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사회
설문: 철거냐, 보존이냐…동상 수난 시대
토론과 타협으로 대표되는 의회 민주주의의 상징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광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인종 차별 항의 시위대가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 철거를 요구하자, 극우파가 함께 세워진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을 파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위인으로 손꼽히는 역사적 인물이다.

핵심 요약: 시위대의 분노는 이제 과거에 인종 차별적 말과 행동을 한 역사적 인물로 향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의 동상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한다. 반면 부정적인 과거도 역사의 일부라는 점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설문: 공과 과가 함께 있는 인물의 동상 철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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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위대한 인물들의 숨겨진 과거 행적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거세다.
  • 처칠은 영국인에게 2차 세계 대전 승리의 아이콘과도 같다. 하지만 처칠은 인도에 대해서는 철저한 제국주의자였다. 1943년 인도 벵갈 지역에서 대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을 때 처칠이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의혹이 있다. 식량 지원 요청에 대해 처칠이 “인도 사람들이 폭격이나 맞았으면 좋겠다”, “(당시 비폭력 단식 투쟁을 하던) 간디는 왜 아직 안 죽었냐”며 비아냥거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비폭력 저항의 상징 마하트마 간디도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간디는 아프리카 원주민에 대한 차별적 의식을 갖고 있었고, 흑인보다 인도인이 훨씬 우월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간디는 자필 메모에서 흑인들을 ‘깜둥이(Kaffirs)’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가나의 한 대학에서는 간디 동상이 철거됐다.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학금 중 하나인 ‘로즈 장학금’을 만든 세실 로즈 동상도 철거 위기에 놓였다. 사업가 로즈가 남긴 막대한 돈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장학금을 받았다. 자선 사업과는 별개로 로즈는 19세기 후반 대영 제국 시절 해외 식민지 정책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제국주의자, 백인 우월주의자였다.

동상은 과거사의 증인: 광범위한 동상 철거가 폭력적인 역사 지우기라는 비판도 있다.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제 와서 과거를 편집하고 검열할 순 없다. 우리가 다른 역사를 가진 척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면서도, “역사에서 그 어떤 흔적, 그 어떤 이름도 지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는 “과거 영웅들의 동상 철거 요구는 최악의 문화적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 헝가리는 절충안으로 1993년 ‘회상 공원’을 만들었다. 구소련 붕괴로 처치 곤란이 된 레닌 동상 등을 한데 모은 것이다. 과거는 잊지 말되 교훈으로 삼자는 뜻에서다. 논란이 되는 인물들의 동상을 박물관에서 역사 배경 서술과 함께 전시하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는 제안도 있다.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과거를 무조건 지우는 것도, 마냥 모른 척하는 것도 발전적인 방향은 아니다. 소모적인 파괴 논쟁보다는 장기적으로 역사를 어떤 식으로 기억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10일 정치
예산 삭감, 해체, 목 조르기 금지…미국 경찰 개혁 논쟁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민주당이 경찰의 지나친 무력 사용을 저지하고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이번 경찰 개혁 법안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목 조르기 금지도 포함돼 있다.

핵심 요약: 인종 차별 반대 목소리는 경찰 개혁 요구로 바뀌고 있다. 시위 현장에는 ‘Defund the police(경찰 예산을 삭감하라)’라는 새로운 구호가 등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의 99퍼센트는 위대하다”며 예산을 삭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미국에서 경찰 개혁 방안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020 치안 정의법: 민주당은 “구조적 변화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경찰 개혁법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 민주당이 공개한 134쪽 분량의 법안 초안은 경찰의 과도한 폭력 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을 제한하고, 피해자들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피해를 당한 시민이 경찰의 고의성을 직접 입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무분별하게 권리를 박탈했다는 것만 보여 주면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경찰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바디캠 사용도 의무화했다. 민주당은 6월 내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공화당에서도 경찰 개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밋 롬니 상원 의원은 경찰이 불필요하게 무력을 쓰거나 인종 및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했는지를 판단하는 감독 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부터 해체까지: 변화에 대한 요구는 많은 도시에서 실제 경찰 예산 삭감, 경찰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창립자는 “경찰 예산을 줄여 지역 사회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뉴욕시장은 경찰 예산 60억 달러를 청소년을 포함한 사회 복지 서비스 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2억 5000만 달러를 흑인과 히스패닉 공동체의 건강 및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재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시 경찰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내놨다.

“좌파의 경찰 폐지 운동”: 트럼프 대통령은 검찰총장, 경찰서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 예산 삭감도, 경찰 해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경찰 개혁 추진에 대해 “급진 좌파 민주당이 미쳤다”며 자신은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경찰 개혁 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제안을 살펴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망: 경찰 노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이 예상되는 민주당 법안이 초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실제 통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단순한 경찰력의 축소를 넘어 시민 모두가 동등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치안 시스템의 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 1일 사회
미네소타의 역설…예고된 비극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에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에서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방화, 약탈 등 폭력 사태로 번졌고,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핵심 요약: 미국 중북부의 미네소타주는 ‘살기 좋은 주(州)’ 조사에서 매번 1~3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백인과 흑인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심해 ‘미네소타의 역설’이라 불린다.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 한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사건의 발단: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식당에서 한 손님이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으로 숨지게 했다.
  • 경찰은 수갑을 찬 채 땅바닥에 엎드린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 동안 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지만 가혹 행위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 행인들이 찍은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일었다. 일부 시위대는 방화와 약탈 행위를 벌였다. 경찰과 시위대의 무력 충돌이 거세지자 미네소타주는 미니애폴리스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 미네소타에서 시작된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워싱턴 D.C.,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 조지아 등 22개 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주도 늘고 있다.

미네소타의 역설: 2019년 조사에서 미네소타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살기 좋은 주’ 3위에 올랐다. 건강, 교육, 경제, 기반 시설 등에서 모두 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인종별 주택 보유율 격차(48위), 빈곤율 격차(48위)는 최하위권이다. 전체 지표는 좋지만 흑백 불균형이 심한, 이른바 ‘미네소타의 역설’이다.
  • 미네소타 백인 가구의 76퍼센트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흑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24퍼센트에 그친다. 미국 흑인 가구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주택 보유율 격차가 세 번째로 크다.
  • 미네소타의 흑인 빈곤율은 32퍼센트로 백인(7퍼센트)의 4배가 넘는다. 백인과 흑인의 빈곤율 격차가 세 번째로 높은 주다. 실업률 차이도 네 번째로 심하다.
  • 인종 간 불균형은 경찰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네소타 교외 지역에서 경찰이 검문을 이유로 정차를 요구한 차량의 44퍼센트가 흑인 운전자였다. 이 지역의 흑인 인구는 전체의 7퍼센트다.

결론: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흑백 불균형에 있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와 실업이 장기화되면 인종 간 사회적, 경제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미네소타의 역설’이라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제2의 조지 플로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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