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사회
창업자 불러 세운 피어 리뷰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25일 전 직원 앞에 선다. 본인 재산 5조 원 기부 계획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지만, 최근 논란이 불거진 피어 리뷰(peer review·동료 평가) 등 사내 인사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답할 전망이다.

핵심 요약: 피어 리뷰는 학계 용어다. 논문이나 연구물을 저널에 실을 때 필수적으로 거치는 동료 전문가들의 다면·심층 평가를 말한다. 이후 실리콘밸리 테크업계로 확산됐다. 카카오에서는 ‘사내 왕따’의 출발점이 됐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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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사회
설문: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근무하실래요?
스포티파이, 세일즈포스 등 재택근무를 영구 도입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288개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 1년이 넘었다.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의견과 길어지는 재택근무에 오히려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설문: 재택근무,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계속하시겠습니까?
59%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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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보니 역시 좋아: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근로자의 90퍼센트 이상이 만족감을 나타냈다.
  •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출퇴근 스트레스 해소다. 2019년 기준 수도권 지역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약 3시간으로, 1년 기준으로 한 달을 길 위에서 보내는 셈이다. 혼잡한 대중교통, 교통 체증, 수면 부족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자유로운 복장 및 업무 분위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 재택근무자의 66.7퍼센트가 사무실 근무 때보다 능률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한 대화나 업무가 줄어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갈래: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근로자도 늘었다.
  • 재택근무가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특히 IT 기업의 경우, 집에서 일한 이후 야근이 일상화됐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업무와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자기 통제력을 잃을 경우, 업무 효율은 오히려 떨어진다.
  • 예상치 못한 제반 비용 지출도 문제다. 업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가구나 사무용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무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수도 요금도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데, 특히 냉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여름, 겨울철의 부담은 더욱 크다. 집안에 업무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워 근처 카페나 모텔을 전전하는 근로자도 있다.
  • 재택근무로 인해 임금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회사가 재택근무를 이유로 통상 임금을 삭감하거나, 기존 월급에 포함되던 교통비와 식대 등을 제외하고 지급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가 정착하려면: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됐다면, 이제 코로나 종식 이후에 어떻게 일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스페인은 재택근무에 필요한 용품의 구매 비용을 회사가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영국은 노트북이나 의자 등 장비 구매 비용 및 난방비 등 재택근무로 인한 추가 지출에 대해 세금 감면을 청구하도록 했다. 재택근무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월 18일 경제, 사회
설문: PC방도 52시간 근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치권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와 연장 근무 수당 지급, 부당 해고 방지 등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PC방, 편의점, 미용실 등 영세 사업장이 주된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여당은 이르면 2월 임시 국회에서 관련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근로기준법까지 강행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반발한다. 반면 노동계와 영세 사업장의 종사자들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설문: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당장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할까요?
52%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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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대상 확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법안은 모두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에 국한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법안 보기
  • 개정안은 주 52시간 근무와 연장 근무 가산 수당, 연차·휴가 보장, 해고 제한 및 사유 서면 통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도 개정안 내용에 찬성하고 있어 법안 처리 가능성이 크다.
  • 개정안 적용 대상인 5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해 기준 전국 320만 개 정도로 추정된다. 소기업뿐 아니라 식당과 PC방, 미용실, 편의점 등도 모두 포함된다.

시기상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범법자만 양산할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반발한다.
  • 영세 사업장은 경제 상황 등 환경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고용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근로 시간 준수와 직원 고용 보장 등이 큰 부담이다. 초과 근무가 잦은 PC방이나 미용실 등의 업종은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 특히 코로나19로 수입이 급감한 상황이어서 업계의 반발은 더 크다. 아예 고용을 대거 줄이거나 폐업을 선택하는 업체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7만 5000여 명으로 2019년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시급하다: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과 부당 대우 등의 피해를 호소하며, 노동권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 통계청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820만 명 정도다. 전체 근로자의 40퍼센트 수준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들 중 상당수가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서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 실제 취업 포털 알바몬 조사에서 응답자의 28퍼센트는 수당 없는 야근과 임금 체불·지연, 최저 임금 미적용 등의 부당 대우를 겪었다고 밝혔다. 인크루트 조사에서는 40퍼센트 가까이가 부당 해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월 25일 사회
모두에게 행복한 택배가 되려면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택배 노사와 정부가 과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택배 물품 분류 작업의 책임은 회사가 지고, 배송 시간에 제한을 둬 과로를 막는 내용이 포함됐다.

핵심 요약: 코로나 이후 택배가 일상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으면서 택배 기사들의 업무 부담도 커졌다. 열악한 근무 환경이 조명되면서 불합리한 택배 노동 체계와 과로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문제 해결 가능성을 살펴봤다.
택배 기사의 일: 코로나19 이후 택배 물량이 급증하며 과로를 호소하는 택배 기사들이 늘었고,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 지난해 배송된 택배 상자는 모두 33억 개. 그동안 16명의 택배 기사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3일 숨진 한 택배 기사의 경우 하루 평균 14~15시간씩 일하며 250여 건을 배송해야 했다고 가족들은 증언한다. 근무 6개월 만에 몸무게 20킬로그램이 줄 정도의 노동 강도였다.
  •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늘어난 택배 물량은 택배 기사의 과로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택배 물동량은 2억 9300여 개로, 전년 대비 36.3퍼센트 증가했다. 반면 택배 기사 증가율은 5.6퍼센트에 그쳐 1인당 월평균 처리 물량은 5000건을 넘겼다.

택배 어떻게 달라지나: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의 핵심은 분류 작업 부담 해소, 심야 배송 제한이다. 그동안 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떨어졌던 택배비는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 사라지는 공짜 노동: 그동안 택배 기사들은 대가 없이 담당 구역의 물품을 터미널에서 직접 골라내는 이른바 ‘까대기’ 작업을 해야 했다. 과로의 근본 원인이었다. 이번 합의로 분류 작업은 택배사의 책임이 됐다. 부득이하게 택배 기사에게 맡길 경우 기본 작업 범위에 포함시키고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택배 사업장의 분류 작업 설비 자동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 심야 배송도 그만: 밤 9시 이후 심야 배송도 제한된다. 그동안 야간 택배 노동은 생체 리듬을 깨뜨려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혔다. 근로 환경 개선 차원에서 노동 시간은 주 최대 60시간, 일 최대 12시간 이내로 정했다. 쿠팡, 마켓컬리 등의 새벽배송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택배사가 아닌 자체 배송 서비스라 이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발암 물질만큼 건강 해치는 야간 택배 노동
  • 택배비 현실화: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2002년 3265원이던 건당 택배비는 현재 22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나마도 인터넷 쇼핑 업체가 택배비의 29퍼센트를 가져간다. 택배 업체들은 추가 인건비 부담을 반영한 택배비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비 현실화 방안은 다음 달 시작되는 2차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오늘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를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 관리 기간’으로 지정하고 분류 지원 인력 600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택배 노동 환경은 일회성 지원책으로 개선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로봇 등 신기술로 물류 시스템을 혁신해 노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 필요한 것은 이번 합의안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해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관련 주제 읽기: 배달은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가, 28년 만의 휴가
1월 8일 사회
근로자의 죽음은 경영자의 책임
근로자의 사망 사고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안전 조치 위반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대표 이사나 안전 담당 이사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중대재해법은 법인과 경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강력하게 처벌해 사고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제정된다. 그러나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처벌로 경영자를 범죄자화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법안 제정을 촉구해 온 노동계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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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사회
“우리가 일하고 싶은 구글이 아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직원 400여 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노조가 결성된 것은 처음이다. 노조는 4일 언론 기고문을 통해 “근로자들이 학대나 보복, 차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요약: 구글은 최근 사내 성희롱 대처, 부당 해고 등을 놓고 잇단 노사 갈등을 겪었다. 무노조 정책을 이어 온 아마존 역시 노동조합 설립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IT 업계의 천국으로 불리던 실리콘밸리의 근로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알파벳 노동조합: 구글의 첫 노조는 임금 투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평등한 근무 환경을 만들고 회사가 윤리적인 사업을 하도록 이끌기 위해 결성됐다.
  • 노조명은 ‘알파벳 노동조합’으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이름을 땄다. 미국과 캐나다 직원 400여 명으로 구성된 노조는 미국통신노조(CWA)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지도부를 선출했다. 정규직, 계약직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가입할 수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받는 보수의 1퍼센트씩 회비를 걷어 조합원 소송 및 임금 지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 일반 노조와 달리 단체 교섭권은 없다. 26만 명이 넘는 전체 직원의 일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과 새로운 계약을 하기 보다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노조 집행 위원장은 ‘우리가 일하고 싶은 구글이 아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괴롭힘, 편견, 차별이 없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구글은 최근 사내 윤리와 회사 정책 등을 놓고 직원들의 비판을 받아 왔다. 2018년 구글이 임원의 부하 직원 성희롱 사건을 덮으려 하자 직원 2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후 사측이 반(反)노조 컨설팅 업체와 자문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에는 구글의 AI 기술 정책을 비판한 팀닛 게브루 박사가 부당 해고돼 직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꿈의 직장은 어디로: 이번 노조 결성이 IT 기업들의 비노조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다.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던 IT 업계 근로자들이 최근 회사의 정책 변화를 외치며 행동하고 있다.
  •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기술 제공 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아마존 직원들은 글로벌 기후 파업을 벌였다.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에게 기후 변화에 더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기 위해서다. 아마존 창고 직원 수천 명은 올해 초 노조 결성 투표를 할 예정이다.
  • 내부 비판이 잇따르며 ‘최고의 직장’이라는 IT 기업 명성도 흔들리고 있다. 세계 기업 평가 업체 글래스도어의 ‘2020년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 따르면 구글·페이스북·애플 등은 처음으로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구글은 11위였다.

악해지지 말자: 알파벳 노조는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의 모토를 강조한다. 단기적인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회사가 되자는 뜻이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알파벳과 구글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노조는 그 기술이 공공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도록, 만든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IT 기업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구글, 중년의 위기
2020년 12월 24일 사회
“특별한 법 말고 노동법”
정부가 내년 3월까지 플랫폼 종사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법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종사자는 플랫폼을 이용해 노동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보호하겠다”는 법인데, 노동계는 오히려 반발한다.
 
핵심 요약: 플랫폼 종사자를 개인 사업자로 볼지 아니면 노동자로 인정할지가 쟁점이다. 플랫폼 종사자는 대부분의 경우, 전통적인 노동자보다 회사에 덜 종속돼 있다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 밖에 있다. 기술 혁신 시대가 맞닥뜨린 또 다른 과제다.
첫 보호 대책: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한다.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 플랫폼 종사자라도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 플랫폼 종사자는 179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취업자의 7.4퍼센트다. 정부는 다만, 플랫폼이 일을 배정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하는 곳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22만 명으로 추산했다. 22만 명 중에는 배달 기사가 52퍼센트로 가장 많다.
  • 정부는 새 법에 플랫폼 종사자도 단체를 만들어 노조와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 보수 지급 기준 등을 놓고 기업과 협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 배정 기준, 고객 평점 같은 중요 정보를 기업이 종사자에게 제공할 의무도 포함할 계획이다. 
  • 배달업 등록제 도입도 검토한다. 누구나 배달업체를 설립할 수 있어 기사 보호가 더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플랫폼 종사자가 일을 그만둘 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공제 조합 설립과 재정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차별적 보호”: 경제 구조가 바뀌고 코로나19로 플랫폼 종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첫 대책이지만, 노동계는 곧장 반발했다. 실질적인 노동권을 보호하지 않는 “차별적 보호”라고 주장한다.
  • 플랫폼 종사자를 개인 사업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노동자로 인정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 종사자는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배달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따라서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 그러나 배달 기사만 하더라도 플랫폼 업체가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일을 배정받는 경우가 있다. 고객 만족도는 기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이용된다. 개인 사업자라기보다는 근로자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동계는 “별도의 법을 적용하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 3권은 더욱 후퇴할 것”이라고 반발한다. 그래서 “기존 노동법을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특별한 법이 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기보다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낙인찍는 데 악용될 수 있어서다.

기술 혁신 시대의 노동: 다른 나라에서도 이 문제는 논란이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플랫폼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하지만 1년이 채 안 돼, 다시 사업자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인건비 폭탄을 우려한 플랫폼 기업들이 발의를 주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배달 플랫폼 업계 노사가 최초로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나섰다. 플랫폼 종사자 수는 2018년 추산치보다 3배 넘게 늘었다.

관련 주제 읽기: 배달은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가우리 사장님이 AI?
2020년 11월 9일 경제, 사회
우리 사장님이 AI?
배달 노동자들이 모인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3일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배달 앱에 적용된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으로 입은 피해를 호소하면서 배달원에게 알고리즘에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주장했다.

핵심 요약: AI 배차의 핵심은 배달원 위치, 동선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호출을 연결하는 알고리즘이다. 배달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이미 알고리즘이 근로자에게 업무를 지시한다. 그런데 플랫폼 업체들은 영업 비밀이라며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다. 근로자로서는 ‘AI 사장님’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해도 왜 그렇게 하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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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6일 사회
발암 물질만큼 건강 해치는 야간 택배 노동
잇따른 택배 기사들의 사망과 열악한 노동 환경이 알려지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NS에서는 “새벽 총알 택배를 안 쓰겠다”는 소비자 선언도 이어진다. 야간 택배 노동이 ‘2급 발암 물질’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보고서도 나왔다.

핵심 요약: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야간 택배 노동자들은 매일 새벽 고정적으로 7~8시간 동안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하며, 삶의 질 하락과 건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또 야간과 추가 근로 수당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저 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노동자가 대다수였다. 야간 택배 노동의 실태를 다룬 보고서의 핵심을 소개한다.
저임금 고노동: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5월 《노동리뷰》에는 ‘이윤추구형 야간노동: 야간 배송기사 사례’라는 연구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 저자는 쿠팡과 마켓컬리의 새벽 배송을 담당하는 정규직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조사했다. 그는 “처우 개선은 약하고 노동 강도는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다운로드 받기
  • 야간 노동자들은 보통 밤 10시에서 오전 7~8시까지 일했다. 매일 휴식 1시간과 추가 근로 1시간이 포함돼 있다. 이 시간 동안 물건을 분류하고, 많게는 100~200개의 상품 배달을 마쳐야 한다. 주 5일 근무다. 휴무일은 회사와 조율한다.
  • 기본급은 2019년 기준 약 175~249만 원이다. 여기에 추가 근로와 야간 수당, 식대, 성과급 등이 더해진다. 월 급여는 세전 250~390만 원 수준이다. 저자는 “비정규직이나 처음 일을 하는 노동자는 사실상 최저 임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 계속 늘어나는 배송 물량을 처리하느라 사실상 정시 퇴근은 어렵다. 담당 지역이 아닌 먼 곳으로 추가 배송을 가거나, 배송이 늦은 동료를 지원하는 일도 생긴다. 주야간 근무자 간 교대 작업은 이뤄지지 않는다.

문제는 야간 고정 노동: 택배 업체는 야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주 52시간 이내 근무와 4대 보험, 복지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저자는 무엇보다 ‘야간 고정 노동’이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 연일 밤샘 작업은 건강에 직격탄을 날린다. 생체 리듬이 깨지는 탓에, 신체 피로도 축적이 주간 근무보다 빠르다. 생활 스트레스도 높다. “지인을 만나고 연애를 하는 등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증언이다.
  •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 노동을 ‘2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다. ‘동물에게는 암 발병이 확인됐으며, 사람에게도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뜻한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도 야간 노동을 ‘유해 요인’으로 규정한다.
  • 사고 우려도 높다. 한 노동자는 “작은 손전등에 의지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난다”고 밝혔다. 서둘러 배송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야간 배송을 1년 이상 하는 노동자는 드물었다. 업체도 구인난에 시달린다.

사람이 다치는데 더 빨리 받으면 뭐 하나: 보고서는 “야간 택배가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기업이 야간 노동의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건강 검진 등의 혜택을 택배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이유는 사회의 미래 자원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야간 노동 또한 마찬가지”라며 사회 전체의 고민도 요구했다. SNS에는 노동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새벽 배송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불매 선언도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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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8일 사회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산업 재해를 기업의 범죄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방호복을 입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지난달 말 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 동의 청원이 국회에 접수된 후 9만여 명이 동의했다.

핵심 요약: 이 법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을 경우 경영 책임자와 기업의 처벌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지난 2017년 처음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이듬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고, 10일 같은 곳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김용균 못 지키는 김용균 법: 고 김용균 씨의 사망 이후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법이 강화됐지만, 죽음은 반복되고 있다.
  • 10일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화물차 운전사가 석탄 하역 기계를 혼자 묶다가 기계에 깔려 숨졌다. 같은 장소에서 고 김용균 씨는 안전장치도 없이 혼자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사망했다. 이후 김용균 씨의 이름을 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핵심인 ‘위험 작업 2인 1조’는 빠졌다. 원청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조항에서는 정작 사고가 많은 굴착기·크레인·덤프트럭 등의 장비가 제외됐다.
  • 김용균 법의 대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나왔다.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사람이 사망한 경우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에 손해액의 3배 이상 10배 이하의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 이 법은 고 노회찬 의원이 2017년 발의했지만, 당시 논의 한 번 못 하고 폐기됐다. 보수 야권에서는 ‘기업 경영 위축’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여당은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희생되는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1명의 목숨값, 450만 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업 재해율 1위다. 산재 사망 노동자 한 명당 책임자가 내는 평균 벌금 액수는 450만원이다.
  • 지난 10년간 산업 안전 보건법 위반 사범의 재범률은 무려 97퍼센트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징역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0.56퍼센트에 그친다. 2008년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이천 냉동 창고 사고에서 해당 기업은 2000만 원의 벌금을 냈다. 전문가들은 산재 사망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한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벌금의 상한선이 없는 ‘기업 살인법’이 있다.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낙인을 통해 기업의 근로자 안전 보장을 의무화하자는 취지다. 2011년 영국에서는 노동자 1명이 사망해 15억 4000만 원의 벌금을 문 기업도 있다. 영국의 산재 사망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 쇳물’ 챌린지: SNS에서는 10년 전 이맘때 충남에서 숨진 청년 노동자를 기리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가수 하림이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시에 멜로디를 입힌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이제는 쇳물의 비극을 멈추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