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9일 정치
비상이 일상, 또 나온 비대위
미래통합당이 28일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출범을 공식 결정했다. 주요 당직자 등으로 구성된 의결 기구 전국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8월 31일까지 4개월을 임기로 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가결시켰다.

핵심 내용: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이후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에 빠진 뒤, 심재철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수습하기 위한 비상 지도 체제 구성에 나섰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무기한 활동 보장을 수락 조건으로 제시한 상황이어서 비대위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비상 지도부, 비대위: 비대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줄임말로, 당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 등으로 갑자기 사퇴했을 경우에 임시로 구성되는 당 지도 체제다.
  • 비대위는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구성된다. 미래통합당은 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 자치 단체장, 지역 위원장 등으로 구성되는 1000명 규모의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 비대위원은 100인 이하 의결 기구인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이 임명한다.
  •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와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 당 대표는 당직자 인사권, 당규 결정권 등을 행사한다. 최고위원들과 논의해 전국위원회를 소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출된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현직 의원 등 당내 세력으로부터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비대위의 기능: 임시 조직인 비대위의 가장 큰 목표는 당의 정상적인 지도 체제를 구성하는 일이다. 전당대회를 열어 당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투표로 당의 새 지도부를 구성하면 비대위의 역할은 끝나게 된다.
  • 미래통합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시절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여덟 차례 비대위를 꾸렸다. 김무성, 정의화, 박근혜 등 당내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김종인 내정자 등 외부 인사를 임명해 왔다. 그러나 2012년 유력 대선 주자로 당내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던 ‘박근혜 비대위’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실패했다는 평가다.
  • 김종인 내정자는 당초 비대위원장직 수락 조건으로 무기한 전권을 요구했다. 짧은 기간에 당의 새 지도부만 구성하는 체제로는 당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당명 교체 등 당의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바꾸는 전면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다.

전망: 당내 세력의 견제 등을 감안하면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혁신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6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21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가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0년 4월 20일 정치
평양 출신 강남 국회의원 태영호
탈북자 출신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당선인이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주의, 강남스타일(Democracy, Gangnam Styl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태영호가 옛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BC는 “놀라운 승리”라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태 전 공사의 주요 이력과 이번 선거 과정을 간략히 정리한다.
북한 외교관 태영호: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의 ‘엘리트 탈북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 태 전 공사는 1962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다. 공사는 대사에 이어 대사관 서열 2위다.
  • 2015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러 영국 런던에 왔을 때 바로 옆에서 안내를 맡기도 했다.
  • 태 전 공사는 자녀를 본국으로 복귀시키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한국 망명을 결심했다. 북한은 외교관의 탈북을 막기 위해 외교관 자녀를 평양에 볼모로 잡아 두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국정원 조사가 끝난 2016년 12월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하고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 2018년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를 펴냈다.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제까지 16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회의원 태구민: 4·15 총선에서 태영호 전 공사는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탈북자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 올해 2월 10일 태 전 공사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은 공산주의 국가 출신인 태 전 공사를 자유 시장 경제의 상징 ‘서울 강남’에 전략 공천했다.
  • 태 전 공사는 태영호가 아닌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출마했다. 망명 당시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실제와 다르게 등록했는데,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이다. ‘북한 주민을 구한다’는 의미다.
  •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테러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다. 재력도 화제가 됐다. 탈북 4년 만에 18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아 의혹이 제기됐는데, 태 후보는 “저서 인세와 강연 수입이라 떳떳하다”고 밝혔다.
  • 태 전 공사는 58.4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선거 사무실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이라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결론: WSJ, BBC, 로이터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태 전 공사의 당선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BBC는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건너온 다른 탈북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 인구는 3만 3000여 명이다. 태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탈북 주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통일 정책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20년 4월 17일 정치
180석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제21대 총선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총 180석을 얻었다.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이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을 더하면 범여권 의석은 189석에 달한다. 미래통합당은 비례를 포함해 103석에 그쳤다.

핵심 요약: 1987년 민주화 이래 처음으로 단일 정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 활동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상세: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지역구 163석 + 비례대표 17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석 + 비례대표 19석) 확보에 그쳤다. 정의당이 6석(지역구 1석 + 비례대표 5석), 국민의당이 3석(비례대표 3석), 열린민주당이 3석(비례대표 3석), 무소속이 5석(지역구 5석)을 얻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코로나 극복과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며 참패를 인정했다. 통합당은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지도부가 모두 낙선했다.
  • 정의당은 현재 의석수와 같은 6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았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 비례 정당을 창당하면서 새 제도의 혜택을 얻지 못했다.
  • 국민의당은 4년 전 ‘녹색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정당 지지율 20퍼센트를 목표로 했지만 6.7퍼센트에 그쳤다. 민생당은 현역 의원 20명에서 0명으로 추락해 당 존폐 위기를 맞았다. 열린민주당은 6~8석을 예상했지만 3석에 그쳤다.

화제의 지역구: 이번 총선의 주요 격전지 결과와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한다.
  • 차기 대권 주자가 맞붙은 미니 대선(서울 종로): 민주당 이낙연 후보(58.3퍼센트)가 통합당 황교안 후보(39.9퍼센트)를 크게 이겼다. 이 후보는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강화했다. 황 후보는 당분간 칩거에 들어갈 전망이다.
  •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전 서울시장의 대결(서울 광진을): 민주당 고민정 후보(50.3퍼센트)가 통합당 오세훈 후보(47.8퍼센트)를 2746표 차이로 제쳤다. 초접전이 펼쳐져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서울 동작을):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52.1퍼센트)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45퍼센트)의 5선을 저지했다. 헌정사상 5선 여성 의원은 단 네 명(박순천, 박근혜, 이미경, 추미애)이다.
  • 돌아온 노무현의 오른팔(강원 원주갑):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재기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2010년 강원도지사가 됐지만 이듬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지난해 12월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 두 번은 넘지 못한 지역 장벽(대구 수성갑): 대구에서 재선을 노렸던 민주당 김부겸 후보(39.2퍼센트)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59.8퍼센트)에게 졌다. 김 후보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 목포의 눈물(전남 목포):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후보(37.3퍼센트)가 ‘정치 신인’ 민주당 김원이 후보(48.7퍼센트)에게 패했다. 박 후보는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역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 탈북자 출신 의원: 통합당 태구민 후보(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돼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의원이 됐다.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는 함경북도 탄광촌 꽃제비 출신인 지성호 후보가 당선됐다.
  •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당사자들: 민주당 황운하 후보(대전 중구)와 통합당 김기현 후보(울산 남구을)가 당선돼 국회에서 만나게 됐다. 황 후보는 울산경찰청장 재임 중 청와대 지시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막말 논란의 결말: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여성 비하 발언이 오간 팟캐스트에 출연해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김남국 후보(경기 안산 단원을)는 당선됐다.
  • 통합당 출신 무소속 4인방: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4인방은 통합당에 복당을 신청할 전망이다.

21대 국회 전망: 여당이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얻었다.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을 처리할 수 있고, 야당의 필리버스터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국회의장직과 상임위원장직도 모두 가져간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1대 국회의 첫 뇌관: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5월 30일)과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첫 관문은 공수처장 임명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2명이 야당 몫이다. 7명 중 6명이 찬성하는 후보에 한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이 범여권 야당을 이용해 위성 비례 정당처럼 ‘위성 교섭 단체’를 꾸릴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
2020년 4월 14일 정치
적폐 청산 대 민생 파탄, 심판의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의 ‘민생 파탄’이라는 표현이 문재인 정부를 연상시킨다며 투표 독려 문구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여당 지지자들의 ‘적폐 청산’ 문구는 허용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투표 참여를 권유할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은 금지하고 있다.

핵심 요약: 선거 때마다 여야는 서로 상대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생 파탄이 정권 심판을, 적폐 청산이 야당 심판의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패를 좌우한 역대 선거의 심판론을 살펴본다.
탄핵 세력 심판: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탄핵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던 ‘탄핵 선거’였다.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여당의 탄핵 세력 심판론이 힘을 얻었다.
  • 야당 한나라당은 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역풍을 맞았다.
  • 여당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과반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박근혜를 당 대표로 앞세운 ‘정권 견제론’이 일부 효과를 거둔 한나라당이 121석으로 선전했다.

안정론과 견제론: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명박 정부 출범 44일 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새 정부 출범 효과로 50퍼센트 대 지지율을 보였던 여당 한나라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강조했다.
  •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의 방향을 설정하는 선거가 되면서, 여론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 주자는 안정론 쪽으로 기울었다.
  •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 수의 3분의 2가 넘는 200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결과는 153석의 과반 확보였다. 야당 통합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누가 심판할 것인가: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명박 정부 임기 마지막 해, 차기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치러졌다. 대선 주자를 전면에 내세운 대선 전초전이었다.
  • 제1야당 민주당은 재야 세력과 통합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했고, 여당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유력 대선 후보 박근혜가 이끄는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었다.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정권 심판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세월호 참사 2주기와 맞물려 치러졌다. 정권 심판론과 더불어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론이 확산했다.
  •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이 됐다. 여당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쳤다.
  • 양당 체제를 심판 대상으로 삼은 국민의 당이 38석으로 약진했다.

전망: 선거는 본질적으로 심판이다. 그러나 여야가 주장하는 상대에 대한 심판이 핵심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다.
2020년 4월 13일 정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1대 총선 사전 투표율
지난 10~11일 진행된 4·15 총선 사전 투표의 투표율이 26.69퍼센트를 기록했다. 사전 투표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도입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 사전 투표율은 2017년 대선 때 기록한 26.06퍼센트였다.

핵심 요약: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여야는 저마다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극복의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했고,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세: 4월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 투표의 투표율이 26.69퍼센트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399만 4247명 중 1174만 2677명이 참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통령 선거(26.06퍼센트)보다 높고, 2016년 20대 총선(12.19퍼센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의 투표율이 35.77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34.75퍼센트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27.29퍼센트를 기록했다. 코로나 피해가 집중됐던 대구는 23.56퍼센트로 가장 낮았다.
  • 차기 대선 후보들의 빅매치로 꼽히는 서울 종로(민주당 이낙연, 통합당 황교안)는 사전 투표율 34.56퍼센트를 기록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전문가들은 ①사전 투표 정착, ②코로나19 감염 우려, ③여야의 치열한 대결과 지지층 결집 등의 이유로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한다.
  • 2014년 지방 선거에서 전국 단위의 사전 투표가 처음 도입된 이래, 이번 사전 투표가 5번째다. 사전 투표가 정착되면서 참여율이 상승 추세라는 분석이 있다.
  •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본 투표보다 이틀 동안 나눠서 진행되는 사전 투표를 택한 유권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여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의 뜨거운 의지를 보여 준 것”,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오만을 심판하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전망: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 지지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고전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자체 전망은 다음과 같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최소 130석 이상을,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는 47석 중 17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최소 147석 확보를 전망한다.
  •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110석 이상을, 비례대표(미래한국당)는 15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최소 125석 확보를 전망한다.

결론: 4년 전 총선에서 37개 선거구가 3퍼센트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인천 부평갑은 불과 26표 차이로 당선인과 낙선인이 갈렸다. 이번 선거도 양상이 비슷하다. 여야는 수도권 전체 의석의 3분의 1인 40곳을 접전 지역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의 한 표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2020년 4월 8일 정치
총선인데 대선 같은 선거
4·15 총선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6일 첫 TV 토론회를 가졌다. 이낙연 위원장은 ‘코로나 극복’을, 황교안 대표는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핵심 요약: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격돌하는 서울 종로다.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의 선거 결과는 전체 총선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차기 대권 후보들 간의 ‘대선 전초전’ 양상도 띄고 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선거관리위원회 선거 통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선거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 광화문과 청와대, 정부 서울 청사가 종로에 있다. 종로가 배출한 대통령만 세 명이다.
  • 윤보선 전 대통령은 종로에서 3선(3~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15대)과 이명박 전 대통령(15대)도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이명박, 노무현 후보는 각각 신한국당, 민주당 후보로 종로에 출마했다. 이명박 후보가 이겼지만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사퇴한다. 1998년에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다.
  • 이밖에도 종로를 거쳐 간 거물 정치인이 많다. 장면 전 총리, 유진오 전 신민당 당수, 이종찬 전 국정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1대 총선: 이번 종로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후보,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는 모두 총리를 역임했고,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 이낙연 후보는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 전남도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2년 7개월간 재임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다. 기자 출신인 이 후보는 언변이 뛰어나고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선거의 슬로건은 “국난 극복, 종로 도약”이다.
  •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정치 경험이 없던 황 후보는 2019년 2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입당 한 달 반 만에 당 대표가 됐다. 황 후보는 “힘내라 종로, 바꿔야 산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이번 선거를 ‘황교안 대 이낙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심판’ 구도로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결론: 이번 종로 선거는 단순히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을 선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현 정권의 총리 맞대결이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들의 ‘예비 대선’이다. 선거의 승자는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게 된다. 반면 패자는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2020년 4월 7일 정치
각 당이 꿈꾸는 대한민국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각 정당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 지원, 미래통합당은 경제 살리기, 정의당은 n번방 가해자 처벌, 국민의당은 일하는 정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 민생당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핵심 요약: 코로나 사태, 경기 침체, n번방 사건 등 핵심 이슈들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을 공식 브리핑과 정책 공약집을 토대로 정리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 구체적인 액수와 지원 대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현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든 정당이 공감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 1인당 50만 원, 민생당은 전 국민 4인 가구 기준 200만 원, 정의당은 전 국민 1인당 100만 원 지급을 주장한다.
  • 국민의당은 금액을 언급하지 않고 지급 시기를 4월 중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 침체 대응: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요 정당들은 모두 기업 지원, 규제 개혁을 제안하고 있으나 대상과 방향은 다르다.
  • 더불어민주당은 제조업 혁신을 강조하면서 벤처 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출 자금 지원 등이 골자다.
  • 미래통합당은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개정해 기업 규제 기준을 완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하겠다고 공약했다.
  • 민생당은 정부 인력을 30퍼센트 감축해 공공 부문을 개혁하고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정의당은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을 40퍼센트로 높이는 등의 ‘그린 뉴딜’을 통해 경제 구조를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최저 임금 동결, 근로 시간 재조정 등을 공약했다.

n번방 처벌: 모든 정당이 처벌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정의당은 n번방 해결 촉구 집중 유세를 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아동 청소년 성범죄 공소 시효 폐지, 처벌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미래통합당은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연루된 인사의 정계 퇴출을 공언했다.
  • 민생당은 성 착취물을 소비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 정의당은 여야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관련 법안을 당장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국민의당은 성 착취물 제작·유포·소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성 착취물을 삭제·차단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국민의당
2020년 4월 3일 정치
이번 선거에도, 그가 나타났다
4월 15일 총선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치 뉴스에 ‘김종인’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그는 ‘해결사’, ‘여의도 차르’ 등의 수식어와 함께 선거 판세를 좌우할 주요 인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핵심 요약: 김종인 위원장의 선거 지휘 경력은 화려하다. 2016년에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그러나 수차례 당적을 옮겨 온 노정객의 전략이 이번에도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의 멘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김종인 위원장이 멘토 역할을 했던 거물 정치인들이다. 소속 정당이 모두 다른 대통령 두 사람과 대선 후보 한 사람의 스승이었던 그에게는 ‘철새’라는 비판과 ‘선거의 왕’이라는 찬사가 동시에 따라붙는다.
  •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는 김종인 위원장의 구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차였던 2013년 “경제 민주화가 될 것처럼 얘기해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밝히고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결별했다.
  • 2016년 총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대표의 권유를 받고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2순위로 입후보했다. 이해찬 현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킬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당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비판하며 입당 1년 2개월 만인 2017년 3월 탈당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다.
  • 2017년 5월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을 맡아 안철수 후보를 도왔다. 두 사람은 2011년에도 멘토-멘티 관계로 알려졌으나 안철수 대표 측이 부인하면서 결별했던 적이 있다.

정치 인생 40년: 김종인 위원장의 정치 이력은 올해 햇수로 40년을 맞는다. 비례대표로만 다섯 차례나 의원직에 올랐다. 1981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11대 국회에 입성한 이래, 12대, 14대, 17대, 20대 국회에서도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 김 위원장은 단 한 차례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8년 총선에서 여당 민정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어 패했다. 김 위원장은 3선에 도전하는 49세의 중견 정치인이었고, 이 대표는 당시 서른여섯의 청년 정치인이었다.
  • 박정희 정부 시절, 의료 보험 제도 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 수석을 지냈다.     
  • 노태우 정부 경제 수석 시절 동화은행에서 2억 1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993년 구속됐다가 집행 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두 번의 승리, 두 번의 실패: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 이렇게 썼다. “나는 국민 앞에 두 번 사과해야 한다. 하나는 박근혜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다.” 그의 두 번의 선택은 승리였으나 실패였던 모양이다.
2020년 4월 1일 정치
지키자 vs. 바꾸자 - 총선 슬로건 전쟁
4월 2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 운동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슬로건을 발표했다. 주요 정당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를 위로하고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보여 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미래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선거 로고송으로는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이 모두 이 곡을 로고송으로 선정했다.

핵심 요약: 선거 슬로건은 정당의 정책 방향성과 가치관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전략의 핵심이다. 선거의 목적, 투표의 기준을 제시하며 구도를 수립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선거 슬로건을 통해 여당은 정부의 성과와 안정성을, 야당은 정권 심판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 당의 슬로건을 소개합니다: 4월 15일 총선의 핵심 의제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책이다. 일상이 마비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주요 정당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슬로건을 내놓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 -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합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국회를 국회답게, 일하는 민주당’이라는 슬로건을 검토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 등을 반영해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통합당: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 - 새로운 미래 새로운 통합’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김종인 총괄 선거 대책 위원장은 29일 당 합류 후 첫 공식 행사였던 기자 회견에서 “‘못살겠다. 갈아 보자!’가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 정의당: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 - 대한민국을 진보하게 하는 힘, 정의당/ 양당 정치 견제할 대안 정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연합 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지역구, 비례대표 의원 후보를 모두 내놓은 정의당은 ‘원칙을 지킨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이번 선거에서 위성 비례 정당을 만든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한 것이다.
  • 국민의당: ‘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 언행일치, 안철수! - #비례는 #국민의당 #국민과_함께’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냈다. 중앙당에서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고공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지명도가 높은 당 대표의 이름과 해시태그를 선거 슬로건으로 제시한 것은 온라인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슬로건의 정치학: 잘 만든 슬로건은 권력의 지형을 바꿔 놓는다. 전문가들은 좋은 슬로건의 요건으로 ①시대정신 ②간결함 ③쉬운 표현을 든다.
  • 슬로건은 스코틀랜드어의 슬로곤(slogorn)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인(slaugh)과 함성(gaimm)의 합성어인 슬로곤은 전투를 앞둔 군인들이 지르는 함성을 의미한다.
  • ‘못살겠다 갈아 보자’는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직관적인 슬로건으로 꼽힌다. 1956년 3대 대선 때 야당인 민주당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겨냥해 내걸었던 정권 교체 구호다.
  • 미국에서는 1992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활용한 로널드 레이건의 1980년 선거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Let's make America great again)’ 등이 성공한 슬로건으로 평가받는다.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로고송은 부동층을 공략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는 개그맨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캐릭터 유산슬의 히트곡 〈사랑의 재개발〉이 가장 많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이 로고송으로 선정한 이 곡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 로고송 시장에서 트로트는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멜로디가 강점으로 꼽힌다. 송가인의 〈가인이어라〉(민생당), 박상철의 〈무조건〉(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이 대표적이다.
  •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를 감안한 로고송 네 곡을 활용할 계획이다. 1998년 IMF 위기 당시 스타 가수들이 함께 불렀던 곡 〈하나되어〉,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이승기의 〈스마일보이〉, 윤상의 〈달리기〉다.

결론: 각 정당의 이번 총선 슬로건은 ‘지키자’, ‘바꾸자’, ‘갈아엎자’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슬로건이 제시해야 할 메시지 중 하나인 정책의 방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책 경쟁보다 구도 대결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0년 3월 30일 정치
개혁 공천은 없었다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 총선 후보 등록이 27일 끝났다. 253명을 뽑는 지역구 선거에는 111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47개 의석이 걸린 비례대표 선거에는 35개 정당이 312명의 후보를 내세웠다.

핵심 요약: 이번 공천은 ‘개혁 공천’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 공천 과정에서 유난히 잡음이 컸고, 현역 의원 교체 비율, 청년과 여성 후보 비율도 기대를 밑돌았다.
공천: 공천이란 정당이 공직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스포츠에서 국제 경기를 앞두고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갈 선수를 선발하듯, 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다. 지원자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 공천 심사 서류를 당에 제출하면, 공천심사위원회는 서류 합격자에 한해 면접을 실시한다. 이후 경선 등을 치러 최종 공천자를 확정한다.
  • 경선: 입후보자가 2명 이상일 때 경선을 치른다. 보통 전화 여론 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지지도가 높은 사람이 공천을 받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경선에 참여한 뒤 패한 사람은 해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 단수 공천: 입후보자가 1명이거나 경쟁 상대가 있어도 지지도 차이가 클 때는 경선 없이 공천이 결정된다. 단독 신청자의 선거 경쟁력이 현저히 낮을 때는 공천을 유보하고 재공모하거나 전략 공천 지역으로 전환된다.
  • 전략 공천: 단수 공천의 일종이다. 당이 후보자를 직접 선정해 특정 지역의 후보로 공천하는 것이다. 예컨대 A정당이 B지역에서 지지도가 낮다면, 거물급 정치인을 출마시켜 선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 공천 잡음: 지역 여론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경선은 비교적 논란의 여지가 적지만, 단수 공천과 전략 공천은 뚜렷한 근거 없이 대통령, 당 대표 등 실력자의 입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 총선 때마다 잡음이 나온다.

21대 총선 공천 분석: 이번 총선 공천 역시 ‘개혁 공천’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 현역 의원 교체: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129명 중 36명이 공천을 받지 못해 현역 의원 교체율 27.9퍼센트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은 현역 의원 124명 중 53명이 공천을 받지 못해 현역 의원 교체율 42.7퍼센트를 기록했다. 역대 총선에서는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높은 정당이 승리했다.
  • 청년, 여성 비율: 지역구 후보자 1118명 중 남성은 905명, 여성은 213명이다. 여성 비율은 19퍼센트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 후보자가 71명으로 6.3퍼센트에 그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여성과 청년 후보를 대거 발탁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 비례대표 혼선: 47명을 뽑는 비례대표 선거에 35개 정당이 등록을 했다. 투표용지의 길이가 51.9센티미터에 달한다. 전자 개표기에 들어가지 않아 일일이 손으로 개표해야 한다.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선거법이 비례 정당 난립을 자초했다.

결론: 선거 의식 조사에 따르면 투표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인은 인물(35.6퍼센트), 정당(33.2퍼센트), 정책(19.4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과 인물은 모두 확정됐다. 이제 정책을 잘 살펴 투표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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