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6일 사회
코로나로 되살아나는 플라스틱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고 있다. 최근 등교 개학을 시작한 상당수 학교에 설치되고 있는 투명 가림막은 물론, 일회용 컵, 배달 음식 포장 용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핵심 요약: 건강과 위생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되는 일회용품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강화되어 왔던 관련 규제는 후퇴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란: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를 만들기 쉽고, 가벼운 데다 침방울 등 액체를 차단할 수 있어 코로나 사태 이후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 플라스틱 가림막은 급식실 혹은 교실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쓰인다. 마트 계산대에서도 감염 방지책으로 사용된다. 영국에서는 마트를 비롯해 상점, 택시, 공장 등에 설치할 플라스틱 가림막 수요가 늘어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플라스틱 업계 관계자는 BBC에 수요가 평소의 약 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 전 세계적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배달 음식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도 늘고 있다. 태국 방콕의 4월 쓰레기 배출량은 1년 전에 비해 62퍼센트 늘었다. 온라인 쇼핑으로 택배 물량도 늘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올 2월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7퍼센트 증가했다.
  • 감염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마스크, 의료용 장갑, 안면 보호용 고글 등도 플라스틱 재질이다.
  • 폐플라스틱은 증가한 반면, 유가 하락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재생 원료의 수요는 감소해 폐플라스틱 수거 업체 창고는 포화 상태에 임박했다.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자 환경부는 공공 비축을 시작했다.

이미지 회복 나서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업계는 플라스틱의 안전성을 홍보하면서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 미국 플라스틱산업협회(PIA)는 지난 3월 미국 보건부에 일회용 플라스틱의 건강과 안전상 이점을 공개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 미국 플라스틱 업계는 재사용 쇼핑백의 위생 문제를 들어 마트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쇼핑백에 대한 규제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4월 일회용 쇼핑백 관련 규제를 60일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뉴햄프셔 주는 재사용 쇼핑백 사용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전망: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규제가 완화되면 플라스틱 사용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스크 등 감염 방지를 위한 의료 장비 사용은 필수적이지만, 플라스틱 일회용품이나 포장재 사용은 절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0년 4월 15일 사회
투표용 비닐장갑, 어디로 가나
4·15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에 사용되는 위생 비닐장갑 폐기물이 63빌딩 7개 높이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유권자 4400만 명이 모두 투표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용되는 비닐장갑은 총 8800만 장이라고 밝혔다. 쌓았을 때 총 1743미터에 달하는 양이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제공하는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나오면서 비닐장갑을 벗는다. 소각 처리되는 비닐장갑이 환경 오염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손 접촉 감염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며 철저한 비닐장갑 착용을 당부했다.
비닐장갑 사용법: 일각에서는 손 소독제로 충분히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개인 위생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위생 장갑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 개인 장갑 착용은 불가능하다. 감염자일 경우 개인 장갑으로 기표소 내부와 도구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비치되어 있는 새 비닐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 비닐장갑을 벗은 맨손이나 비닐장갑 위에 투표용 도장을 찍는 ‘투표 인증’은 위생상 부적절하다. 비닐장갑은 투표소에서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고, 나오는 즉시 벗어서 폐기해야 한다.

비닐장갑은 어디로: 비닐장갑은 원칙적으로 재활용 대상이지만, 이번 선거에 사용된 비닐장갑은 소각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투표소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전량 소독한 뒤 종량제 봉투에 넣어 소각한다.
  • 비닐을 포함한 쓰레기를 태우면 1급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등 유해 물질이 방출된다.

결론: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마스크, 비닐장갑 등 일회용품의 사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투표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다시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황에는 분명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다. 자연 분해되는 비닐을 사용하는 등의 대안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2020년 4월 2일 사회
코로나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구가 깨끗해졌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9년 말 공장 폐쇄와 격리 조치로 석탄 사용이 40퍼센트 줄면서 탄소 배출량이 25퍼센트 감소했다. 미국 뉴욕의 오염 수준은 50퍼센트 가까이 개선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가 속도를 내고 있었던 기후 변화 대응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기 침체 이후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부양책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요약: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기후 변화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판데믹 사태를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의 계기로 삼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코로나 효과: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개인의 소비와 여행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 이동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일어날 수 있다.
  • 항공 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2017년 미국에서 배출된 탄소 가운데 28.9퍼센트가 교통 수단으로 발생했다.
  • 격리 상태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다 보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물건을 자주 사고 버리는 습관이 달라질 수 있다.
  • 1인당 소비량이 많은 나라에서 개인의 습관이 달라지는 일은 분명히 의미 있는 변화다. 2018년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사우디아라비아가 18.1톤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6.6톤, 캐나다가 15.3톤, 한국이 12.4톤 순이었다.

역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기후 변화 대응을 늦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에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기후 변화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빌 게이츠는 TED커넥츠 인터뷰에서 “우리가 코로나19에 관심을 갖는 동안에도 기후 변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자본 시장 위축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가 줄고, 경제 위기로 환경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후 변화 대응이 오히려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은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 미 항공 우주국(NASA)은 재택 근무를 결정하고, 북극 연구 비행을 중단했다. 데이터 수집이 중단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세계 리더들의 회의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코로나의 교훈: 코로나19 사태와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기후 변화 대응책을 배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 세계경제포럼(WEF)은 코로나19 사태의 교훈 다섯 가지를 기후 변화 대응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①리스크를 재검토하고 ②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③전 세계적인 시각으로 보고 ④전문가를 믿고 ⑤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세계은행의 호아킴 비에이라 페레이라 레비(Joaquim Vieira Ferreira Levy) 박사는 코로나19와 기후 변화의 공통점으로 ①전 세계적인 영향 ②빈부 격차에 따라 다른 영향 ③정부의 중요성 세 가지를 꼽았다.

결론: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사태를 극복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BBC는 ‘새로운 경제적 사고방식’을 주문한다. 경제 활동은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아니라, 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것을 얻는 일로 인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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