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Disrupted
2화

비즈니스 혁명과 MBA

미국의 경영대학원들은 MBA를 재설계하고 있다

지난 10월 뉴욕을 방문한 세일즈포스 대표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페이스북을 담배에 비유하고,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법인세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동료 기술 기업가들을 비난하고 세무 공무원들을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단아가 되었지만, 베니오프의 생각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그는 미국의 경영 교육을 바꾸려 한다. 그는 미국의 경영 교육이 학생들을 공공선이 아닌 이윤에 관심을 갖도록 “프로그래밍”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자본주의”와는 맞지 않는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많은 경영대학원 학장들은 반박한다. 듀크대 푸콰(Fuqua) 경영대학원 윌리엄 볼딩(William Boulding) 학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사회 속에서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지금처럼 자본주의가 공격받고 있는 시기에는 말이죠.” 하버드 경영대학원 니틴 노리아( Nitin Nohria) 학장은 젊은 학생들과 신입생들이 “목적과 가치를 반영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조너선 레빈(Jonathan Levin) 학장은 경영대학원에게는 기업의 행위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인식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과 경영자, 소유주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들은 매년 발표되는 세계 톱 MBA 순위의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표 참조) 그러나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경영대학원 연합체인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는 미국의 MBA 프로그램 지원자의 수가 지난해보다 7퍼센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풀타임 MBA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2년 단위 MBA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쇠락하고 있다. 상당한 명성을 누리는 학교들도 이런 추세를 피하지 못했다. 보스턴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팔로알토의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은 모두 6퍼센트 전후의 지원자 감소율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들은 다른 나라의 학교들,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과 경쟁해야 한다.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대표의 말처럼 경직된 커리큘럼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보스턴대 퀘스트롬 경영대학원의 수전 포니어(Susan Fournier) 학장은 “우리는 지금 왼쪽, 오른쪽, 가운데 모든 방향에서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코노미스트의 풀타임 MBA 순위/ 졸업생 정보(평균 연봉, MBA 취득 전과 비교했을 때의 연봉 상승률, 3개월 내 취업 확률)/ 수업(연간 학비, 기간)/ 재학생(경력 연수, 평균 GMAT 점수)
경영 교육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1960년대, 미국의 학교들은 대부분 미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1980~1990년대에는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커리큘럼과 학생 구성도 국제적으로 바뀌었다. GMAC의 산지트 초플라(Sangeet Chowfla) 대표는 지금 “제3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밖의 학교들이 성장하면서 외국인 학생들이 거주지(와 미래의 고용주) 근처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많은 학교들은 유럽에서는 일반적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저렴한 1년 단위의 MBA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입학시험에서 외국인 지원자 수가 줄어든 곳은 미국의 2년 단위 MBA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네 곳 중 세 곳에 달했다. 반면 2018년 아시아 지역의 경영대학원 지원자 수는 2017년에 비해 9퍼센트 늘었다. 최근 미국의 반이민 정서가 다소 강해진 것도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인들도 MBA의 열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 경영대학원의 절반 이상이 미국인 지원자 수가 줄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하는 학비에 외국인은 물론 미국인도 진학을 보류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MBA 학위를 취득하려면 (생활비를 포함해) 20만 달러(2억 3340만 원)가 든다.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많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엔 10만 달러(1억 1670만 원) 정도의 빚을 진다. 경제가 호황이고 고용 시장은 유연하지 않은 시기라면 2년간의 급여를 포기하는 기회 비용은 더 커진다. 또 다른 경영대학원 단체인 국제 경영대학원 발전 협의회(AACSB)에 따르면, 감소하는 수요로 인해 미국의 풀타임 MBA 숫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0분의 1가량 줄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학원 와튼(Wharton)스쿨의 제프리 개럿(Geoffrey Garrett) 학장은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와튼스쿨과 같은 최상위 기관들과 졸업생들에게 이익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비급여 보상금을 더하면, 와튼스쿨 졸업생들이 몇 년 안에 (MBA) 투자비를 회수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높은 연봉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다섯 개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의 계약 보너스를 제외한 평균 연봉은 13만 9000달러(1억 6221만 원)였다.

역사적으로 MBA 졸업생들을 선호해 온 컨설팅 기업과 투자 은행들은 학위를 보유한 엘리트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고 강조한다. 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에서 일하는 28세의 컨설턴트 코스티아 시모넨코(Kostya Simonenko)는 상위권 대학 MBA 학위가 “당신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려 준다”고 설명한다. (그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학비를 올리버 와이먼에서 지원받았다.) 그동안 MBA 학위 보유자를 ‘월급만 많이 줘야 하는 무지렁이’ 취급하며 무시해 온 실리콘밸리의 생각도 조금은 덜 적대적인 쪽으로 바뀌고 있다. 대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은 코드를 짤 엔지니어뿐 아니라 경영을 도울 관리자들을 필요로 한다. GMAC가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MBA 학위 보유자를 채용할 계획이 있는 테크 기업은 전체의 80퍼센트에 달했다. 컨설팅 기업(82퍼센트), 금융 기업(77퍼센트)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상위 학교들조차 기업 교육을 흔드는 변화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국제적인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들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포니어 학장은 이러한 변화가 “MBA가 제안하는 (교육의) 가치를 다시 계산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러한 계산의 일환으로, 퀘스트롬 경영대학원은 대규모 온라인 교육 기업인 edx와의 협업을 통해 2만 4000달러에 온라인 MBA 학위를 주는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포니어 학장은 외부의 힘에 의해 붕괴되기 전에, 스스로 틀을 깨고 변화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MIT 슬론(Sloan) 경영대학원은 마이크로마스터(MicroMasters)라는 이름의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한 온라인 코스를 통해 공급망 관리와 재정 분야를 교육한다. 자격증을 발급하는 코스이지만, 수강한 학생들이 학위를 취득하기로 결정한다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2U는 융합 MBA 학위를 통해 다양한 학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U와 파트너사인 경영대학원들이 초기 투자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이어서, 학생들은 취업을 했을 때 학비를 지불하면 된다.

변화하고 있는 것은 MBA 코스만이 아니다. 교육의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많은 자본가들이 베니오프 대표의 말에 동의하면서 주주 가치 최우선을 넘어선 비즈니스를 배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독일에서 온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밀레니얼 학생 루이자 거스트너(Luisa Gerstner)는 유럽의 학교에서는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가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강조한다. 그녀의 미국인 동기인 줄리아 오스터먼(Julia Osterman)은 사회, 환경, 윤리를 다루는 주제들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심 수업들은 “파이낸스 101”에 가깝다고 아쉬워했다.

일부 교수들은 변화의 방향을 확신하지 못한다. 수염이 희끗희끗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는 동료 교수들의 3분의 1 정도(와 다수의 동문들)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한 포용을 정치적 올바름과 관련한 (학생들을 끌어들일 목적의) 불확실한 미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해관계자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관점에는 불분명한 지점들이 있다. 볼딩 학장은 그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학교가 적어도 학생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듀크대가 개설한 새로운 코스는 “격차의 세계에서 자본주의와 공공의 목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리더십과 기업의 책임” 수업(이 수업은 “기업이 뿌리내리고 있는 더 넓은 범위의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다루고 있다)을 1학년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이 수업은 일본의 국민연금 투자 펀드의 재무 제표 이면의 도덕성을 살펴보는 등의 케이스스터디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을 코딩하라


커리큘럼은 다소 고상하지 못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상위 경영대학원들의 연간 10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 규모의 수익 창출원인 경영진 교육의 절반 또는 전부를 출자하는 기업 고용주들은 기술을 가르쳐 주기를 원한다. 이에 대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신임 학장인 코스티스 마글라라스(Costis Maglaras) 등은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에 관한 강좌를 시간표에 반영하고 있다. 그런 학교들의 인기가 오르면, 이런 기술적인 수업들은 고상한 수업 주제들을 대체할 수도 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은 과거 부채 시장에 관한 여러 강좌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1년에 한 강좌만 개설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은 코딩 수업에 몰려들고 있다. 마글라라스 학장은 이런 아이디어가 경영자를 과학자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면서 기술 담당 직원들과 협력하고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컨설팅 기업 채용 담당자는 기술에 정통한 MBA 보유자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하스(Haas)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라이언스(Richard Lyons) 전 학장은 서비스로서의 평생 전문 교육에서 MBA의 미래를 본다. 그는 “동문들이 온디맨드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노하우를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시간대 로스(Ross) 경영대학원 스콧 드루(Scott DeRue) 학장은 동문들에게 학비가 없는 경영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였던 경영 구루 존 카오(John Kao)는 “새로운 교육은 대형 MBA 학교가 아닌 반란군 가운데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술을 다양한 곳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육 벤치마크와 표준화된 기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신성한 MBA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노리아 학장은 전통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는 “아는 것과 하는 것, 존재하는 것”을 구분하는 온라인 교육의 “개별 교육”이 극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조만간 온라인 교육 시장도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같은 “통합 교육”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의 예상은 이렇다. 경영 교육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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