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사회
주말 한 편: 창조의 여신을 위한 방으로 초대합니다
따뜻해지는 날씨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판데믹 이후,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낯선 나라를 탐험하는 일은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서점 여행자의 노트》와 함께 런던의 매력적인 서점으로 떠나 보시는 건 어떨까요? 주목받지 못한 20세기 여성 작가들의 글을 발굴해 펴내고 세상에 알리는 런던의 서점 페르세포네 북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블룸스버리 거리는 런던에서 가장 지적인 곳으로 꼽힌다. 화려한 볼거리나 아름다운 풍경은 없지만, 런던의 지성을 상징하는 대영 박물관이나 런던 대학교처럼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공간들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20세기 초반, 블룸스버리 거리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관습을 타파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지적인 모임이 생겼다. ‘블룸스버리 그룹’이라고 불리는 모임에는 《인도로 가는 길》의 저자 에드워드 포스터(Edward Forster)와 경제학자 존 케인스(John Keynes), 미술 평론가 로저 프라이(Roger Fry) 등이 참여했다. 모두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명망가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한 사람이 있었다. 블룸스버리 그룹의 유일한 여성,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다. 울프의 아버지는 《영국 인명사전》을 편찬한 레슬리 스티븐(Leslie Stephen)으로 교육열이 높은 사람이었다. 스티븐은 시대 상황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딸을 직접 가르쳤다. 아버지의 방대한 서재를 놀이터 삼아 성장한 울프는 성인이 되어 블룸스버리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과 교류했다. 그의 저서 《자기만의 방》에는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 창조력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갈망했던 울프의 바람이 담겨 있다.

울프가 살았던 시대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블룸스버리 거리에는 울프와 같은 여성 작가를 위한 서점,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가 있다. 페르세포네는 20세기 여성 작가의 작품을 다룬다. 여성들의 작품 활동을 경시했던 당대의 분위기로 인해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한 이들의 소설과 산문집을 출간하고 판매한다. 소외된 여성 작가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서점이자 출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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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사회
야구의 신세계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프로 야구단 SK와이번스의 새 주인이 된다. 이마트는 26일 SK와이번스를 1352억 8000만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고, 선수단 및 코치진도 100퍼센트 고용 승계한다.

핵심 요약: 한국 프로야구는 모기업 지원 없이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동안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수익의 사회 환원, 그룹 홍보 차원에서 야구단을 운영해 왔다. 이번 인수는 사회 공헌이 아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앞선 인수와는 다르다.
야구와 쇼핑: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강조해 왔다. 구단 인수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프로야구 관중 대부분은 20~30대 소비자 및 가족 단위다. 이마트의 핵심 타깃과 일치한다. 야구장 안의 관람객이 밖에서는 소비자가 되도록 연결하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침투할 수 있다.
  • 이마트는 야구를 보면서 바비큐를 구워 먹는 ‘이마트 바비큐 존’ 등 구장 내 브랜드 공간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마트가 구상하는 야구장은 단순히 경기를 보는 곳이 아니라 쇼핑, 문화생활, 외식 등이 결합한 새로운 여가 공간이다.
  • 2015년 정 부회장은 이마트 직원 대상 강연에서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구와 사회 공헌: SK그룹의 매각 배경은 재정난이나 운영난과 거리가 있다. 사업 방향이 새롭게 설정되면서 야구단 운영을 중단했다.
  • 기업들은 그동안 야구를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여기고 지원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장 운영을 효율화해 수익을 내거나 모기업을 홍보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NC다이노스의 모기업 엔씨소프트는 대표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집행검’을 뽑아 드는 우승 세리머니로 전 세계적인 홍보 효과를 거뒀다.
  • SK는 프로야구 대신 별도의 사회 공헌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와이번스 매각은 ESG 경영을 강조하는 상황과 연결된 것”이라며 “프로야구는 상업성이 강해 체육 지원이라는 사회 공헌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의 조건: 이마트는 창단을 위한 실무팀 구성을 마친 상태다. 3월 중 구단 이름과 엠블럼, 캐릭터 등을 확정하고 4월 개막하는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 참여한다. 하지만 실무와 별개로 기존 SK와이번스 팬들을 유입하는 것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이번 인수는 구단에서도 몰랐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진행돼 팬들 역시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기대하는 쇼핑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위해서는 팬들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2020년 11월 18일 사회
광화문 광장을 어떡해
서울시가 16일 광화문 광장의 구조를 바꾸는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2월까지 광장 양쪽으로 난 차도를 동쪽으로 옮기고, 내년 5~10월에는 도로가 사라진 서쪽 공간을 ‘공원 품은 광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총 79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핵심 요약: 서울시는 “세계 최대의 중앙 분리대라는 오명 속에 정체성을 잃어버린 광화문 광장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사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 단체들은 시민은 없고 성과만 바라본 무리한 추진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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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6일 사회
설문: 동 전체가 금연 구역…피울 권리 vs. 피할 권리
서울 서초구가 2일 양재동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정했다. 동 전체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 건 전국에서 처음이다. 대신 바닥에 라인을 그어 흡연 구역 15곳을 만들었다. 이곳을 제외하고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내년부터 과태료 5만 원을 내야 한다.

핵심 요약: 서초구는 구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간접흡연과 꽁초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제재라는 반론도 있다. 담배 판매를 아예 금지하지 않을 거면 흡연자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문: 동네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정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3%
47%
비회원은 투표 결과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표를 원하시면 로그인 또는 회원 가입을 해주세요.
‘길빵’ 원천 차단: 서울 서초구는 흡연자들이 금연 구역을 피해 담배를 피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재동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정했다.
  • 지난 2일부터 사유지를 제외한 양재동 전역이 금연 구역으로 정해졌다. 주택가 이면 도로를 포함한 모든 공공 도로가 포함된다. 차도 가장자리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차 안에서 피우는 것도 안 된다. 다만 양재1동과 2동에 각 15곳씩 흡연 구역이 생겼다. 바닥에 주차 구역처럼 라인을 그어 놓은 형태다. 지금은 계도 기간이지만 내년 1월부터 흡연 구역 외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5만 원을 내야 한다. 서초구는 앞으로 모든 동을 금연 구역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 금연이 기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취지다. 서초구는 금연 구역만 아니면 어디서나 흡연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길빵(길에서 흡연하는 행위)’도 지정 배경이다. 서초구는 간접흡연 피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주민 7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금연 구역 지정에 찬성했다.
  • 혐연권은 비흡연자가 다수가 함께 쓰는 공간에서 흡연 규제를 요구하는 권리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담배 연기를 피할 권리인 혐연권은 사생활의 자유를 넘어 개인의 생명권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끽연’도 권리다: 하지만 동 전체에서 담배 자체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반박도 있다.
  • 일각에서는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타인의 바로 곁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동 전체에서 아예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흡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흡연권도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헌법 제10조 행복 추구권과 17조 사생활의 자유에 포함된다.
  • 흡연자들은 담배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할 것이 아니라면 흡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흡연자들은 담배 한 갑을 구입할 때 원가의 6배에 달하는 세금을 낸다. 올해 3분기까지 정부가 거둬들인 담뱃세는 8조 9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흡연자를 위한 공간 조성 등 배려보다는 무조건적인 제재와 금지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권리가 공존하려면: 대안은 없을까. 흡연과 비흡연자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누는 ‘분연’ 정책이 하나로 꼽힌다. 일본은 걸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지만, 5분 거리 간격으로 흡연 공간을 마련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대다수의 실내 장소를 금연 구역으로 엄격히 정해 적발되면 80만 원의 벌금을 물린다. 단 입구에서 10미터 떨어진 곳에 이정표를 세워 흡연 구역을 명확히 설정한다. 피울 권리와 피할 권리의 공존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