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3일 경제
유럽 합중국 탄생할까
유럽 연합(EU) 27개 회원국이 21일 사상 최초로 EU 공동 채권을 발행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포함된 7500억 유로(1032조 8175억 원) 규모 경기 부양책에 합의했다. EU가 재정 통합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면서 ‘유럽 합중국’의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핵심 요약: 이번 합의안으로 유럽 연합은 공동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갚을 필요가 없는 보조금의 형태로 회원국에게 지급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계기로 EU가 국가 간 협력체를 넘어 재정 부담까지 공유하는 경제 공동체로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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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3일 정치
코로나로 분열된 유럽 연합
유럽 연합(EU)이 코로나19로 경제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돕기 위해 5400억 유로(716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절반에 가까운 2400억 유로를 지원한다.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유럽 공동 채권 발행은 독일의 반대로 무산됐다.

핵심 요약: ‘사회적 거리 두기’가 EU 회원국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위기를 맞아 유럽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돌아서면서, 다자주의와 연대라는 EU의 기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재정이 탄탄한 북유럽과 재정이 취약한 남유럽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금융 대책: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재무장관들이 9일 화상 회의를 열어 54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 금융 구제 대책에 합의했다. 그러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유럽 공동 채권, 이른바 ‘코로나 채권’ 발행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코로나 채권: 코로나 채권 발행을 놓고 남유럽과 북유럽이 대립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9개국은 유럽 공동 채권을 발행해 코로나 경제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이 좋은 독일, 네덜란드 등은 반대하고 있다.
  • 유럽 공동 채권은 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이 공동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금리는 재정이 탄탄한 독일과 재정이 취약한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 중간쯤에서 결정된다. 공동 채권을 발행하면 독일은 예전보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게 되고, 이탈리아는 예전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게 된다.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EU가 코로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반(反)EU 민족주의 정서가 확산할 것”이라며 유럽 공동 채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공동의 채무를 가져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연대를 보여 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고, 우리는 좋은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공동 채권 발행을 반대하고 있다.

유럽 공동 채권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 유로존 재정 위기 때도 ‘유로 본드(bond, 채권)’를 발행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 2010~2012년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5개국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하자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유로 본드 발행을 주장했다.
  • 그때도 독일을 비롯한 ‘부자 나라’는 반대했다. 우량국들이 PIIGS 5개국의 금리를 사실상 대신 내주는 셈이고, 한 국가가 원리금을 갚지 않으면 나머지 국가들이 상환 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결국 유로 본드는 발행되지 않았다.
  • 당시 재정 위기를 겪으며 EU는 2012년 10월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출범시킨다. ESM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EU 회원국에 구제 금융을 지원하고 구조 조정, 재정 지출 삭감 등을 요구한다. 유럽판 IMF라 불린다.

결론: 코로나가 유럽을 강타한 이후 EU 회원국들이 자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로 돌아서고 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한 이탈리아는 회원국들에게 의료 장비 지원을 요구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의료용 마스크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난민 문제와 브렉시트로 균열을 보인 EU가 코로나로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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