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9일 경제
닥터 코퍼, 경기 전망을 알려 줘
코로나19로 급락했던 구리 가격이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국 CNBC는 24일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친환경, 디지털 부문 투자를 가속화해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구리 가격의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구리는 전기차, 5G 네트워크,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핵심 원자재다. 친환경, 디지털 투자가 확대되면서 구리 수요가 급증해 ‘구리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닥터 코퍼의 전망: 구리는 전기, 전자, 건설 등 산업 전반에 원자재로 쓰이고, 유가보다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을 덜 받아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로 사용된다.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고도 불린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 지난 26일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구리는 톤당 5985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올해 최저점을 찍었던 3월 23일(톤당 4617달러) 대비 30퍼센트 상승한 가격이다.
  • 미국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친환경, 디지털 분야의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5G 네트워크, 신재생 에너지에는 모두 구리가 쓰인다.
  • 구리 가격은 중국 경기와도 관련이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51퍼센트를 차지한다. 중국은 향후 5년간 1700조 원을 5G, 데이터센터 등 신형 인프라에 투자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역시 막대한 양의 구리가 소요된다.

구리 위키: 인류는 1만 년 전부터 구리를 사용해 왔다. 구리 합금만 400여 종이 넘는다. 구리를 주석과 섞으면 청동, 아연과 섞으면 황동, 니켈과 섞으면 백동이 된다.
  • 구리는 은 다음으로 전기 전도성이 좋다. 전선 피복을 벗겨 보면 대부분 구리로 이뤄져 있다. 전기가 있는 곳에는 구리가 있다.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더 많은 양의 구리가 필요하다.
  • 구리가 고갈될 가능성은 낮다. 인류가 이제까지 채굴한 구리는 7억 톤인데, 아직 56억 톤이 매장돼 있다. 재활용도 무한정 가능하다. 1900년 이후 생산된 구리 중 3분의 2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 항균성도 뛰어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플라스틱과 철 표면에서 72시간 동안 생존하지만, 구리에서는 4시간이면 사라진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부착하는 항균 필름에는 구리 성분이 들어간다.

전망: 유라시아 그룹에 따르면 구리 붐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이 구리의 시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는 내연 기관 차량보다 구리가 4배 많이 들어간다. 충전소에도 구리가 사용된다. 현재 전기차 산업은 구리 수요의 1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2030년이면 10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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