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30일 경제
마이너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코로나19 여파로 3월 산업 생산, 소비, 고용 관련 지표가 모두 추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사업체 종사자 수와 카드 사용액은 사실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핵심 요약: 경제 활동의 주요 지표인 생산, 소비, 고용이 모두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지표는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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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8일 경제
기업 가치 6조 빅히트, 코스피 간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연내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반기 중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6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요약: 빅히트는 중소기업 중심의 코스닥이 아닌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3대 엔터테인먼트사’로 불리는 JYP, SM, YG는 코스닥 상장사다.
국내 최대 엔터 기업의 등장: 현재 주요 엔터사의 시가 총액은 JYP 7134억 원, SM 6003억 원, YG 5252억 원이다. 빅히트가 상장하면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 빅히트는 JYP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방시혁 대표가 2005년 독립해 설립한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2018년 기준 빅히트 최대 주주는 방시혁 대표(43퍼센트)이며, 2대 주주는 방 대표의 친척인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25.22퍼센트)이다.
  • 2019년 빅히트는 매출 5872억 원, 영업 이익 98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5퍼센트, 영업 이익은 24퍼센트 증가했다.
  • 빅히트는 2019년 자회사를 통해 자체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팬 커머스 위플리를 론칭했다. 팬과 스타의 소통부터 티켓, 굿즈 구입까지 자사 플랫폼으로 통합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방탄소년단의 빅히트: 빅히트는 BTS의 성공과 함께 성장해 왔다. 2017년 924억 원이었던 빅히트의 매출은 방탄소년단이 두 개 앨범을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린 2018년 2142억 원으로 성장했다.
  • 2019년 발매한 BTS의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는 372만 장, 투어 티켓은 97만 6283장 판매됐다.
  • BTS가 창출하는 경제 효과는 연간 5조 6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연 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를 4조 1400억 원, 부가 가치 유발 효과는 1조 4200억 원으로 추정했다. BTS가 2019년 서울에서 3일간 연 공연의 경제 효과는 약 9229억 원으로 추산된다.
  • BTS는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4개의 앨범을 올렸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까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출연했다. 2019년 월드 투어에는 총 2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망: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다가오는 BTS 멤버들의 입대 등은 빅히트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다. 그러나 여전히 빅히트는 올해 ‘IPO 대어’로 꼽힌다. 빅히트의 상장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0년 4월 28일 경제
1300만 명이 10만 원을 받으면 생기는 일
도민 전원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에서 자영업자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이 4월 22~24일 사흘간 도내 자영업자 4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1퍼센트가 재난 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매출이 상승했다고 답했다.

핵심 요약: 경기도는 4월 9일부터 소득,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조건 없는 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의 실험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대책을 마련하는 데 참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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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0일 경제
사상 최악의 3월 고용 지표
사상 최악의 3월 고용 통계가 발표됐다. 취업자 수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일시 휴직자도 전년 동월 대비 120만 명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시 휴직자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일자리 절벽이 도래했다.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다.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에 피해가 집중됐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었다.
일자리 통계: 17일 통계청이 ‘2020년 3월 고용 동향’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경제 활동이 감소하면서 일자리가 급감했다.
  • 취업자 수: 3월 취업자 수는 2660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 5000명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5월(24만 명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 업종별 취업자 수: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도·소매업(16만 8000명 감소), 숙박·음식점업(10만 9000명 감소), 교육·서비스업(10만 명 감소) 등에서 고용이 줄었다. 반면 택배 주문이 늘면서 운수·창고업은 7만 1000명 증가했다.
  • 취약 계층 취업자 수: 코로나19 고용 충격은 취약 계층부터 덮쳤다. 임시직(42만 명 감소), 일용직(17만 3000명 감소), 15~29세 청년층 취업자(22만 9000명 감소)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 일시 휴직자 사상 최대: 취업 상태지만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시 휴직자가 160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34만 7000명)보다 126만 명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가 더 길어지면 휴직이 실직으로 바뀔 우려가 있다.
  • 불완전 취업자 사상 최대: 불완전 취업자란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실 여건상 어쩔 수 없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불완전 취업자 수는 120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만 명 증가했다.
  • 구직 활동 없이 쉰 사람들: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구직 계획이 없어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전년 동월보다 36만 6000명 증가한 236만 600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가 41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9000명 늘었다.
  •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 여러 고용 지표가 역대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지만, 실업 급여 신청자는 전년 동월 대비 3만 1000명 증가에 그쳤다.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책: 정부는 이번 주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고용 안전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 유지 대책과 실업 대책, 신규 일자리 창출 대책, 고용 사각지대 대책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일정: 20일 국회는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 연설을 청취한다. 여당은 이번 주에 추경안 심사에 착수해, 늦어도 29일까지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2차 추경은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 포인트’ 추경이다. 이 때문에 항공업 등 코로나 피해가 극심한 기간산업 지원, 자영업자 지원, 일자리 대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3차 추경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2020년 4월 14일 경제
위기에 빠진 두산
두산그룹이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 구조 개선 계획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1조 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면서 고강도 구조 조정 계획을 요구한 바 있다.

핵심 요약: 두산이 위기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재정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국책 은행이 1조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빚은 4조 2000억 원이다.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둡다.
두산의 역사: 두산그룹은 재계 15위의 대기업이다. 주류 중심의 소비재 기업으로 성장한 뒤, 과감한 인수·합병과 매각을 통해 중공업 중심 기업으로 전환했다. 핵심 계열사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이 있다.
  • 1896년 보부상으로 전국을 돌던 상인이 서울 종로에 터를 잡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포목점을 연다. ‘박승직 상점’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의 시작이었다.
  • 1951년 창업주의 아들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은 ‘두산상회’로 이름을 바꾸고 운수업을 시작한다. 두산이라는 상호는 ‘한 말(斗) 한 말 차근차근 쉬지 않고 쌓아 올려 산같이 커져라’는 의미다.
  • 초대 회장의 바람처럼 두산은 쉼 없이 주류업, 건설업, 무역업에 진출해 사세를 키웠다. 2000년대 들어 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기업으로 전환한다. OB맥주, 처음처럼, 버거킹 등 소비재 사업을 매각하고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했다.

두산의 위기: 두산그룹의 위기는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두산건설에서 위기가 시작돼 두산중공업으로 옮겨붙었고, 급기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다.
  • 2009년 두산건설의 ‘일산 위브 더 제니스’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맞았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지분을 팔거나 알짜 사업부를 매각해 두산건설에 1조 9200억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두산건설은 회생하지 못한다. 2019년 말 상장 폐지되고 두산중공업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을 살리려다 부채만 늘었다. 최근 5년간 평균 부채 비율은 270퍼센트에 달한다. 그러는 사이 석탄 화력 발전소 신규 수주가 매년 줄었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수주도 급감하며 유동성 위기가 닥친다. 10년 전 9만 원이 넘던 주가는 13일 현재 3990원이다.

두산의 자구안: 두산그룹은 13일 채권단에 자구안을 전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모든 자산의 매각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은 채권단과의 협의,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 두산그룹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4조 2000억 원이다. 자산 매각이 불가피한데, 두산건설은 적자가 커서 매각이 쉽지 않다. 결국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는 수밖에 없다.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우량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 두산건설에서 시작된 위기가 두산중공업, 그룹 전체로 확산한 것을 고려할 때, 채권단은 계열 분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공업과 분리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결론: 두산그룹의 계열사 중 프로 야구 구단인 두산베어스가 있다. 두산베어스의 슬로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허슬 두(Hustle Doo)’다.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최선을 다한다는 뜻의 영어 단어 ‘허슬’과 두산의 ‘두’를 합한 말이다. 두산이 이번 위기를 잘 이겨 내서 산같이 든든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년 4월 9일 경제
기업 승계에도 타이밍이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두 자녀에게 한 주식 증여를 취소하고 이달 1일자로 다시 증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증여 시점을 변경한 것이다.

핵심 요약: 상장 회사의 주식 증여세는 증여 시점 직전 2개월과 직후 2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CJ그룹 총수 일가는 증여 시점을 바꿔 120억 원의 세금 감면 효과를 봤다.
CJ그룹 총수 일가의 절세 전략: CJ그룹 총수 일가는 주가 폭락장을 이용해 증여세를 120억 원가량 줄였다.
  • 2019년 12월 9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딸과 아들에게 CJ그룹 지주사인 CJ의 신형우선주를 각각 92만 주씩 증여했다. 당시 주가는 주당 6만 5400원이었다. 자녀 한 명당 602억 원씩, 총 1204억 원을 증여한 것이다.
  • 2020년 3월 30일 이 회장은 증여를 취소하고 4월 1일 같은 규모를 다시 증여한다. 현행법상 증여일의 월말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증여 취소가 가능하다. 이날 주가는 작년 증여 시점보다 36퍼센트 하락한 주당 4만 1650원이었다. 종가 기준 총 증여액은 766억 원이다.
  • 주가가 향후 2개월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최종 증여세는 609억 원 수준이 된다. 이전 시점의 증여세보다 120억 원가량 줄어든다.

상속세와 증여세: 상속세와 증여세는 재산을 무상 이전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재산을 이전한 시점이 사망 이후면 상속세, 생전이면 증여세를 낸다. 기업주가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넘겨줄 때는 일반적으로 상속보다 증여가 절세에 유리하다. 향후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상속세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 증여세를 책정하려면 먼저 증여가액이 정해져야 하는데, 상장사의 주가는 계속 변한다. 그래서 주식 증여일 전후로 2개월씩, 총 4개월간 주가를 평균해 증여가액을 정한다. 비상장 주식은 3년간 실적과 자산 가치를 평가해 계산한다.
  • 30억 원 이상을 증여하면 증여세율이 50퍼센트다. CJ 같은 대기업의 최대 주주가 주식을 증여할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져 증여세율이 60퍼센트가 된다.
  • 한국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50퍼센트)은 OECD 36개국 중 일본(55퍼센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까지 더하면 60퍼센트로 가장 높다. 미국과 영국은 40퍼센트, 독일은 30퍼센트다. 캐나다와 호주는 상속세가 없다.

결론: 기업 승계와 증여에도 타이밍이 있다. 코로나 사태로 코스피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승계 작업이 적기를 맞았다. 코스피는 2월 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3월 중순 저점을 찍었다. 증여일 직전 두 달의 주가는 증여가액 산정에 이용된다. 4월 중순부터 기업들의 증여와 승계 작업이 더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월 8일 경제
배달의 전쟁
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이 새로 도입한 요금 체계에 비판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개선책을 마련하고, 이달에 업주들이 낸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기로 했다. 월 정액 광고료 방식에서 주문 건당 수수료 부과 방식으로 요금제를 개편한 지 6일 만이다.

핵심 요약: 배달의민족은 요금제 개편으로 전체 업소의 절반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린다고 밝혔지만, 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 논란이 독과점 문제로 번지면서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배민의 수익 모델 전환: 한국 배달 앱 시장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이 지난 1일 수익 모델을 광고에서 수수료로 전환했다. 배민의 수수료 모델 도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2015년 7월까지 배민은 주문 1건당 6.5퍼센트의 수수료를 받았다. 그러나 점주들의 부담이 크다는 비판이 나오자 수수료를 폐지하고 광고 1개당 8만 8000원을 받는 광고 모델을 도입했다. 광고를 낸 업소를 앱 화면 상단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 지난 1일 배민은 다시 수수료 모델을 들고 나왔다. 주문 1건당 5.8퍼센트의 수수료를 받는다. 배민은 일부 업소가 광고 여러 개를 구입해 앱 화면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 배민은 요금제 개편으로 전체 업소의 52.8퍼센트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월매출 1000만 원인 업소의 경우 요금 부담이 월 26만 원(광고 3건 이용 시)에서 58만 원으로 뛴다고 반박하고 있다.
  • 이번 수수료 논란은 한 회사의 수익 모델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배민 등록 업소가 24만 개가 넘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곧바로 반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를 막겠다며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가 흔드는 배달 시장: 국내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의 규모는 9조 7365억 원이다.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했는데, 사태 종식 이후에도 소비 행태의 변화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5.7퍼센트로 1위다. 2위는 요기요(33.5퍼센트), 3위는 배달통(10.8퍼센트)이다.
  • 그런데 배달 앱 1~3위를 한 회사가 운영하게 될 수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소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12월 배민 인수를 발표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 배달 앱 시장을 독식하게 된다.
  • 지난해 12월 30일 배민과 요기요는 기업 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정위는 양사의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지 등을 심사해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데, 6일 수수료 문제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결론: 수수료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배민은 주문 건당 수수료 부과 방식을 백지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9년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할 때 공정위는 향후 3년간 판매 수수료를 동결하는 조건으로 기업 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사례를 고려할 때 배민 입장에서는 이번이 요금제에 손을 댈 수 있는 당분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2020년 4월 7일 경제
‘라임 사태’ 정리
검찰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관계자 8명을 구속했다. 라임 사태는 피해자 4000여 명, 피해 규모 1조 67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경제 범죄 사건이다.

핵심 요약: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이 사실상 파산해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펀드 판매와 운용 과정의 불법, 편법 실태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라임 사태를 간략히 정리했다.
타임라인: 라임자산운용(라임)이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빈 깡통으로 전락하기까지는 1년도 걸리지 않았다.
  • 2012년에 설립된 라임은 운용 자금이 2015년 206억 원에서 2019년 5조 6600억 원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라임 펀드는 은행 예금 금리의 5배가 넘는 연 10퍼센트대의 수익률로 인기를 모았다.
  • 2019년 7월 펀드 운용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한다. 라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펀드에 맡긴 돈을 빼가기 시작한다.
  • 2019년 10월 라임은 ‘환매 중단’을 선언한다. 환매가 중단되면 투자자는 펀드에 맡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일반 기업으로 치면 파산을 선언한 셈이다.
  • 환매 중단의 피해자는 4000여 명, 피해 규모는 1조 67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검찰은 라임 펀드 관계자들을 투자 사기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라임 펀드를 운용했던 이종필 전 부사장 등 주요 피의자들은 잠적한 상태다.

라임 펀드의 구조: 소수의 모(母)펀드에 수백 개의 자(子)펀드가 연계돼 있는 구조다. 라임은 시중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자펀드를 판매해 모은 자금을 모펀드에 투자했다. 모펀드는 이 돈을 채권, 주식 등에 투자했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자펀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고위험 부실 자산이 많아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을 입었다.

라임의 실체: 라임 펀드는 한때 없어서 못 사던 인기 금융 상품이었다. 그러나 수사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며 펀드 판매와 운용 과정의 불법, 편법 실태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 라임이 운용했던 ‘사모펀드’는 어디에 얼마를 투자했는지 투자자에게 공개할 의무가 없다. 라임은 이를 악용해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 신용카드 여러 장으로 카드빚을 돌려막듯, 한 펀드에 손실이 나면 다른 펀드에서 자금을 가져와 메꿨다.
  • 라임 사태의 배후에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자금줄’로 알려진 인물인데, 라임 펀드 자금을 이용해 기업들의 경영권을 확보한 다음 회삿돈을 횡령해 기업을 깡통으로 만드는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여 왔다. 현재 잠적한 상태다.
  • 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도 수사 대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할 때 손실 위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실한 펀드를 속아서 샀다는 것이다.
  • 정관계 로비 의혹도 제기된다. 라임 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 센터장이 환매 중단을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 사태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지목된 행정관은 금융감독원 출신인데, 김봉현 전 회장의 고향 친구다.

결론: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1조 6700억 원 규모다. 그중 절반은 이미 손실 처리가 됐다. 나머지 절반 중 일부가 회수되더라도 라임에 대출을 해준 증권사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투자금 전액을 잃는 개인 투자자들이 나올 수 있다. 라임 사태는 손실을 은폐한 자산운용사, 회사를 인수해 껍데기만 남기고 팔아넘긴 기업 사냥꾼, 펀드 판매 수수료에만 집착한 은행·증권사의 합작품이다.
2020년 3월 31일 경제
코스피,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샀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외국인들이 17조 2269억 원 규모의 한국 기업 주식을 팔았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18조 3504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핵심 요약: 코로나 사태로 국내 주식 시장이 폭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고 이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동향: 3월 한 달간 외국인은 한국 기업의 주식을 팔았고, 그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였다.
  • 외국인은 팔고: 3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12조 4466억 원어치의 한국 기업 주식을 팔았다. 2월 순매도액(3조 3047억 원)의 4배 수준이다. 코로나가 중국, 한국을 넘어 유럽과 북미까지 퍼지면서 세계 경제 침체가 가시화되자, 안전 자산인 달러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다. 
  • 개인은 사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쏟아낸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고 있다. 3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10조 802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2월 순매수액(4조 8972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여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주식 활동 계좌도 3053만 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저가 매수의 기회: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 확산으로 2~3월 주가가 폭락하자, 주식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가 결국 반등했듯, 이번 위기 역시 잘 수습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삼성전자 집중 매수: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삼성전자 주식은 4조 5000억 원이 넘는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만큼 튼튼한 기업이 없는데,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30퍼센트 넘게 떨어졌던 만큼 이때 싸게 사두면 주가가 회복됐을 때 차익 실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 전망: 15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가 3월 24~25일 반등에 성공하며 1700대를 회복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상승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고,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하며 코로나 판데믹으로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결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11일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와 유가 급락이 시장에 “원투 펀치”를 날렸다며 “주식 시장에 오래 있다 보면 온갖 일을 겪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기까지 나는 89년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주식 투자에 정답은 없다. 다만 ‘기업의 가치를 분석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2020년 3월 30일 경제
대한항공의 남매 전쟁, 이번에는 동생이 이겼다
한진칼이 27일 정기 주주 총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조 회장은 찬성 56.7퍼센트, 반대 43.3퍼센트로 과반수를 넘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핵심 요약: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사이의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이 승리했다. 그러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속한 ‘3자 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분쟁 타임라인: 2019년 4월 8일 한진그룹의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했다. 대한항공 정기 주주 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상실한 지 12일 만이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총 패배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양호 전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타계하면서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다.
  •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의 지배 구조 정점에는 한진칼이 있다. 한진칼을 손에 넣는 사람이 한진그룹을 이끌게 된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7.84퍼센트였다. 조양호 전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자 유산은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3남매에게 1.5:1:1:1의 비율로 상속됐다.
  • 상속 이후 장남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6.52퍼센트,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은 6.49퍼센트가 됐다. 둘의 지분 차이가 0.03퍼센트밖에 되지 않아 우호 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경영권이 얼마든 바뀔 수 있다.
  •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칼 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꾸렸다. 특히 2대 주주인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앙숙 관계였다. 그러자 2월 4일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해 안타깝다”며 조원태 회장 지지를 공식 선언한다.

주총 상세: 지난 27일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을 놓고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표 대결을 벌였다. ‘남매의 전쟁’ 1차 대결에서 조원태 회장은 찬성표 56.7퍼센트를 얻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조 회장의 승리는 예견된 결과였다. 주총 전까지 양측이 확보한 지분은 다음과 같다.
  • 조원태 회장 진영: 조 회장은 본인(6.52퍼센트)과 이명희 고문(5.31퍼센트), 조현민 전무(6.47퍼센트), 특수관계인(4.15퍼센트), 델타항공(10퍼센트),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3.79퍼센트), 카카오(1퍼센트), GS칼텍스(0.25퍼센트), 국민연금(2.9퍼센트) 등 40.39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했다.
  •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 조 전 부사장은 본인(6.49퍼센트)과 KCGI(17.29퍼센트), 반도건설(5.00퍼센트) 등 28.78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했다. 반도건설은 지분 8.2퍼센트를 갖고 있지만, 추가 매입한 3.2퍼센트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지분 매입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로 밝혀 법원이 공시 위반이라 판단했다.

결론: 한진칼의 주주 명부가 폐쇄된 지난해 12월 26일 이후 사들인 주식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갖지 못했다. 그런데 주주 명부 폐쇄 이후에도 3자 연합은 주식을 계속 사들여 현재 지분을 42.13퍼센트까지 늘렸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이겼지만,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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