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0일 정치
평양 출신 강남 국회의원 태영호
탈북자 출신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태영호 당선인이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주의, 강남스타일(Democracy, Gangnam Styl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태영호가 옛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BC는 “놀라운 승리”라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태 전 공사의 주요 이력과 이번 선거 과정을 간략히 정리한다.
북한 외교관 태영호: 태영호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의 ‘엘리트 탈북자’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 태 전 공사는 1962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다. 공사는 대사에 이어 대사관 서열 2위다.
  • 2015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러 영국 런던에 왔을 때 바로 옆에서 안내를 맡기도 했다.
  • 태 전 공사는 자녀를 본국으로 복귀시키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고 한국 망명을 결심했다. 북한은 외교관의 탈북을 막기 위해 외교관 자녀를 평양에 볼모로 잡아 두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국정원 조사가 끝난 2016년 12월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하고 김정은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 2018년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를 펴냈다.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제까지 16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회의원 태구민: 4·15 총선에서 태영호 전 공사는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탈북자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 올해 2월 10일 태 전 공사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은 공산주의 국가 출신인 태 전 공사를 자유 시장 경제의 상징 ‘서울 강남’에 전략 공천했다.
  • 태 전 공사는 태영호가 아닌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출마했다. 망명 당시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실제와 다르게 등록했는데,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이다. ‘북한 주민을 구한다’는 의미다.
  •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테러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다. 재력도 화제가 됐다. 탈북 4년 만에 18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아 의혹이 제기됐는데, 태 후보는 “저서 인세와 강연 수입이라 떳떳하다”고 밝혔다.
  • 태 전 공사는 58.4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선거 사무실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이라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결론: WSJ, BBC, 로이터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태 전 공사의 당선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BBC는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건너온 다른 탈북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 인구는 3만 3000여 명이다. 태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탈북 주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통일 정책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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