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3일 경제
V자형 반등 vs. L자형 침체
유엔이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0.9퍼센트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 활동 제한 기간과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 불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3분기에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V자형 반등과 “심각한 대공황이 올 것”이라는 L자형 침체 예측이 충돌하고 있다.
타임라인: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환자가 처음 보고됐을 때만 해도 세계 경제 위기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1~2월 중국이 공장을 멈췄을 때도 글로벌 대기업들의 중국 매출 하락과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3월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 당분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겠지만, 정부의 강력한 재정 정책으로 경기가 반등하는 V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 “이번 경제 폐쇄는 1930년대식 경제 불황보다는 눈 폭풍 같은 자연 재해에 가깝다. 미국 경기가 매우 가파르게 침체되겠지만 꽤 빨리 회복될 것이다.”
  • 제임스 블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경제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강하게 반등할 것이다. 코로나가 사라지고 모두가 일상과 일터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 미국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은 2분기에 34퍼센트 급락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시기가 되겠지만, 3분기에 19퍼센트 급등할 것이다.”

비관적인 전망: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경기가 급락한 뒤 회복 기미 없이 저점에서 장기간 머무는 L자형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계좌에 돈이 얼마 없다. 다수가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빚은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 소비자 주도의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다.”
  • 캐서린 만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시 일하게 되는 것보다 다시 놀게 되는 것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선진국들의 올해 하반기 경제가 우려되는 이유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2008년 금융 위기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다. 대공황보다 훨씬 안 좋다. 생산량 감소가 몇 년, 몇 달이 아니라 3주 만에 일어났다. V자형도, U자형도, L자형도 아니다. I자형이다. 수직 낙하한다.”

결론: 중국은 코로나 확산이 둔화되면서 3월부터 경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멈췄던 공장이 다시 가동되며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수요 감소, 무역 감소, 투자 감소는 코로나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개발 도상국들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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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6일 경제
스포츠가 사라진 세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세계 5대 프로 축구 리그부터 미국 프로 농구, 대학 농구 토너먼트까지 주요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다. 2018년 합법화 이후 성장 가도를 달려온 미국 스포츠 도박 시장이 위기에 놓였다.

핵심 요약: 무관중 경기를 열었던 호주 프로 축구 리그가 24일로 중단되면서 지구상의 스포츠는 사실상 전멸 상태다. 스포츠가 사라진 세계에서 경제적, 심리적 불안은 커지고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세계 스포츠 산업 시장의 가치는 1500조 원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익에 상품 판매, 콘텐츠 유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취소되면 협회, 구단은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 포브스에 따르면 분데스리가 팀들이 남은 9경기를 치르지 못할 경우 약 7억 7000만 유로(1조 2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5월에 스포츠 경기가 재개된다는 가정하에 추산한 미국 스포츠 업계의 손실 규모는 최소 50억 달러(6조 1430억 원)에서 최대 100억 달러(12조 29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 상장된 구단들의 기업 가치는 폭락했다.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 주가는 24일 0.75유로로 한 달 만에 28퍼센트 하락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팀 뉴욕 닉스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뉴욕 레인저스 소유주인 매디슨스퀘어가든코퍼레이션(MSG) 주가도 한 달 간 27퍼센트 떨어졌다.

낙타부터 바이든까지: 위기의 스포츠 도박 업계는 러시아 탁구, 벨라루스 축구부터 몽골의 낙타 경주까지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를 찾아내고 있다. 심지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를 스포츠 도박에 접목시키는 사례도 등장했다.
  • 2018년 스포츠 도박 금지법 위헌 판결 이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졌던 프로 스포츠 도박 시장은 위기에 몰렸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대학 농구 토너먼트가 열리는 3월은 스포츠 도박 시장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기다. 2019년에는 3월에만 85억 달러(10조 4700억 원)이 도박 자금으로 유입됐다.
  •  스포츠 도박 사이트 팬듀얼(FanDuel)은 2009년 설립 이후 최초로 정치 분야의 내기를 제안했다. 15일 열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 가운데 누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많이 언급할 것이냐 등이 내기 대상이었다.

스포츠와 심리: 전문가들은 스포츠의 부재가 사람들의 우울감은 물론 소비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잃은 상실감은 외출 금지로 인한 타격을 심화시킬 수 있다.
  •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Tyler Cowen)은 소수의 선수들을 선발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한 후, 일정 기간의 격리를 거쳐 TV 중계 관계자들만 입회한 가운데 경기를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건, 경제, 정치적 영향을 우선시해야 하지만, 집에만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일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론: 코로나19 판데믹 사태는 경제, 정치를 넘어 세계인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려운 시기마다 긍정적 에너지를 주었던 스포츠의 부재는 심리적 재난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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