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12화

역경이 전설을 만든다

레전드는 롤모델이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을 즐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슬럼프가 나를 덮쳤을 때 내 안의 두려움을 걷어 내고 당당히 맞서기란 결코 쉽지 않다. 네 명의 레전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을 믿고 역경을 받아들였다. 슬럼프라는 인생의 파도를 각자의 방식으로 헤쳐 나갔고, 그렇게 전설이 되었다.

슬럼프에 빠진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한다. 난관을 헤쳐 나갈 힘을 줄 수 있는,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내가 만난 대부분의 프로 야구 선수들은 모든 것을 닮고 싶은, 존경하는 롤모델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롤모델은 목표가 되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구체적인 대상이다.

그러나 레전드들은 한결같이 “나는 롤모델이 없다”고 말했다. 틀에 갇히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본보기로 삼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우선 레전드들이 활약한 시기적 특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들은 한국 프로 야구 출범 초창기에 데뷔했기 때문에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배들이 적었다. 롤모델을 찾기보다는 스스로가 선구자적 입장에서 롤모델이 되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롤모델을 설정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에 있었다. 레전드들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믿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박정태는 롤모델이 있었느냐는 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롤모델이요? 그때는 그런 여유가 없었어요. 누구를 떠올리고 의지하고. 오로지 과정이에요, 과정. 내 집안도 어렵고, 나도 용돈도 있어야 되고. 세상에 부딪히며 사는 거죠. 야구도 슬럼프도 그렇게 헤쳐 나가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롤모델이 있고 없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스스로 처절하게 노력하고 준비해서 무언가를 실천하다 보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지혜가 생겨요.
 
김종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프로 야구 출범과 동시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는 스스로를 프로 야구의 선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도, 그리고 11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야구를 하면서도 특별한 롤모델은 없었다. 오히려 힘들 때마다 살면서 겪어 냈던 인생의 역경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실성이라는 강점을 떠올렸다. ‘내가 그때도 이겨 냈는데 지금 못 해내겠느냐’, ‘내가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겠느냐’라고 되뇌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성실하게만 하자. 성실하게 하면 분명 뭐가 되도 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살아오면서 겪었던 인생의 슬럼프, 야구의 슬럼프들을 현명하게 극복해 낸 스스로를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송진우는 롤모델이 있었냐는 질문을 듣고 피식 웃었다. 그에게는 롤모델도, 멘토도, 루틴도, 좌우명도, 징크스도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어떤 틀을 만들고 규칙을 부여하는 ‘특별한 나만의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불안을 다스리고 경기를 잘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에게 야구는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삶의 매 순간이 야구인데, 24시간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특별하게만 살 수가 있겠는가. 그는 그저 꾸준히 쌓은 노력이 결국 좋은 수행을 낳는다고 했다. 특별한 무언가에 의지하기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야구하는 것, 무엇보다 열정이 담긴 매일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노력은 반드시 좋은 결과로 보답한다는 것이다. 롤모델 역시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프로에서만 21년이라는 세월을 야구와 함께하면서 그는 슬럼프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느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떠올렸다고 했다.
 
(롤모델이 있었나요) 그런 거 없었어요. 저도 연습하다가 뭐가 잘 안되면 뭐, 물어본 적도 있지만, 코치들이 거의 얘기를 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많이 독학했습니다. 그리고 저 정도가 되면 코치들도 말을 잘 안 해줍니다. 혼자서 생각해서 하게끔, 깨닫게끔 내버려 두지.
 
김용수도 송진우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롤모델이 누구냐고 묻자 웃으며 “없어요”라고 답변한 것이 전부였다. 슬럼프 상황에서도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밀어붙였던, 김용수다운 답변이었다. 그의 짧은 답변은 결코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면서 깨달은 결과다.

 

레전드는 견고한 자존감을 가졌다

 
네 명의 레전드들은 모두 슬럼프에 빠졌을 때, ‘고통을 더 길게 끌고 가기보다는 차라리 무엇이든 하자’는 결심을 했다. 슬럼프로 인한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고통 및 경기력의 하락이라는 현실을 직면하고 수용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해결 가능한 도전 과제로 평가하는 역경의 의미 재구성 과정이 짧은 시간 동안 자동적으로 일어났다. 레전드들은 재활 불가 판정을 받은 부상으로 인해 절망에 빠지기보다는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으며, 가족의 반대나 신체적 약점으로 인해 야구를 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상황을 탓하며 비관적 사고를 하기보다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 행동을 감행하는 용기를 보여 주었다. 자신의 투구 폼에 대한 지적에도 괴로워하기보다는 더 잘 던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일관성 없는 감독의 투수 운용과 혹사에 그대로 끌려가기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만들어서 내 목소리를 내자고 결심하면서 역경 상황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레전드들은 다른 프로 야구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슬럼프로 인한 심리적 고통의 수준이 낮았다. 레전드들은 슬럼프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자기와 세상에 대한 근본적 신념이나 도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올림픽 챔피언들이 슬럼프를 맞닥뜨렸을 때 보이는 반응과 유사하다. 올림픽 챔피언들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1]에 관한 연구[2]에서, 그들은 슬럼프 상황 자체를 위협이라기보다는 뛰어넘어야 할, 그리고 뛰어넘을 수 있는 하나의 도전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슬럼프에 따른 부정적 반응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 슬럼프란, 야구 인생을 날려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삶의 위협이었다. 그들은 슬럼프라 느꼈던 순간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색이 바뀌며 괴로워했다. 슬럼프는 야구 자체에 대한 동기를 저하시켰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고통스러운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안, 상황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자기와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념과 도식이 붕괴되는 고통을 경험했다고 했다.

무엇이 슬럼프에 대한 반응과 태도를 결정하는가? 보통의 선수들과 달리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슬럼프에서 빨리 벗어나 원래 상태로 돌아오려는 레전드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러한 심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자존감 안정성이다. 자존감 안정성은 자존감이 순간적으로 변하는 정도를 의미한다.[3] 일반적으로 자존감의 수준과 안정성은 각기 독립적인 차원으로 간주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자존감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가 만난 프로 야구 선수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았지만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치명적 역경 앞에서는 자기 개념이 흔들리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레전드들은 자존감 안정성이 높았다. 즉 자기에 대해 확고하고 안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자존감 안정성이 높은 사람들은 특정한 평가적 사건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만큼 높은 자기 가치감, 즉 자신의 가치에 대한 견고한 믿음을 지녔기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자존감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자존감 안정성은 일반 선수들과 레전드들을 구분하는 강력한 개인적 자원이며, 이러한 개인적 자원은 레전드들이 슬럼프에 압도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리고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제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박정태의 경우, 연속적인 슬럼프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존감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이미 어려웠던 가정 형편은 더욱 나빠졌다. 박정태의 어머니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그가 다니던 학교 체육부실의 식당에서 일하게 되었다.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주변 사람을 신경 쓰는 사춘기의 남학생에게 일련의 사건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정태는 수치스러워하지도 회피하지도 않았다. 왜 하필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하냐고 엄마에게 소리치거나, 엄마를 창피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내가 야구를 더 열심히 해서 가난을 벗어나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야구를 잘해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바람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가난이나 아버지의 부재 같은 인생의 슬럼프는 어떤 식으로든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박정태의 견고한 자존감은 마음의 상처에 재빨리 동기라는 치유의 연고를 발라 주었다.

프로 데뷔 후 발목뼈가 부서지는 부상을 입고 재활하던 중 또 다시 골수염이라는 진단을 받으며 재활 불가의 상황에 처했을 때도 박정태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좌절하기보다는 반드시 재활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박정태는 운동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는 상황을 회피하는 부정(denial)[4]이라는 무의식적 방어 기제라기보다는 슬럼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체득했기 때문에 나타난 적극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동적 사고의 특성은 어느 한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존감 안정성이라는 심리적 특성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질은 아니다. 오히려 슬럼프 극복 경험에 대한 긍정적 지각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반복적인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학습되는 능력인 것이다.

 

레전드는 슬럼프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그렇다면 레전드들은 어떻게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는가?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슬럼프를 겪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스쳐 지나가도록 놔두지 않았다. 역경 극복의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여겼다. 슬럼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야구 선수들과 달랐던 것이다. 이들에게 인생의 슬럼프는 다시 겪고 싶지는 않지만 절대 잊고 싶지는 않은 경험이다. 그러한 경험은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마음으로 세상에 맞서는 나를 만든다.

박정태는 어린 시절의 고통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이겨 내는 법을 깨달았으며, 세상이 각박하다는 것, 그래서 내가 잘되어야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제가 성공한 계기를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힘들었던 가정 형편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이겨 내는 법도 배웠고, 세상이 각박하다는 것도 어릴 때부터 깨달았고, 그래서 ‘내가 잘되어야지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부분을 초등학교 때부터 알게 된 거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어린 시절 그런 극복의 많은 부분들, 그때의 고통들이 지금의 박정태를 있게 한, 지금의 박정태를 만든 환경이죠. 그래서 다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힘들어하기보다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먹게 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김종모는 어린 시절의 역경 극복 경험을 통해 절박한 마음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그는 또 다른 역경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태도 대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연습한 건 감독도 몰랐어. 하여튼 그때는 나 말고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자면서 이렇게 하는 건 모르지. 선배들도 와서 연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긴 했지만 밥 먹고 와서 연습하고 가고 했으니. 정말 내가 그때는 잘해야 된다는 게. 정말, 정말… 내가 이거 아니면 아니다. 나는 이것뿐이다. 정말 그 생각만 하는 거지. 정말 그때 내가 생각할 때는. 그때가 야구 인생에서 최고로 고생하고 최고로 열심히 했던 때였어. 그러고 나서는 인제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안 거야. 그때 일이 발판이 된 거지. 그 깨달음을 안 잊어. 힘들어도 너무 오래 힘들어하지는 말자는 거.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죽을 만큼 하면 된다는 거. 또 힘든 일이 생겨도 이제는 알아, 그걸…
 
송진우는 어린 시절의 역경 극복 경험을 통해 절대적인 시간에 대한 인내가 뒷받침된다면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역경이 발생했을 때 힘들어하기보다는 인내하고 묵묵히 내가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하며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그의 아들들도 알기를 바란다고 했다. 송진우는 2013년 11월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일 레전드 슈퍼게임’을 돌이켜 보았다. 선발 출전한 송진우는 홈런 2개를 허용하며 2이닝 2실점의 기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한국은 일본에 5대 6으로 석패했다.
 
그때 아들 둘이 경기장에 있었어요. 제가 1회에 홈런을 두 방 맞았는데, 아들 둘이 다 나한테 야유를 하더라구요. 홈런 두 개 맞았다고. 본인들이 더 안타까워하고 괴로워하면서. 그런데 나중에 저한테 묻는 거예요. 홈런을 연거푸 두 번이나 맞았는데 미소까지 지으면서 던지고,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냐, 홈런 맞아도 자신 있게 던진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게 아빠의 큰 재산이다. 누구나 맞으면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힘든 일을 겪고 그 일을 극복해 낸 나를 잊지 않았다. 그 자신감, 그건 홈런 한번 맞는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다.
 
송진우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피칭 템포가 빠르고 투구 사이의 인터벌도 상당히 짧은 편이다. 홈런을 맞아도 이러한 투구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홈런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즐겁게 야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임에서 질 때도 있었다. 그도 물론 지고 나면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이 자신을 흔들고 자존감을 떨어뜨린 적은 없었다.
 
실은 항상 이길 수만은 없어요. 저도 알죠. 경기하다 보면 당연히 패한 적도 있고… 큰 경기에서 패한 적도 있고. 그러면 저도 심란하죠. 창피하기도 하고. 내가 어쩌다 그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불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뭐… 될 수 있으면 게임에서 진 것은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시즌 끝나고 나면 ‘내가 왜 그랬을까’ 1년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려고 하고. 그렇게 하죠. 하지만 일단 시즌 중에는 소리 한번 크게 지르고, 바로 잊습니다.
 
김용수는 어린 시절의 역경 극복 경험을 통해 ‘기본이 있으면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무엇을 하든 기본기를 꾸준히 다지다 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향상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레전드들은 모두 어린 시절의 역경 극복 경험을 소중하게 여겼다. 그리고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점들을 이후의 슬럼프 상황에서 심리적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역경 극복 경험을 긍정적으로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이들이 야구를 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깨달음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활용하면서 레전드들은 높은 수준의 자존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살면서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자신을 믿고 극복 가능성을 믿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레전드들 역시 다른 야구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슬럼프를 겪었다. 야구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부상 이후 끝이 보이지 않는 재활을 하기도 했다. 작은 키, 좋지 않은 시력 등 불리한 신체 조건은 선수 생활의 걸림돌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가정 환경이 야구를 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노력이나 수행과는 상관없이 구단이나 지도자와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갑자기 경기력이 떨어진 적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다른 야구 선수들과 분명히 달랐던 점은 하나같이 ‘이유 없는 슬럼프는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레전드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늘 관심을 기울였고,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믿었으며, 결국은 원인을 찾아냈다. 이러한 점검과 성찰의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라고 한다. 그들의 슬럼프 극복 경험을 듣다가 내가 무릎을 탁 치면서 “지금 말씀하신 게 바로 메타인지예요!”라고 말했을 때, 이들은 모두 “메타인지가 뭐냐”며 웃었다. 용어는 몰라도 상관없다. 레전드들은 이미 자신의 삶에서 메타인지를 너무나도 잘 활용하고 있었으니까.

 

레전드는 위기를 통해 성장한다

 
레전드는 슬럼프가 없었을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그들 역시 보통 선수와 마찬가지로 슬럼프를 겪었다. 다만 역경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오히려 한층 성장하는 계기로 삼았다. 나는 그들에게 슬럼프를 겪어 내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슬럼프가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슬럼프를 경험하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변하거나 성장한 부분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박정태는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 얘기를 꺼냈다. 당시 정규 리그는 양대 리그로 치러졌다. 드림 리그 2위였던 롯데는 매직 리그 1위 삼성과 4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롯데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까지 몰렸지만 5차전에서 펠릭스 호세의 역전 끝내기 3점포로 승리했고, 6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박석진 덕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승부처인 7차전, 0대 2로 뒤지던 상황에서 호세가 추격의 솔로포를 날렸다.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었고 호세는 급소를 맞고 말았다. 흥분한 호세는 관중석으로 방망이를 집어던졌고 퇴장을 당했다. 퇴장으로도 사태는 일단락되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오물이 계속 날아들었다. 경기 거부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상황. 주장 박정태가 선수들에게 말했다. “오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박정태의 주문 이후, 마해영과 임수혁의 홈런, 김민재의 결승타, 연장 11회 주형광의 마무리로 롯데는 삼성에 6대 5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날의 경기는 제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 하면 된다. 사실, 누가 보기에도 너무나 불가능해 보였는데… 하지만 저는 알았어요. 애들에 대한 분위기라든지 눈빛을 봤기 때문에. 불가능할 때 우리 선수들이 미팅을 해서, 우리 한번 해보자. 그때의 호흡 소리… 눈빛… 그걸 보면서 ‘아, 이기겠다’는 느낌. 강한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게 경기를 이기고 나서, 내 자신에 대한 철학이 생겼어요. 정말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이기겠다는 강한 집념이 있으면 이길 수 있다, 이긴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수많은 일들을 겪었고, 거기서 어떻게 하면 된다는 것을 이제 알고 있으니까. 제 인생에… 지금 당장 안 되더라도 저는 괜찮습니다. 제 인생에 실패는 없습니다. 아니, 실패는 있어도 절대 포기는 없습니다.
 
박정태는 한 경기에서 일어난 일들을 얘기했지만, 그것은 곧 인생의 슬럼프를 통해 그가 깨달은 성장 스토리였다. 자신이 그렇게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깨달았듯이, 박정태는 자신을 통해서 많은 선수들, 특히 유소년 선수들과 부모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슬럼프에 빠진 또 다른 누군가, 특히 힘들고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 그런 사명감을 느끼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일어나느냐. 그 계기를 만들어 줘야 됩니다. 선배나, 코치나 감독이. 어떻게 하면… 선수 전체를 보고,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해요. 그날 제가 해야 하는 일이 그거였어요. 분위기도 우리가 좀 이렇게… 마해영도, 호세도 다치고 그랬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서 내가 어떻게 리드를 해서 말을 던져야 하느냐. 거기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거예요. 선수들이 잘할 수밖에 없게끔 분위기를 장악해 나가는 거. 그건 절대 가식적으론 안 되는 거죠. 속에서 우러나오는 거예요. 진정한 리드… 행동에 의해서, 선수들이 그거에 흡입이 되고 배출을 시키는 거. 가식으로 하면 욕 들어 먹습니다. 저는 그때 그 경기를 통해서, 그리고 그동안의 힘든 일들을 겪어 내면서, 야구에 대한 철학, 인생에 대한 철학이 생겼습니다. 삶의 노하우가 또 하나 더 생긴 거죠. 경험과 깨달음, 이거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 그런 그림이, 그런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에. 저는 어디를 가든 얘기할 수 있어요.
 
김종모는 슬럼프를 겪으면서 무엇이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거저 얻는 것보다 시간과 공을 들여 맺은 결실이 더욱 소중하듯,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의 시간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고통을 견딜 것인가. 그는 고통을 습관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팀이 최고가 되려면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팀이 강해지는 거지. 그러니까 그런 고통의 시간들이 있지 않으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감독들도 그런 야구를 해야 된다고 봐. 말하자면, 그렇게 선수를 소생을 시키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사람을, 야구를 할 수 있게끔 소생을 시키는 거야. 나는, 그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 혼자 솔직한 얘기로 이렇게… 구르고 피나고 깎여 가면서 터득한 거지. 그렇게 강해지는 거야. 그렇게 고통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선수가 만들어지는 거야.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면서 이유 없는 슬럼프는 결코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었기에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가 안 풀릴 때가 있지. 흔히 말하는 슬럼프, 이유 없는 슬럼프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럴 때는 방법이 없지. 일단 오늘 맞은 건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당분간은 좀 쉬어야 돼. 연습 안 해. 그러고는 반드시, 평소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옛날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찾아봐야 하지. 결국 이유 없는 슬럼프라는 건 없다고 봐. 본인은 모른다고 하지만 분명 뭔가 잡념이 있는 거지. 지나고 보면 그래. 나는 지금 야구를 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딴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접목이 안 되는 거야. 쉽게 얘기해서. 슈퍼스타들이 외국에서 잘하다가 한국 들어오면, CF에 뭐에. 그때는 사실 운동하면서 독하게 되어야 되는데. 이걸 정신 못 차리고 하다 보면, 선수들이 그래서 보통 쉬게 되면… 손바닥이 벌써 감이 떨어지고. 달라, 완전히 달라. 야구도. 놀면서도 야구를 생각하면서 노는 것과 그냥 노는 거는 달라. 이게 슬럼프가 시즌 중반에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올 수도 있다니까. 야구는 하고 있지만 머리는 다른 생각한다고. 그게 자꾸자꾸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 그런 결과가 나와 버리지.
 
송진우는 슬럼프는 피할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맞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저는 애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합니다. 우리가 강한 돌이 되기 위해서는 찬바람도 맞고, 비바람도 맞아야 한다. 그 속에서 단단해지고 더 강해지는 거다. 내가 몸을 아낀다고 아껴지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 더 강하게 내 몸을 던지라는 거죠. 이거저거 다 해보라는 거예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야구 오래 하고 잘하려고 자기 몸을 너무 아껴요. 그래서 오히려 몸이 약해지는 거예요. 요즘 초등학생들, 넘어지면 부러진답니다. 그렇게 너무 귀하게 소중하게만 키우다 보니까 애들이 강해지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한테 항상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라고 늘 말해요. 나가서 뛰다가 넘어져도 보고, 피도 나 까져도 보고.
 
김용수는 ‘야구하는 인생 자체가 곧 슬럼프’라고 했다. 슬럼프는 언제든 닥칠 수 있고,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인생의 흐름 그 자체라는 것이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슬럼프의 순간이 언제였냐는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슬럼프를 통해 그가 얻은 깨달음이기도 하다.
 
마음이 단단하게 다져져요. 더 독하게 되더라구요. 음, 한 예로 제 경험인데, 86년도 시즌이 끝나고 제가 구원왕이 됐거든요. 그다음에는 솔직히 연습을 좀 등한시했어요. 와, 그런데 희한하게 공이 안 가요, 공이. 연습을 안 하니까. ‘어 이거 어떡하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때도 마무리였는데, 경기하는 과정에서 공을 60~70개 던져요. 그러고 나가서 또 던지고. 그러니까 100개 이상을 던지는 거죠. 한 달 걸렸어요. 그렇게 한 달 동안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반복해서 연습하니까 다시 제자리를 찾더라구요. 왜 그런 걸 겪었냐면 투수는 던져야 감각을 익히고, 실전에 대한 걸 내가 응용을 하면서 버텨 나가는데. 공이 안 되니까. 상대방이 빵빵 쳐버리면 결국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죠. 아, 이제는 나도 터지는구나. 그러다 보니 안 터지려고 이런 생각을 독하게 먹은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매일 70개 던지고 한 달 동안 고생하고 나니, 시즌 끝나고 난 다음에 딱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더라구요. 깨달음이 온 거죠. ‘아, 이거구나. 사람은 쉬면 안 되겠다.’ 절대 연습을 등한시하면 안 되겠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정말 쉬는 날 없이 쭈욱 꾸준하게 연습을 했어요.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그러다 보니 그다음부터는 그런 어려움 없이 선수 생활 마칠 때까지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선수들한테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거죠. 해라! 항상! 연습을 해라! 쉬는 거 노는 건 이다음에 선수 생활 끝나고 놀아도 충분하다.
 
김용수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억제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자기를 마냥 억누르라는 것이 아니다. 일상과 야구의 균형, 그 안에서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는 유니폼을 입으면. 입고 나서부터는 무조건 전력투구를 해요. 지칠 때까지 하고 나서는 ‘아! 나 오늘 정말 열심히 했어’ 그리고 딱 저녁 먹고는 연습 안 하고 놀았어요. 돌아다녀요. 여기에서 틀이 박혀 있다 보면 제가 밖에서 경험하는 것도 (야구에) 응용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사람들이 뭘 하는지 보고. 그러다 보니깐 요령이 생기잖아요. 저도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생각도 못한 게 너무 많고… 저는 걷는 걸 엄청 좋아해요. 여기서 1시간 거리라도 걸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도 보고, 가게 안도 살펴보고. ‘재밌네?’ 그러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거죠. 다양한 걸 보면서 생각을 하죠. ‘아, 이런 아이디어가 있었구나’, ‘이런 거는 시도해 볼 만하구나’ 보기에는 주변을 보면서 단순히 걷는 거지만, 그러면서 야구에, 인생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슈퍼스타라 해도 자기 일을 등한시하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된다고 생각해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거죠. 운동장에서 슈퍼스타지. 운동장을 딱 떠나면, 사복을 입고서까지 그런 거, 스타라는 걸 티 내려고 하면 너는 진정한 슈퍼스타가 아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더 철저하게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거예요. 자기 관리, 통제, 조절. 굉장히 중요해요. 지금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런 통제가 안 되는 선수들이 많아요. 자기의 마인드가. 선이 없어지면 안 되는 거죠.
 
레전드들은 모두 노력을 강조했다. 단순한 노력이 아니라 생각을 바탕으로 한 현명한 준비여야 한다. 야구장 밖에서는 늘 몸과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야구장 안에서는 그동안 연습과 훈련을 통해 배운 모든 것을 오롯이 다 쏟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정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는 야구를 하면서 다 발산한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야구의 지혜, 인생의 지혜가 생긴다. 이들에게 노력은 관념이 아니라 실체다.

레전드들은 잘하고 있는 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점에서의 ‘자만과 잡념’은 슬럼프에 빠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타성에 젖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레전드들은 치열한 고민과 결단을 통해 스스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들은 인생의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들여다보고 피나는 연습과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레전드들은 말했다.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결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다. 레전드는 타고난 재능이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비법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강한 열정을 가지고 일상에서 늘 야구만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노력을 쌓아 가는 선수들이다. 매일의 노력으로 야구의 역사를 만들어 낸 사람들, 레전드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1]
탄력성(resilience)은 심각한 삶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서 더 나은 적응을 보여 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의미한다. 탄력성은 개인이 특별히 타고난 특성이 아니라 외부의 개입이나 조정을 통해 발달할 수 있는 대처 기술이다. 따라서 개인은 누구나 역경에 대처하는 기술을 학습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이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할 수 있다.
[2]
Fletcher, D. & Sarkar, M., 〈A grounded theory of psychological resilience in Olympic champions〉, 《Psychology of Sport and Exercise》, 13, 669-678. 2012.
[3]
Kernis, Cornell, Sun, Berry, & Harlow, 1993; Kernis, 2005.
[4]
부정/부인(denial)은 프로이트가 제안한 방어 기제 중 하나로, 방어 기제란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방어,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정신적 책략이다. 이 중, 부정은 불쾌한 사건이 일어난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주로 어린 아이나 미성숙한 어른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지만, 성숙한 어른들도 극도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때때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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