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정치, 사회
중대 범죄를 수사할 권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을 걸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검찰총장을 비판하며 중수청 설립을 강행할 태세다.

핵심 요약: 부정부패나 경제 범죄 등을 전담할 중수청은 여권이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의 마침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출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까지 이뤘고, 중수청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한 검찰 조직이 완강히 저항하며 정치적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검수완박’: 중대범죄수사청은 별도의 수사 기관이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검토됐고, 2017년 경찰이 조직 개편을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 설립 법안을 제출하며 급물살을 탔다. #법안 보기
  • 여당은 현재 검찰이 맡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 범죄와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에 대한 수사를 중수청에 넘길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전국에 지방청이 생기며, 수사청장은 추천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자는 취지다.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민생 범죄는 일선 경찰이, 고위 공직자 범죄는 공수처가 맡은 상황이다.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까지 없어지면 검찰은 공소 유지와 기소, 영장 청구 기능만 갖게 된다.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수사와 기소권의 분리는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다. 법안은 “선진국과 달리 검찰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심하다”며 “권력 분립의 원칙으로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와 기소는 한 몸: 중수청 설치가 가시권에 들자, 검찰은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는 재판을 향한 동일 선상에 있기에 뗄 수 없다는 논리다.
  • 윤석열 총장은 《국민일보》, 《중앙일보》와 잇따라 인터뷰를 하며 “100번이라도 직을 걸고 중수청 설립과 수사·기소권 분리를 막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권이 없어지면 기득권의 부정부패와 금융 범죄 등을 막지 못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일보 인터뷰, #중앙일보 인터뷰
  • 윤 총장은 또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검찰이 대형 부패 범죄를 수사한다”며 “검찰을 공안, 금융 등 분야별로 쪼개더라도 수사와 기소는 융합해야 한다”고 했다.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해서는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고 했다.
  • 윤 총장이 앞장서자, 대검찰청을 비롯한 일선 검사들도 내부망 등에 “수사권 폐지는 검찰 폐지와 같다”며 “기소만 한다면 공안이 수사한 사안을 재판에 넘기는 중국 검찰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논쟁 확산: 정부·여당은 중수청 설립 강행 의지가 강하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특히 윤석열 총장 발언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은 “부적절한 방식을 통한 발언을 하며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은 중수청이 “독재 국가의 앞잡이 수사 기관”이라고 반대한다. 일각에서는 수사 기관 난립이 국민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월 15일 정치
미완의 탄핵
의회 난입 사건을 선동한 혐의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13일(현지 시간) 상원 의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유죄 57표, 무죄 43표였지만 가결 정족수 3분의 2를 넘지 못했다.

핵심 요약: 이번 표결에는 트럼프의 정치적 미래가 걸려 있었다. 탄핵이 가결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5명이 사망한 의회 난입 사건의 책임을 트럼프에게 물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명씩 동수인 상원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표가 7표에 불과했다. 트럼프는 벌써 미래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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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정치
법관이 탄핵된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판사 탄핵을 추진한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거쳐 박근혜 정부 사법 농단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 제출을 결정했고, 이탄희 의원을 비롯한 의원 110여 명이 발의할 예정이다.

핵심 요약: 임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 훼손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문을 수정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임 판사가 헌법을 위배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고 있다. 가결된다면 헌정 사상 첫 판사 탄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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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정치, 사회
정의의 미래
공당 대표가 현역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직위 해제됐다. 가해자는 정의당 김종철 대표, 피해자는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이다. 정의를 기치로 내건 정당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당을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핵심 요약: 진보 정당의 사실상 마지막 주자였던 정의당은 창당 이후 9년 동안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결국 당 대표의 소속 의원 성추행 사건으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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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정치
‘윤석열 딜레마’에 빠진 여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59.7퍼센트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같은 날 발표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1위를 차지했다.

핵심 요약: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이후 여권의 고민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윤 총장 탄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은 하락세고, 야당의 공격은 이어진다. 반면 윤 총장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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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6일 정치, 사회
설문: ‘임대료 멈춤법’,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영업을 못하는 자영업자가 임대료 부담까지 짊어지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뼈아프게 들린다”고 14일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관련 문제 논의에 들어갔다.

핵심 요약: 문 대통령의 발언과 민주당의 법안 발의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사회가 분담하자는 취지다. 반면, 임대인의 피해도 막심한 데다가, 법적 임대료 제한은 재산권 침해와 위헌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설문: 상가 임대료 법적 제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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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분담: 자영업자들은 ‘영업이 곧 손해’인 상황이다. 정부 명령으로 장사를 제대로 못하는데, 인건비와 운영비, 임대료까지 나가는 탓이다. 코로나 조기 종식만 된다면 3단계 거리 두기까지 감수하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 전국 소상공인의 12월 첫 주 매출은 지난해 대비 77퍼센트 줄었다. 상반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755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0조 원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들은 “폐업할 비용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 올해 초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도 코로나 장기화로 시들해졌다. 국회는 코로나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임대료 인하 요구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지난 9월에 처리했지만 효용성이 없었다. 임대인이 응할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 이에 민주당은 소위 ‘임대료 멈춤법’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정부 방역 조치로 지정된 집합 금지 업종에는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고, 집합 제한 업종에는 최대 50퍼센트만 청구하는 내용이다.

과도한 제한: 코로나는 건물주라고 피해 가지 않는다. 특히 임대료가 수입의 전부인 이른바 ‘생계형 건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또 임대료를 강제하는 법안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 본인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인 동시에 건물주인 임대인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임대료가 줄면 은행 대출 이자도 못 갚고 생계가 어려운 건물주도 있다. “착한 임대인이 되려다가 먼저 망하겠다”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 임대료 수익을 보여 주는 중대형 상가 순영업 소득은 3분기 기준 1제곱미터당 2만 3500원으로 1분기보다 27퍼센트 줄었다. 상가 공실률은 12.4퍼센트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임대를 포기한 상가 급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 지난 9월 관련 법 개정 당시 국회 법안 검토 보고서에는 “사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대료 멈춤법’도 헌법 소원이 제기되면 위헌 판정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 가르기’한다고 비판했다.

해외 사례: 미국은 지난 3월 코로나 구제법(CARES Act)을 시행해 임대료가 연체된 임차인에 대한 강제 퇴거를 막았다. 캐나다는 코로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의 임대료 중 75퍼센트를 국가가 보조한다. 호주는 임대인이 받는 세제 감면 혜택만큼 임대료를 인하하도록 했다. ‘임대료 멈춤법’을 발의한 민주당 이동주 의원도 “해외 사례처럼 국가 지원책도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임대인과 임차인, 정부가 3분의 1씩 임대료를 분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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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5일 정치, 사회
집에서 코로나를 검사한다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이 신속 진단 키트를 통해 코로나19 1차 자가 검사를 할 수 있게 하자”고 14일 제안했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나드는 최근 코로나 급증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핵심 요약: 코로나 자가 검사는 개인이 코에서 검체를 채취해 휴대 장치에서 15~30분 정도 안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최근 2주간 1만 명 가까이 늘면서, 선제적 방역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자가 진단은 정확도가 낮아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선제적 방역 필요: 우리나라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4일 자정 기준 4만 3484명이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가 9283명이나 나왔고,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확진자’도 25퍼센트 수준이다. 보건 당국은 “발병 이래 최고 위기”라고 경고했다.
  • 기존 유전자 증폭(RT-PCR) 검사는 정확도가 98퍼센트 이상으로 높고, 극소량의 바이러스도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선별 검사소까지 가야 하고, 감염 여부 확인도 6시간 정도 걸린다. 이마저도 최근 검사량 증가로 길어지고 있다.
  • 이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 누구나 신속 진단 키트로 1차 자가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선제적 전수 검사를 제시했다.
  •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법률 제·개정권을 갖고 선제적 방역 조치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개인이 검체를 채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현행 의료법 개정도 시사했다.

30분 안에 확인: 자가 진단 키트는 통상 임신 검사와 비슷한 ‘항원·항체 검사법’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자가 진단 키트는 이미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달 처음으로 가정용 진단 키트를 긴급 승인했다.
  • FDA가 승인한 자가 진단 키트 ‘루시라(Lucira)’의 경우 △면봉으로 코 속의 검체를 채취해 △유리관 안의 시약과 결합한 뒤 △기기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결과 확인까지 15~30분 정도 걸린다.
  • 검사 정확도는 키트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90퍼센트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루시라의 경우 양성을 판정하는 ‘민감도’는 97퍼센트, 음성을 판정하는 ‘특이도’는 100퍼센트로 나타났다.
  • 자가 진단 키트는 가격도 PCR 검사의 15퍼센트 정도인 4~5만 원 수준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9월에 “자가 진단 키트를 전 국민에게 배포해 검사 건수를 확대하고 무증상 환자를 선별하자”고 제안했다.

신중한 도입 필요: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자가 진단 전면 도입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검체 채취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FDA도 14세 이상만 자가 진단 키트를 제한적으로 쓰게 한다. 특히 자가 진단 키트는 유전자 증폭 방식이 아니어서, 바이러스가 많아야 제대로 양성을 판별할 수 있다. 잘못 음성 판정을 받은 보균자가 무분별하게 돌아다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사 확대 전에 의료 인력과 병상 등 시설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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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4일 정치
국회는 지금 무제한 토론 중
국회에서 나흘 동안 이어진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3일 저녁 강제 종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을 이유로 필리버스터 종결을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은 반대하는 또 다른 안건,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핵심 요약: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행위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모두 3건의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국회는 1년 전에도 필리버스터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필리버스터가 대체 뭐길래 법안 처리 때마다 등장하는지 정리했다. 
본회의장 안에 무슨 일이: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대한 필리버스터가 계속되고 있다. 13일 저녁 8시 50분쯤 시작됐다. 개정안은 군사 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에 전단 살포 등 남북합의서 위반 행위를 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까지 모두 3건이다.
  •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9일 밤 시작돼 3시간 만에 끝났다. 정기 국회 회기가 10일 0시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10일 임시 국회를 소집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그리고 국정원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토론은 나흘 동안 계속됐다. 국민의당 초선 의원 58명이 모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 일부는 찬성 토론으로 맞섰다. 현행 국회법은 무제한 토론의 시작, 종료, 방식 등을 규정하면서도 찬반의 취지를 구분하지는 않는다.
  •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한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된다. 전체 300석 가운데 민주당이 173석(구속 수감된 정정순 의원 제외), 국민의힘 103석이다. 국민의힘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만 필요한 필리버스터로, 반대하는 법안의 처리를 늦추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 사용법: 필리버스터는 쉽게 말해 거대 정당의 의석수에 밀려 투표로 법안을 막을 수 없을 때,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행위다. 법안 처리를 막지 못해도 부당성을 알리며 여론전을 펼 수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 국회는 지난해 12월에도 8일 동안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신속 처리 안건으로 정한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당시 자유한국당이 신청했다. 민주당은 이때 처음으로 ‘찬성 토론’ 맞불 전략을 썼다.
  • 당시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6411초 동안 발언했다. 고 노회찬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언급한 ‘6411번 버스’를 의미하는 숫자다.
  • 2016년 2월에는 야당이던 민주당이 19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다수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추진한 테러방지법의 표결 처리를 막지는 못했지만, 세계 최장 필리버스터로 기록됐다.
  • 개인 신기록은 이번에 나왔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반대 토론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2시간 47분 동안 발언했다.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세운 기록보다 16분 길다.
 
180명 찬성하면 종결: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시작 24시간 이후부터는 종결할 수 있다.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13일 밤 이뤄진 종결 투표에는 180명이 찬성했다. 민주당은 애초 야당의 토론권을 보장하겠다고 했다가, 주말 사이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위급한 시기에 소모적인 무제한 토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주제 읽기: 국회가 아수라장이 된 이유
2020년 12월 9일 정치
국회가 아수라장이 된 이유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권력 기관 3법’과 ‘경제 3법’의 단독 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9일 본회의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입법 독재”라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핵심 요약: 권력 기관 3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국정원법, 경찰법 개정안이다. 경제 3법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다. 민주당은 올해 안에 이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독소 조항이 있는 법안을 180석의 거대 여당이 ‘날치기 처리’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법안 6개의 핵심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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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4일 정치, 경제
리포트: 정부 예산 설명서
매년 10~12월이면 신문과 방송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 소식이 오르내린다. 예결위, 소소위, 쪽지 예산 같은 용어가 자주 나오지만, 제대로 된 설명은 찾기 어렵다. 정부 예산은 어떻게 꾸려지고, 국회 심사는 어떻게 이뤄질까. 정부의 예산안 편성부터 국회 통과까지 전 과정을 해설한다.

핵심 요약: 국가를 집으로 생각하면 정부 예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이 자신의 연봉 내에서 월세와 식비를 지출하고 여행비를 저축하듯, 정부도 새해가 오기 전에 내년도 수입과 지출을 계획하고 국회의 심사를 받아 확정한다. 예산안 처리 과정과 주요 키워드를 정리했다.
국가라는 집: 국가 재정은 규모가 크고 체계가 복잡해 어렵게 느껴지지만, 기본 구조는 집안 살림과 같다. 학원비는 교육부 예산, 도어락 설치는 국방부 예산, 식비는 농림부 예산, 교통비는 국토교통부 예산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 우선순위의 문제: 개인이 비싼 겨울 코트를 새로 장만하면 한동안 외식을 줄이듯, 국가 역시 한 분야의 예산을 늘리면 다른 분야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 2021년도 예산안: 정부는 내년에 555조 8000억 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수입은 483조 원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돼 법인세 등 세금 수입이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 보기
  • 어디에 얼마를 쓰나: 정부는 내년에 보건과 복지, 일자리 분야에 전체 지출의 36퍼센트를 쓴다. 일반 행정과 지방 행정에 15.6퍼센트, 교육에 12.8퍼센트, 국방에 9.5퍼센트를 지출할 계획이다.

국가의 통장: 국가가 이렇게 쓰는 돈은 여러 주머니에서 나간다. 개인에 비유하면 용도별로 통장 여러 개를 쓰는 셈이다. 국가 재정은 예산(일반회계, 특별회계)과 기금으로 이뤄진다.
  • 예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나뉜다. 일반회계는 국가 재정의 기본이 되는 예산이고, 특별회계는 특정한 사업에 사용하는 예산이다. 개인으로 치면 일반회계는 주거래 통장, 특별회계는 자녀 교육비 통장과 개념이 비슷하다.
  • 기금: 일반회계, 특별회계보다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할 때는 기금을 설치해 운영한다. 국민연금기금이 대표적이다. 국가재정법상 예산과 기금은 다르지만, 통상 ‘예산’이라고 하면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의미한다.

국가의 가계부: 국가의 통장까진 살펴봤다. 그럼, 국가는 돈을 어떻게 벌고 쓸까. 해마다 정부는 내년도 국가 수입이 얼마나 될지 예상하고, 이에 따라 어디에 얼마를 쓸지 계획한다. 이러한 수입과 지출 계획을 합해 ‘예산안’이라고 한다.
  • 세입: 국가의 1년 수입을 세입이라고 한다. ‘세입’의 ‘세(歲)’는 한 해를 뜻한다. 내년 한 해 동안 법인세 등 세금을 얼마나 거둬들일 수 있을지, 국가사업 운영으로 얼마나 벌 수 있을지 등을 예상한 장부가 ‘세입 예산’이다.
  • 세출: 예상 수입을 바탕으로 한 해의 지출 계획을 세운다. 어디에 얼마를 쓸지 계획한 장부가 ‘세출 예산’이다. 개인과 달리 국가는 경제가 어려울 때 지출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한다. 부족한 금액은 나라 빚을 내서 메꾼다.

예산안 처리 과정: 국가의 한 해 살림을 정부 혼자 결정하진 못한다. 각 부처가 예산 계획을 세워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면, 기획재정부가 국가 살림을 고려해 부처별 예산을 심의하고 최종안을 만든다. 이 안을 국회가 심사하고 의결한다.
  • 6~8월: 우리나라 정부의 가계부는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다. 매년 5월 말까지 각 부처는 내년도 지출 계획을 세워 기획재정부에 제출한다. 모든 부처가 ‘내년에는 돈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기획재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이를 조율한다.
  • 9월 3일: 기획재정부가 모든 부처의 예산안을 심의해 확정한 뒤, 새해가 시작되기 120일 전까지(9월 3일)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정부 예산안과 첨부 서류, 사업별 설명서 등을 모두 합하면 수천 페이지가 넘는다.
  • 10월: 국회가 상임위원회별로 정부 예산안을 심사한다. 교육부 예산은 국회 교육위원회가 심사하는 식이다. 교육부 업무를 잘 알고 있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지출 계획이 합당한지, 예산 낭비는 없는지 검토한다.
  • 11월: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종합 심사를 실시한다. 예결특위는 국회의원 50명으로 구성된다. 상임위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예산안을 검토하고, 예산을 깎거나 늘린다.
  • 12월 2일: 국회 예결특위 심사가 끝나면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로 올라간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된다. 국회는 새해가 시작되기 30일 전까지(12월 2일)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 추가경정예산: 매년 정부는 위 절차를 거쳐 ‘본예산’을 확정한다. 그런데 코로나19나 태풍처럼 비상사태가 발생해 수입과 지출 계획을 추가로 세워야 할 때도 있다. 이때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다.

예산 확보 경쟁: 권력은 예산에서 나온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는 6~8월에는 기획재정부 예산실 앞에 각 부처 공무원들이 몰려든다. 국회가 예산을 심사하는 10~12월에는 국회의원실 앞이 붐빈다. 예산을 더 타내고 덜 깎이려고 설득 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 예산 감액: 국회는 정부의 내년 지출 계획에서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왜 이 금액이 필요한지 따진다. 근거가 타당하지 않으면 예산을 삭감한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단 몇 분 사이에 수십 억짜리 사업이 백지화되기도 한다.
  • 예산 증액: 예산을 줄이는 건 국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예산을 늘릴 때는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거래도 일어난다. 국회가 정부 역점 사업을 감액하지 않는 대신, 정부도 국회 관심 사업의 증액에 동의를 해주는 식이다.
  • 지역구 예산: “근린공원 조성에 15억 원 확보!” 동네에서 한번쯤 봤을 현수막이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확보에 힘쓴다. 당 대표, 원내대표, 예결위원장 등 정치적 입지가 높을수록 지역구 예산 확보에 유리하다.
  • 소소위: 예산 규모가 크고 심사 기일도 촉박하다 보니, 국회는 법정 처리 시한을 며칠 앞두고 법에도 없는 ‘소소위’라는 실무 협의체를 가동해 심사를 해왔다. 여야 의원 3~4명과 소수 관료가 모여 막판 몰아치기 예산 심사를 한다.
  • 쪽지 예산: 소소위의 예산 심사는 작은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공식적인 속기록도 남지 않는다. 회의실 문을 굳게 닫고 심사를 하는데, 이때 동료 의원들이 회의실 안으로 쪽지를 들여보낸다. 자기 지역구 예산을 잘 봐달라는 뜻이다.

결산: 한 해 예산을 다 쓴 뒤에 검사를 받는 절차도 있다. 바로 결산이다. 2020년 예산을 예로 들면, 2021년 초에 정부는 결산에 대해 감사원의 검사를 받고, 2021년 5월 31일까지 국회에 결산 보고서를 제출한다. 국회는 정부가 계획대로 돈을 잘 썼는지 심사한다. 문제를 발견하면 정부에 시정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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