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0일 정치
Rest In Power, 존 루이스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존 루이스 전 민주당 하원의원이 17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끈 6인 ‘빅 식스(Big Six)’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다.

핵심 요약: 루이스는 흑백 분리법 반대 시위, 흑인의 일자리와 참정권을 요구하는 행진 등을 이끌었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을 거쳐 17차례 하원의원에 당선된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다. 루이스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추모의 메시지를 남기고 전국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역사를 이끌다: 루이스는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역사를 이끌어 온 인물로 꼽힌다.
  • 앨라배마주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루이스는 1955년 킹 목사의 연설을 듣고 킹 목사가 주도한 흑백 분리법 반대 투쟁에 참여하며 인권 운동에 뛰어들었다. 대학 졸업 이후에는 학생 비폭력 조정 위원회(SNCC) 설립에 참여했고, 백인 운동가들과 함께 워싱턴DC에서 뉴올리언스까지 버스로 이동하며 시위를 벌이는 프리덤 라이더스 운동에도 참여했다. 당시 이동 도중 백인들에게 각목과 야구 방망이로 구타당해 의식을 잃기도 했다.
  • 흑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1965년 셀마 평화 시위에서는 경찰의 폭행으로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면서 전국적인 분노를 일으켰고, 흑인 참정권을 보장하는 연방 투표권법이 제정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7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2011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계속해 왔다. 러시아와 공모해 당선됐기 때문에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고, 반이민 정책을 펴는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새로운 행진의 시작: 마틴 루터 킹, 제임스 파머, 필립 랜돌프, 로이 윌킨슨, 휘트니 영 등 6인의 거물급 시민 운동가를 지칭하는 빅 식스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였던 루이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평가와 함께 새로운 운동이 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저널리스트 미셸 노리스는 《워싱턴포스트》에 “그의 배턴이 우리 손으로 넘어 왔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가 승리해야 할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썼다.
  •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이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행진을 명령받았다”고 썼다. 부고를 공식 발표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에 대한 기억이 우리에게 부정의에 맞서 선한 투쟁을 이어 나갈 힘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 “좋은 문제, 꼭 필요한 문제를 일으키는 일, 소란을 벌이는 일을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가 시대를 선택할 수는 없었지만, 시대는 우리를 선택했다.” 루이스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SNS에서는 #restinpower라는 해시태그를 단 추모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용기, 공동체를 위한 투쟁의 힘은 그가 떠난 세계에서 더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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