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일 정치
한국으로 날아든 트럼프의 초청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4개국에 G7(선진 7개국) 정상 회의 참석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0일 첫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X’ 발사를 참관하고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G7 정상 회의를 6월에서 9월로 연기하고 비회원국 가운데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서방 국가 중심의 G7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 4개국을 추가 초청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반중국 전선’ 참여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고립 작전: 이번에 초청된 한국, 호주,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이다.
  • 트럼프 대통령은 “G7은 현재의 세계를 적절하게 대표하지 못하는 매우 시대에 뒤처진(outdated) 국가 그룹”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호주, 인도,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G7 정상 회의가 “중국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책임론, 무역 분쟁에 이어 홍콩 통치 문제를 비판하며 중국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관련해 “중국은 ‘일국양제’ 약속을 일국 체제로 대체했다”고 말하며 ‘홍콩에 (중국과) 다른 특별 대우를 제공했던 정책 면제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G7이란: G7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참여하는 선진 7개국 회의다.
  • G7은 1973년 1차 오일 쇼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옛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1975년 2차 오일 쇼크를 거치며 G5 정상 회의로 승격된 뒤, 1976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이 됐다. 1997년에 러시아가 포함되면서 G8이 됐지만,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령으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 G7 정상 회의는 에너지 정책, 기후 변화, 에이즈, 세계 안보 등 다양한 안건을 논의한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을 퇴치하는 글로벌 펀드를 설립해 2002년부터 2700만 명이 넘는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 이번 비회원 국가 초청이 새로운 선진국 클럽 G11 구성을 목표로 한 제안인지, 일시적인 확대 회의 개최 의사인지는 불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 회의 주최국 대통령으로서 원하는 나라 정상을 초청할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회의체를 G11으로 바꾸는 것은 한 국가가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론: 이번 초청을 놓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격화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동맹국인 미국과 무역 파트너인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됐다는 우려도 크다.
2020년 6월 2일 정치
약자를 위하는 진취적 ‘보수’
보수 정당 미래통합당이 진취적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약자와의 동행’을 정책 기조로 내세웠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출범 첫날인 1일 ‘진취’와 ‘약자’를 화두로 제시했다.

핵심 요약 : 미래통합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1호 법안은 ‘코로나 약자 돌봄법’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추구해 온 시장 경제, 성장 중심 정책 대신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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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8일 정치, 경제
최악의 미중 관계, 불안한 세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무역 협정을 맺고 휴전에 들어가는 듯했던 양국은 코로나19 책임 공방을 시작으로 산업, 금융, 외교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1980년대식 냉전 체제가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핵심 요약: 미국과 중국은 화웨이 제재, 환율 갈등, 홍콩 보안법 제정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의 패권 전쟁은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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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7일 정치
역대 최저 지지율…벼랑 끝 아베
일본 정부가 전국에 내려졌던 코로나19 긴급 사태 선언을 48일 만에 서둘러 해제했다. 재확산 우려에도 해제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추락하고 있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요약: 《아사히 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29퍼센트로,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선 후 최저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긴급 사태 조기 해제와 100조 엔 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정권 유지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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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0일 정치
정의와 연대에 관한 의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대표를 맡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다.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시민 단체가 고발한 윤 당선인 관련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 회견을 열어 성금과 기금이 할머니들에게 지원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윤 당선인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후 기부금 유용, 회계 부정, 쉼터 매입과 윤 당선인의 아파트 계약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기부금 어디 썼나: 논란의 핵심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기부금을 어디에 썼느냐다. 회계, 부동산 계약 등의 과정에서 불투명한 자금 운용이 드러나면서 기부금의 사용처를 둘러싼 의혹이 일고 있다.
  • 피해자 지원: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 회견 직후인 11일 기자 회견을 열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기부 수입 총 22억 1900여 만 원 중 41퍼센트인 9억1100여 만 원을 피해자 지원에 썼다고 밝혔다.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정의연은 2019년까지 4년간 48억 9300만 원가량을 기부받아 18.8퍼센트인 9억 2000여 만 원을 피해자 지원 사업비 명목으로 썼다.
  • 회계 부정: 정의연은 정부가 지급하는 국고 보조금과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국세청 공시에서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 법인은 매년 4월 전년도 재무제표를 국세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정의연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3억여 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 안성 쉼터 ‘업 계약’: 경기도 안성에서 운영한 피해자 쉼터는 부동산 계약서에 높은 가격을 써넣고 실제로는 싸게 매입해 차액을 남기는 ‘업 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정의연은 2013년 시세의 두 배에 가까운 7억 5000만 원에 건물을 샀다가 지난달 4억 2000만 원에 팔았다. 윤 당선인은 또 부친을 쉼터 관리인으로 고용해 4년 6개월 간 7500여 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 경매 아파트 대금 출처: 윤 당선인이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를 경매로 매입하면서 전액 현금으로 치른 대금의 출처를 둘러싼 의혹도 있다. 윤 당선인은 거주 중이던 아파트 매각 대금이라고 밝혔다가 매각 시점이 새 아파트 낙찰 시점으로부터 9개월 뒤라는 지적이 일자 적금을 깨 마련했다고 번복했다.

위안부 합의 알았나: 2015년 12월 한일 양국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합의안을 윤 당선인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정부는 2016년 1월 합의안을 발표하면서 기자들에게 당시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였던 윤 당선인과 의견 교환을 했고 같은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주요 내용은 당일에 통보받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 합의안은 일본의 자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위안부 문제를 최종 종결한다는 내용이었다.

전망: 여론이 악화하면서 야당 미래통합당은 국정 조사까지 거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18일 논란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에도 윤 당선인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2020년 4월 22일 정치
830이 온다
5월 30일부터 시작되는 제21대 국회에서 ‘830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생, 30대, 2000년대 학번인 830세대는 정치권의 혁신을 주도할 세력으로 꼽힌다.

핵심 요약: 21대 국회에서 30대 국회의원은 11명으로 3.6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야당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론이 부상하면서 30대 의원들이 주요 당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평균 연령 55세 국회: 지난 총선에서 2명에 불과했던 30대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11명으로 늘었다. 20대 당선자도 2명이다. 그러나 당선자의 평균 연령은 54.94세다. 1985년 제12대 국회 이후로 고착화된 평균 연령 50대 국회는 이번에도 해소되지 않았다.
  •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1~11대 국회까지 40대였던 평균 연령은 12대 국회에서 50대에 진입한 이래 50대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20대 국회는 55.7세로 역대 최고령 국회였다.
  • 청년 국회의원 수는 한 자리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30대 이하 국회의원은 18대 국회 7명, 19대 국회 9명, 20대 국회 3명 등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젊은 후보가 대거 당선된 17대 국회에서 30대 이하 국회의원은 23명으로 최근 20년 동안 가장 많았다.

소장파의 역사: 소장파(少壯派)는 젊고 기운찬 기개를 지닌 사람들의 파벌을 의미하는 단어로, 정치권에서 기득권 세력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인들을 지칭하는 말로 자주 쓰였다.
  •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는 남·원·정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세 의원이 소장파로 꼽혔다. 2006년 당시 40대였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은 당의 쇄신에 앞장서면서 유력 대선 주자 박근혜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으로 2003년 창당한 열린우리당에는 386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3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의 민주화 운동 세력이 있었다. 16대 국회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영입했던 40대 의원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기득권 원로의 2선 후퇴를 주장하는 정풍(整風) 운동을 벌였다.

새로운 소장파의 시대 열릴까: 17대 국회 이후 가장 많은 30대 이하 당선자를 낸 이번 국회에서 젊은 정치인들이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기대가 높다.
  • 선거 참패 후 수습책을 모색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30대 낙선자들은 23일 청년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청년의 목소리를 당 혁신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 세계 각국에서는 유능한 젊은 리더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는 대표적인 30대 리더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39세에 당선됐다.
2020년 4월 21일 정치, 사회
국회로 출근하는 첫 번째 개, 조이
대한민국 국회가 헌정 사상 최초로 안내견의 국회 회의장 출입을 허가할 전망이다. 국회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미래한국당 김예지 당선자의 시각 장애 안내견 조이의 출입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

핵심 요약: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국회법 제148조에 따라 안내견은 국회 회의장에 출입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예지 당선자의 소속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하면서 국회의 입장도 달라지고 있다.
안내견은 물건이 아니다: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의 눈 역할을 한다. 안내견 동반은 시각 장애인의 안전한 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권리다.
  •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안내견은 공공장소를 출입하고 대중교통에 탑승할 수 있다. 안내견의 자유로운 출입을 거부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김예지 당선자는 19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안내견은 회의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이 아니고 시각 장애인의 눈이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국회의원 한 명에 대한 차별이 아닌 대한민국 모든 시각 장애인의 권리와 안전에 관한 사회적 보장 수준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 김예지 당선자의 안내견 조이는 미래한국당 선거대책회의 등에 참석하면서 이미 국회 회의장을 출입해 왔다.

국회의 동물: 국회법에는 동물의 출입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 없다. 회의 진행을 방해하거나 상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의 휴대만 금지하고 있다.
  • 국회 회의장에 동물이 등장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환경부 국정 감사에서 야생 동물 불법 포획 문제를 지적하겠다며 뱀을 가져왔고,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중금속 오염 문제를 거론하면서 산낙지를 반입했다. 뉴트리아와 벵갈 고양이도 비슷한 이유로 반입됐다.
  • 17대 국회에서는 시각 장애인인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의 안내견 동반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다. 당시 정 의원은 본회의장에 출입할 때 보좌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당시 국회 사무처 측은 “개가 짖으면 의사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굳이 들어올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전망: 1997년 영국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데이비드 블렁킷은 영국 최초의 시각 장애인 각료였다. 블렁킷 장관은 영국 국회 의사당은 물론 버킹엄궁에도 안내견 루시를 대동했다. 영국 정부의 문서 결재 시스템은 시각 장애인 친화적으로 바뀌었다. 김예지 당선자와 조이의 국회 입성은 차별 없는 국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2020년 4월 15일 정치
이스라엘의 총선, 총선, 총선, 총선?
오늘은 4년에 한 번 있는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선 1년 사이에 총선을 세 번이나 치렀다. 네 번째 총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또 총선이 열린다.

핵심 요약: 이스라엘에서 연립 정부가 없는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과 9월, 올해 3월 총선을 치렀지만 원내 1당과 2당이 모두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수요일 자정까지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다시 총선이 열린다.
이스라엘의 정치 제도: 이스라엘은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총리가 국정 전반을 담당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그러나 1948년 건국 이래 단독으로 과반을 넘긴 정당이 없다. 그래서 정치 이념이나 노선이 비슷한 정당끼리 연합해 연립 정부(연정)를 꾸려 왔다.
  • 과반 정당이 없으면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전체 의석 120석 중 61석 이상을 확보하면 연정이 구성된다. 총리 후보자가 정해진 기한 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에게 구성 권한이 넘어간다.

정당 구도: 이스라엘 정치권은 현 집권당인 보수 성향의 리쿠드당과 중도 성향의 청백당이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군소 정당들은 이들과 연합해 연정을 꾸린다.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년간 집권 중인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청백당은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창당했고 베니 간츠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연정 구성: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동안 연정 구성에 번번이 실패해 총선을 세 번 치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정 구성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 2019년 4월 총선에서 보수 정당 연합은 전체 120석 중 65석을 차지했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이 확실시됐지만 병역법이 걸림돌이었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가 있지만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는 병역이 면제된다. 베이테누당(5석)이 병역 면제에 반대하며 연정 불참을 선언했다. 보수 연합은 과반 의석에 1석이 모자랐다.
  • 2019년 9월 다시 열린 총선에서 청백당이 33석, 리쿠드당이 32석을 얻었다. 보수 진영과 중도·좌파 진영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이념이 다른 두 정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이었다. 네타냐후는 청백당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청백당 대표는 리쿠드당과의 연정은 가능해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와는 함께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 2020년 3월 3차 총선이 열린다. 리쿠드당은 36석, 청백당은 33석을 얻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각 당 지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청백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다. 청백당 대표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네타냐후와 연정 협의를 시작한다. 총리직 교대 수행에 합의하며 연정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당 안팎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한다.
  • 당초 청백당 대표에게 주어진 연정 구성 시한은 지난 월요일 자정까지였다. 그러나 청백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시한을 이틀 연장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수요일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통령은 연정 구성 권한을 의회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망: 연정 구성 권한이 의회로 넘어오면 의회는 전체 의원 120명 중 61명 이상이 지지하는 의원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다. 의회가 21일 안에 후보를 지명하지 못하면 의회는 해산되고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또다시 투표소로 향하게 된다. 1년여 만에 네 번째 총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2020년 4월 14일 정치
적폐 청산 대 민생 파탄, 심판의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의 ‘민생 파탄’이라는 표현이 문재인 정부를 연상시킨다며 투표 독려 문구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여당 지지자들의 ‘적폐 청산’ 문구는 허용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투표 참여를 권유할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은 금지하고 있다.

핵심 요약: 선거 때마다 여야는 서로 상대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생 파탄이 정권 심판을, 적폐 청산이 야당 심판의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패를 좌우한 역대 선거의 심판론을 살펴본다.
탄핵 세력 심판: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탄핵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던 ‘탄핵 선거’였다.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여당의 탄핵 세력 심판론이 힘을 얻었다.
  • 야당 한나라당은 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역풍을 맞았다.
  • 여당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과반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박근혜를 당 대표로 앞세운 ‘정권 견제론’이 일부 효과를 거둔 한나라당이 121석으로 선전했다.

안정론과 견제론: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명박 정부 출범 44일 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새 정부 출범 효과로 50퍼센트 대 지지율을 보였던 여당 한나라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강조했다.
  •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의 방향을 설정하는 선거가 되면서, 여론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 주자는 안정론 쪽으로 기울었다.
  •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 수의 3분의 2가 넘는 200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결과는 153석의 과반 확보였다. 야당 통합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누가 심판할 것인가: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명박 정부 임기 마지막 해, 차기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치러졌다. 대선 주자를 전면에 내세운 대선 전초전이었다.
  • 제1야당 민주당은 재야 세력과 통합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했고, 여당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유력 대선 후보 박근혜가 이끄는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었다.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정권 심판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세월호 참사 2주기와 맞물려 치러졌다. 정권 심판론과 더불어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론이 확산했다.
  •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이 됐다. 여당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쳤다.
  • 양당 체제를 심판 대상으로 삼은 국민의 당이 38석으로 약진했다.

전망: 선거는 본질적으로 심판이다. 그러나 여야가 주장하는 상대에 대한 심판이 핵심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다.
2020년 4월 10일 정치
굿바이, 버니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8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하차했다. 경선 승리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내린 결정이다. 그는 “대권 도전은 멈췄지만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요약: 샌더스 상원의원이 사퇴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결하게 된다.
시대가 샌더스를 따라잡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월스트리트 규제를 강화하고, 전 국민에게 의료 보험을 제공하고, 공립 대학에서 무상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을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에 선두를 달렸다. 샌더스가 선전하자 민주당 중도파의 표심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향했다. 급진적인 성향인 샌더스가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본선에서 외연 확장이 어렵지 않겠냐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 2016년 경선도 비슷했다. 당시 샌더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어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20대가 열광했다. 그러나 중도 좌파 성향의 전통적인 민주당원들은 힐러리 전 장관을 지지했다. 샌더스는 기득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경선에서 사퇴한다.
  • 샌더스가 경선에서 하차하자 이른바 ‘샌더스 리스크’가 사라져 뉴욕 증시가 올랐다. 샌더스는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가 오래전부터 제기해 온 의제들은 이미 상당수가 보편화됐다. 부유세 부과, 대학 무상 교육은 더 이상 급진 좌파의 과격한 정책이 아니라 민주당 주류와 공화당 내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대선 전망: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대선 일정이 멈춰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고의 주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자랑거리를 잃었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 공화당 대선 경선은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당내 경쟁을 가볍게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견제해 왔다. 특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sleepy) 조’라 부르며 집중 공격했는데, 유독 샌더스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본선 경쟁자로 급진 좌파인 샌더스가 더 쉬운 상대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민주당은 주별 경선 일정을 미루고, 7월 중순 열릴 예정이던 전당 대회도 8월로 연기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유세를 멈추고 집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TV에 등장해 코로나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
  • ‘트럼프 대 바이든’ 맞대결이 확정됐지만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 코로나’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가 선거 운동의 다른 모든 이슈들을 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위기에 잘 대응했는지 한 가지 이슈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샌더스 돌풍이 일자 “샌더스가 시대를 따라잡은 게 아니라 시대가 그를 따라잡았다”고 썼다. 샌더스가 40여 년 전부터 급진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제기해 온 의제들에 기성 정치권과 국민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샌더스의 말처럼 대선 도전은 끝났지만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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