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6일 경제
“미국의 마법을 믿어라” 버핏의 조언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20년 연례 주주 총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미국 경제를 낙관한다고 전망했다. 버핏은 2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화상 주주 총회를 열고 “미국의 마법은 이번에도 우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요약: 버핏의 시장 진단과 전망을 들을 수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 총회는 ‘자본주의의 록 페스티벌’로 불리는 대형 이벤트다. 올해 버핏의 메시지는 미국 경제의 건재, 항공업의 어두운 전망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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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6일 경제
미국의 실업 쇼크
3월의 마지막 2주 동안 거의 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실업 수당을 신청했다. 3월 셋째 주에 334만 명, 넷째 주에 665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자택 대기령과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지면서 일용직, 계약직 직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다.

핵심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연방 정부 지침을 4월 30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휴업이 장기화되면 실업 쇼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실업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세: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1주일 동안 실직해 실업 수당을 신규 신청한 미국인이 665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주당 35만 명 수준이었다.
  • 종전 최대 기록은 1982년 오일쇼크 때 기록한 69만 5000명이었다.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66만 5000명이 최대였다. 코로나 실업 쇼크가 당시보다 10배나 높다.
  •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 항공, 호텔, 요식업, 소매업처럼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고 있다. 신용 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일자리의 절반에 달하는 8000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

전망: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8000명이 넘는다. 4일에는 확진자가 하루 만에 3만 명이 늘었다. 미국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경제 활동을 멈추는 ‘셧다운’ 상태를 이어 간다. 실업 쇼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 골드만삭스는 4월 말까지 900만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는 7월까지 2000만 명이 해고 또는 무급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최악의 경우 4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률이 32.1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공황 때인 1933년 미국의 실업률은 24.9퍼센트였다.

결론: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세계 각국이 밀접히 연결돼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바이러스가 석 달 만에 지구 전체로 퍼졌듯, 미국의 실업 쇼크는 수출 국가인 한국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율라 비스의 말처럼 면역도 경제도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 된다.
2020년 4월 3일 경제
V자형 반등 vs. L자형 침체
유엔이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0.9퍼센트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 활동 제한 기간과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 불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3분기에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V자형 반등과 “심각한 대공황이 올 것”이라는 L자형 침체 예측이 충돌하고 있다.
타임라인: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환자가 처음 보고됐을 때만 해도 세계 경제 위기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1~2월 중국이 공장을 멈췄을 때도 글로벌 대기업들의 중국 매출 하락과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3월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 당분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겠지만, 정부의 강력한 재정 정책으로 경기가 반등하는 V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 “이번 경제 폐쇄는 1930년대식 경제 불황보다는 눈 폭풍 같은 자연 재해에 가깝다. 미국 경기가 매우 가파르게 침체되겠지만 꽤 빨리 회복될 것이다.”
  • 제임스 블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경제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강하게 반등할 것이다. 코로나가 사라지고 모두가 일상과 일터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 미국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은 2분기에 34퍼센트 급락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시기가 되겠지만, 3분기에 19퍼센트 급등할 것이다.”

비관적인 전망: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경기가 급락한 뒤 회복 기미 없이 저점에서 장기간 머무는 L자형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계좌에 돈이 얼마 없다. 다수가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빚은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 소비자 주도의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다.”
  • 캐서린 만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시 일하게 되는 것보다 다시 놀게 되는 것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선진국들의 올해 하반기 경제가 우려되는 이유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2008년 금융 위기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다. 대공황보다 훨씬 안 좋다. 생산량 감소가 몇 년, 몇 달이 아니라 3주 만에 일어났다. V자형도, U자형도, L자형도 아니다. I자형이다. 수직 낙하한다.”

결론: 중국은 코로나 확산이 둔화되면서 3월부터 경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멈췄던 공장이 다시 가동되며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수요 감소, 무역 감소, 투자 감소는 코로나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개발 도상국들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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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3일 경제
돈을 주고 기름을 파는 시대
사우디아라비아가 1일 역대 최대 규모인 1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면서 증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 대비 0.17달러 하락한 20.31달러로 20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다. 유가가 떨어지면 비산유국이 석유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정유화학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핵심 요약: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감한 상황에서 원유 생산량이 늘면서, 마이너스 유가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팔리지 않은 원유를 저장할 시설이 부족해지면, 오히려 저장 비용을 지불하고 원유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마이너스 유가: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지면 원유 가격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 돈을 주고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조만간 저장 시설과 정유 시설, 터미널과 선박, 파이프라인 등 원유를 저장하고 이송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시설의 수용력이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실제로 미국 와이오밍에서 생산된 원유는 배럴당 -19센트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유 산업의 위기: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원유 재고의 가치도 추락한다. 기업별로 수천억 원대 손실이 불가피하다.
  • 정유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에쓰오일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현대오일뱅크는 임원 급여 20퍼센트를 삭감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울산 정체 공장 가동률을 80퍼센트로 줄였다.
  •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수익성 저하로 정유 공장 폐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셰일 오일 기업 화이팅 페트롤륨(Whiting Petroleum Corp)은 1일 파산을 신청했다. 유가 급락 사태 이후 첫 번째 주요 셰일 기업 파산 사례다.
  • 셰일 오일 업계는 빚을 내 암석 채굴 기술에 집중 투자해 왔다. 북미 셰일 오일 기업들이 2020~2024년에 갚아야 할 부채는 86억 달러(10조 5651억 원)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정유 기업 대표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을 강행했지만, 러시아가 증산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심각한 위기는 피했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 가격은 2일 9.6퍼센트 상승했다.

관련 주제 읽기: 승자 없는 석유 전쟁
2020년 4월 1일 경제
스타트업 투자 전망
미국의 데이터 분석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듬해 미국의 VC(벤처 캐피탈)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28퍼센트 감소했다. 코로나 위기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올해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금액은 전년보다 390억 달러(47조 56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

핵심 요약: 코로나 판데믹으로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투자 유망 업종은 있다. 헬스테크, 웰니스, 푸드테크, 사물인터넷 부문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반면 차량 공유 서비스 등 모빌리티 부문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시대의 투자: 스타트업은 경제 위기에 특히 취약하다. 이 시기에는 VC들이 더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금융 위기 이듬해인 2009년 미국의 VC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28퍼센트 감소했지만, 투자 건수는 5퍼센트 감소에 그쳤다. 투자 규모는 줄었지만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찾을 수 있는 기회는 크게 줄지 않은 것이다.
  • 특히 엔젤과 시드 단계(투자금 100만 달러 이하)는 불황 속에서도 투자 금액과 건수 모두 33퍼센트 증가했다. 반면 초기(투자금 400만 달러 이하), 후기(투자금 800만 달러 이하) 단계에서는 투자 금액과 건수가 7~35퍼센트 감소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시대의 투자: 코로나 판데믹은 스타트업의 투자 환경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부 산업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 헬스테크, 웰니스: 원격 의료 규제가 풀리고 정부 투자가 증가해 투자에 유리환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질병 예방 및 모니터링 제품, 영양 보충제, 가정 의료 운동 제품 및 서비스, 원격 의료, 디지털 생체 인식, 웨어러블, 개인 맞춤 의약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 푸드테크: 코로나 불황 이후 폭증했던 배달 음식 수요가 내려갈 수 있겠지만, 식당 폐쇄로 배달 음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 영구적으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공유 주방, 온라인 식료품점, 배달 로봇, 키친테크 등이 대상이다.
  • 모빌리티: 차량 공유 서비스는 운행 횟수가 줄고 비용이 증가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버와 리프트는 이미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수 있다. 저유가 국면도 내연 기관 차량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 기타: 사물인터넷(IoT) 부문은 센서 기술에 관심이 많은 인텔, 퀄컴, 소니, 삼성이 주요 투자자인데, 이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 스타트업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현금 사용을 재고하게 되면서 디지털과 모바일 결제가 강세를 보이고, 일자리와 이주가 감소하면서 송금 서비스가 침체될 것이다.

결론: 코로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매출 감소와 투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불황 시기를 살펴보면 투자 규모는 줄었어도 투자 유치의 기회는 크게 줄지 않았다. 엔젤과 시드 단계의 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VC업계도 10여 년 전보다 더 크고 견고해졌다. 피치북의 보고서는 미국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20년 3월 27일 경제
유가 전쟁, 현재까지의 스코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이 맞붙고 있는 유가 전쟁에서 러시아가 가격 경쟁력이라는 무기를 확보했다. 3월 27일 현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3주 새 6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기준 러시아 원유 생산 비용도 크게 줄었다.

핵심 요약: 석유 패권의 핵심은 세계 석유 시장 지배력을 의미하는 점유율과 가격 조정을 통한 압박에 활용되는 낮은 생산 단가다.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 점유율에서는 사우디를 압도한 적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밀리고 있었다.
러시아의 환율: 코로나 사태와 원유 증산 경쟁으로 26일 루블·달러 환율은 78.39루블로 한 달 전의 65.49루블에 비해 16퍼센트 올랐다. 루블 가치가 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달러를 기준으로 한 러시아의 원유 생산 비용도 하락했다. 반면 사우디 화폐인 리얄의 가치는 그대로다. 사우디는 달러 연동 고정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러시아 국영 정유사 로스네프트(Rosneft)의 배럴당 생산 비용은 지난해 3.1달러에서 현재 2.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로이터가 추산했다. 사우디 국영 정유사 아람코의 생산 단가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2.8달러로 유지되고 있다.
  • 루블 폭락은 러시아 경제 전반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 오일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에는 도움이 된다. 사우디와의 증산 경쟁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비축 시설: 사우디의 무기는 버틸 수 있는 여력이다. 사우디는 비축 시설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증산 후 팔려나가지 않은 원유를 보관해 뒀다가 추후 유가가 상승하면 시장에 풀 수 있다.
  • 시장 분석 기관 데이터 이니셔티브 공동 기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원유 비축 시설 재고량은 1월 기준 1억 5400만 배럴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3억 1000만 배럴에 달했던 2015년 비축량의 절반 정도다.

미국의 협상 제안: 2018년 원유 생산량 점유율 16.2퍼센트로 세계 1위 산유국이 된 미국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비축 여력에서도 밀리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와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 배럴당 40달러 이상으로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 오일 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인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금지령을 발효하면서 정유 업계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인도는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세 번째 원유 소비국이다.
  • 미국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원유 감산 협상을 시작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사우디의 지위를 활용한 압박 전략도 거론되고 있다.

결론: 러시아, 사우디는 각자의 무기를 확보하고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그러나 재정의 상당 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와 사우디도 장기간 버티기는 어렵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결국 이번 유가 전쟁은 승자 없이 피만 흘리고 끝나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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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7일 경제
미국, 2조 달러 풀어 경제 살린다
미국 상원이 역대 최대인 2조 달러(25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 부양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 국내 총생산(GDP)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긴급 지원했던 구제 금융(7000억 달러)의 3배에 이른다.

핵심 요약: 미국은 기업 대출, 중소기업 구제 등과 더불어 개인 직접 지원에도 나선다. 성인 1인당 1200달러(150만 원)를 지급할 방침이다. 한국 역시 100조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해 기업 도산을 막기로 했다.
상세: 미국의 ‘슈퍼 경기 부양안’은 25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하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을 통과하면 대통령 서명을 거쳐 곧바로 발효된다. 경기 부양안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기업 대출에 5000억 달러(616조 원), 중소기업 구제 3670억 달러(452조 원), 실업 보험 확대 2500억 달러(308조 원), 지방 정부 지원 1500억 달러(185조 원), 병원 등 의료 기관 지원 1300억 달러(160조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 개인 직접 지원에도 2500억 달러(308조 원)가 투입된다. 연 소득이 7만 5000달러(9200만 원) 이하인 성인에게 3주 안에 1200달러(150만 원)를 지급한다. 아이가 있으면 한 명당 500달러(60만 원)를 추가 지급한다.
  • 정부와 공화당이 만든 초안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기업 지원이었다. 민주당이 노동자에 대한 지원은 적고 대기업 지원이 많은 ‘대기업 구제 방안’이라며 반대해, 협상이 닷새 동안 이어졌다. 결국 지원 규모는 그대로 두되 자금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 협상 타결 전날인 24일 경기 부양책이 의회를 곧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우지수가 11퍼센트 넘게 폭등했다. 193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25일에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 갔다.

한국 상황: 한국 정부도 긴급 자금을 투입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100조 원 규모의 기업 구호 긴급 자금 투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금융 지원에 22조 5000억 원, 중소·중견 기업 경영 자금 지원 29조 1000억 원, 채권·펀드 시장 안정 펀드 30조 7000억 원 등이 투입된다.
  • 앞서 정부는 19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50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50조 원을 추가 배정해 지원 범위를 대기업과 중견 기업까지 확대한 것이다.
  • 한국은행은 환매 조건부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26일 발표했다.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할 경우 회사채 매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결론: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정부는 현금을 풀어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세계 경제의 슬럼프를 막는 방법
2020년 3월 24일 경제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전 세계를 마비 상태에 빠뜨린 코로나19가 인류의 역사를 좌우할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판데믹 사태 이후 국가의 힘이 강화되면서 ‘감시 사회’가 탄생하고, 글로벌 공급 체인 재편으로 국제 경제의 체계도 달라질 것이다.

핵심 요약: 코로나19의 확산 통제를 위해 각국 정부는 일시적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으로 흩어져 있는 생산 시설은 소비 지역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면서 세계 경제의 연결은 약화할 것이다.
통제 vs. 자유: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적 감시와 시민의 힘 사이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미국의 느슨한 문화가 엄격한 문화로 바뀔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 주도의 긴급 조치가 판데믹 사태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덜 개방적이고, 덜 자유로운 세계가 될 것이라고 썼다.
  • 유발 하라리는 국가의 감시 체계가 개인의 ‘피부 아래(under the skin)’로 침투해 체온이나 혈압 등 생체 정보를 관리하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슬픔, 기쁨, 분노 같은 감정이 생체 정보와 같은 생물학적 작용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감정이 통제되는 사회가 도래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 토머스 프리드먼이 인용한 메릴랜드대 미셸 겔판드 교수의 글은 자유보다 규칙을 중시하는 ‘엄격한’ 국가로 중국,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을 꼽고, 이들 국가가 역사적으로 기근,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 등의 재앙을 겪으면서 엄격한 제도를 갖추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강력한 제도와 규칙은 생명을 구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 스티븐 월트는 코로나19 임시 조치로 정부가 새로운 힘을 얻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 국제 사회의 힘과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 나라들과 난관에 빠진 미국과 유럽이 대조되면서 ‘서양’이라는 브랜드의 광채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자본주의: 미국 외교 협회 선임 연구원을 지낸 과학 저널리스트 로리 개럿은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빠른 속도로 운송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변화를 예상했다. 미국 해병대 대장 출신의 존 앨런 브루킹스 연구소 소장은 경제 위기로 국가 간 긴장과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 우려했다.
  • 로리 개럿은 생산 설비를 세계 각지에 배치하고, 물류 시스템을 통해 재고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면서 실시간으로 생산물을 소비지에 배송하는 현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은 위기관리를 위해 생산 설비를 해외에서 소비 지역으로 옮기고, 재고를 비축해 두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이다.
  • 존 앨런은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 위기에 취약한 노동자가 많은 개발 도상국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의 체계가 불안해지고 국가 간 갈등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론: 분명한 것은 코로나19가 세계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음과 같이 주문한다. 과학, 공공 기관, 미디어에 대한 신뢰를 재건해야 한다(유발 하라리). 개인과 기업의 생존을 위해 관대한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토머스 프리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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