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1일 경제
구찌의 아바타 컬렉션
가상 현실에서만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기 위해 얼마까지 돈을 낼 수 있을까. 구찌가 9월 중에 디지털 플랫폼에서만 신을 수 있는 운동화를 출시한다. 구찌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을 만든 건 처음이다. 고객은 증강 현실(AR)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운동화를 착용해 볼 수 있다.

핵심 요약: 구찌는 더 이상 런웨이나 레드카펫을 위한 패션이 아니다. 이미 모바일 게임들과 협업해 가상 공간의 페르소나를 위한 패션을 만들고 있다. 로버트 트리푸스 구찌 부사장은 “패션과 게임의 세계가 충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바타가 입어 보시겠어요?: 구찌는 현실에서 살 수 없는 디지털 아이템을 공개하고, 고객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 애플리케이션 스니커 개러지(Sneaker Garage)에서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디자인한 최초의 가상 운동화가 공개될 예정이다. 플레이어들은 기존 구찌 운동화의 디자인을 취향에 따라 바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구찌는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구찌와 디자인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창작한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 구찌는 아바타를 위한 패션을 만들어 왔다. 6월 세계적인 인기 모바일 게임 ‘테니스 클래시’에서 캐릭터가 입을 수 있는 운동복과 신발을 출시했다. 또 명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아바타를 꾸미며 스타일 챌린지를 하는 게임인 ‘드레스트’와도 협업했다. 구찌는 최신 컬렉션 의상들을 게임에 삽입해 아바타가 입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구찌는 게임과 같은 가상 공간에서 브랜드 디자인이 많이 노출될수록 실제 구매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고 분석한다. 트리푸스 구찌 부사장은 “가상 세계가 이미 또 하나의 새로운 경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0만 원짜리 가상 드레스: 버추얼 패션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직접 만질 수 없더라도 기꺼이 많은 돈을 낸다.
  • 모바일 게임 ‘아글렛’은 플레이어들에게 나이키, 샤넬, 발렌시아가와 같은 브랜드의 희귀한 운동화를 판다. 280만 원에 운동화를 산 플레이어도 있다. 아글렛 측은 “자신을 표현한다는 차원에서 실제 현실에서 옷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한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든 세계 최초의 디지털 드레스는 1000여만 원에 팔렸다.
  • 의류 브랜드 트리뷰트는 차려입고 싶지만 갈 곳이 없는 고객들을 공략한다. 고객이 가상의 옷을 구매하면 고객의 사진에 옷을 정교하게 합성한 사진을 전달한다. 고객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착샷’을 공유한다. 회사 측은 제작 및 배송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고객들도 성별과 사이즈에 제한 없이 옷을 살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옷장을 위한 패션: 이와 같은 버추얼 패션이 옷을 한 번, 한 철 입고 마는 ‘패스트 패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언택트 시대의 생존법을 찾는 패션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가상 세계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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