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4일 사회
성을 부끄러워하는 성교육
1971년 덴마크에서 출간된 성교육 고전이 올해 초등학교 추천 도서로 선정됐다가 회수됐다. 남녀의 신체와 성관계를 묘사하고 ‘재미있는 일’로 표현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핵심 요약: 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성별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추구한다는 목표로 주요 도서를 선정해 초등학교에 보내는 ‘나다움 어린이 책’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사업에는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등 7권이 포함됐는데 이 책들이 조기 성애화, 동성애 우려로 회수 조치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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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8일 사회
생존법이 된 비출산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84명으로 떨어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도 안 된다는 것이다. 2018년 OECD 회원국 평균 합계 출산율은 1.63명이다.

핵심 요약: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이 1명 이하인 국가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 감소도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209조 6000억 원을 들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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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2일 사회
사랑의 매는 없다
부모의 자녀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10일 증가하는 아동 폭력·학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모가 갖고 있는 자녀에 대한 ‘징계권’ 조항을 수정하고, 자녀에 대한 체벌 금지 조항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최근 부모의 아동 학대 및 살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는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법안 개정은 자녀를 부모의 권리 행사 대상이 아닌 사회 차원의 보호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체벌 금지법: 1958년 민법 제정 이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징계권’은 60여 년간 법적으로 인정되어 왔다.
  • 현행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훈육의 의미가 담긴 이 조항이 자녀 체벌에 대한 허용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판단해 ‘체벌은 부모의 징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별도의 조항을 만들 계획이다.
  • 세계적으로 자녀 체벌 금지법은 확산되고 있다. 1979년 스웨덴에서 최초로 도입된 뒤,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독일, 프랑스, 네팔 등이 관련법을 도입했다. 일본도 지난 4월부터 친권자의 자녀 체벌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자녀 체벌을 금지한 나라는 2015년 48개국에서 지난해 58개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 정부에 “민법상 징계권을 삭제하고 체벌 금지를 명문화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 여전히 체벌을 인정하는 국가도 있다. 미국은 1965년 제정된 ‘불법행위법’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적절한 통제, 훈련 또는 교육을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하다고 믿는 경우 자녀에게 물리력을 적용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대는 훈육이 아니다: 증가하는 아동 학대 사건과 자녀 체벌 금지법의 등장으로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 현행의 민법 915조는 부모들이 훈육을 이유로 학대를 저지르고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4일 학대를 받다 가방 안에서 숨진 9살 아이의 가해자 부모도 훈육을 목적으로 학대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132명의 아동이 부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사례 학대 행위자 10명 중 8명이 아동의 친부모다.
  • 자녀 체벌 금지법의 등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정 교육에 대한 “과도한 국가의 간섭”이란 비판이 있다. 또한 ‘체벌’은 법률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의 징계권이 삭제된다고 훈육 자체를 금지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민법 제913조에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격체로서의 어린이: 아동이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는 자녀 체벌 금지법은 아동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나 분신이 아니다.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이자 인격체다.
2020년 6월 8일 사회
아이들이 집에서 죽어 가고 있다
7시간 동안 여행 가방에 갇혀 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살 아이가 3일 오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의료진에 따르면, 가방 속에 웅크린 자세로 장시간 갇혀 있다 산소 부족으로 장기 등이 손상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요약: 아이를 가방에 가둔 사람은 의붓어머니였다.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아동 학대를 가정사가 아닌 강력 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우리는 소년을 구하지 못했다: 사망한 아이는 이전에도 학대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었다.
  • 피해 아동은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으나 사흘 만에 숨졌다. 계모는 게임기를 고장 낸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행 가방에 가뒀다가 아이가 가방 안에서 소변을 보자 다시 작은 가방에 옮겨 가두어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아이는 어린이날에도 맞고 있었다. 한 달 전 5월 5일, 아이는 옷걸이와 리코더로 폭행을 당해 머리가 1센티미터가량 찢어지고 몸이 멍든 채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아이의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한 의료진이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아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아동 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욕조 안의 찬물에 웅크려 앉아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아이는 2016년도에 학대 신고가 2차례나 있었지만 가해자 부모와 분리되지 않았고 결국 사망했다. 지난 2016년 3월엔 평택 ‘원영이 사건’이 있었다. 계모와 친부가 추운 겨울 6살 아이를 화장실에 가둔 채 냄새가 난다며 락스를 들이붓고 찬물을 뿌린 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해프닝이 아니라 범죄다: 아동 폭력은 가정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렵다. 아동 학대를 사적인 가정사로 바라보는 시각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복지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가정 복귀다. 가해자의 친권을 제한하지 않고 아이를 가정으로 아이를 돌려보내는 관행은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제3자의 개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아동 학대를 사법 기관이 아닌 보건복지부가 전담한다는 것도 문제다.
  • 진술에 의존하는 조사 방법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아동 학대 조사 시 피해 아동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진술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일 가방 안에서 숨진 피해 아동을 한 달 전 경찰이 조사했을 때도 아이가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진술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경찰은 밝혔다.
  •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아동 학대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 접수된 가정 내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1558건으로 전년보다 13.8퍼센트 늘었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같은 기간 287건에서 363건으로 26.5퍼센트 급증했다.

전망: 가방 안에서 숨진 소년의 사건으로 아동 학대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한국도 영미권 국가들처럼 아동 폭력 범죄에 전담 법원이 개입하고 강제 명령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매년 학대로 죽어 가는 아이들은 강력한 처벌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아동 폭력은 해프닝이 아닌 범죄다.
2020년 5월 28일 사회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 나왔다
코로나19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질환인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도 26일 보고됐다. ‘어린이 괴질’로 불렸던 이 질환은 영국에서 처음 발병돼 미국,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핵심 요약: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은 고열, 피부 발진, 붓기를 비롯해 심할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 쇼크를 일으킨다. 순차적인 등교 개학이 시작된 시기에 국내에서도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일고 있다.
국내 의심 환자: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환자가 발생하자 한국 방역 당국도 본격적인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 이번 의심 증상 환자도 이 과정에서 보고됐다.
  •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의심 환자는 11세, 4세 어린이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 환자 모두 증상은 회복된 상태로, 11세 어린이는 퇴원했다. 11세 어린이는 지난 1~3월 필리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검사도 진행 중이다.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두 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 중증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4일 명명했다. 이전에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로 불렸다.
  • 4월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후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13개 국가에서 발병 사례가 나왔다. 유럽에서 23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25개 주에서 22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최소 5명이 사망했다.
  • 다기관 염증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와의 관련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진 뒤 환자가 급증했고,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뉴욕주 환자의 60퍼센트는 코로나 양성 반응을, 40퍼센트는 코로나 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 발병 환자들에게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 고열과 피부 발진, 안구 충혈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와사키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5세 이하의 영유아에게서 발생하는 가와사키병과 달리 10대 후반과 20대에서도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가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인 호흡기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 WHO에 따르면 이 질환의 특징은 0~19세 소아 및 청소년에게 3일 이상 발열, 피부 발진 또는 결막염, 저혈압이나 쇼크, 급성 위장 장애 등의 증상 일부가 나타나고, 염증 수치가 높으며, 다른 염증 원인이 발견되지 않고, 코로나19에 감염되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망: 지난 27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가 시작됐다. 6월 3일, 8일에도 순차적으로 개학이 예정돼 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이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환자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항체 보유자가 다수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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