한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세상이 뒤집어져 일자리를 잃을 것처럼 불안해했다.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나아갈 방향을 가리켜 왔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의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다.

독일은 대대적인 사회적 논의를 통해 변화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제조업이라는 독일의 무기를 디지털화의 흐름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논의였다. 독일이 맞이할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논의에 참여했고 녹서와 백서라는 결과물을 도출했다. 협의의 과정을 거쳐 명문화된 결과물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독일의 전 사회적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독일이 디지털화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간의 개성과 융합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인공지능이냐, 인간이냐를 선택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혹은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가 독일의 사회적 논의의 과정에 담겨 있다.

한국은 산업혁명을 부르짖는 목소리는 높은데 그 흐름을 좇는 속도는 더디다. 그래서 저자는 한국의 위치가 어디인지 바로 보는 데서 진단과 전망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미래일 뿐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지금 4.0 시대로 넘어가는 경계에 서 있다.

한국이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두 나라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노동 4.0의 시대를 맞이하는 독일의 치밀한 사회적 논의의 과정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에는 사회적 논의가 결핍돼 있다.

노동의 미래는 점성술의 영역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화의 흐름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현상일 뿐이다. 천재지변처럼 하루아침에 상황이 뒤바뀌는 개념도 아니다. 큰 흐름 속에서 변하는 시대의 전환일 뿐이다. 섣불리 결론을 내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연착륙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서재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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