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4일 경제
공인 인증서 ‘독재 시대’ 마감
공인 인증서 폐지법으로도 불리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앞으로 온라인 뱅킹이나 세금 납부, 쇼핑 등에서 공인 인증서가 아닌 다른 민간 인증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핵심 요약: 공인 인증서와 민간 인증서가 같은 지위를 갖게 된다. 액티브X와 방화벽, 백신,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 사이트마다 달랐던 복잡한 설치 과정도 필요 없어진다.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달라지는 점을 Q&A로 정리했다.
‘공인’의 개념이 사라진다: 현행법에서는 공인 인증서에만 전자 서명의 법적 효력을 부여한다. 10일 개정안 시행 이후엔 민간 인증서도 정부 평가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 1997년 도입된 공인 인증서는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유효 기간이 1년밖에 안 됐다. 관련 기술 개발도 더뎌 사용자 불만이 많았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인증서에서 ‘공인’의 개념을 없앴다. #공인 인증서의 역사와 폐지 이유

이렇게 바뀝니다: 공인 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면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 기존 공인 인증서는 지워야 하나: 계속 쓸 수 있다. 유효 기간이 끝나면 신규 발급도 가능하다. 공인 인증서를 이동식 저장소(USB)에 따로 보관하는 기존 사용자를 위해서다. 다만 이름은 ‘공동’ 인증서로 바뀐다.
  • 무슨 인증서가 필요한가: 본인 편의에 따라 골라 쓰면 된다. 이동 통신 3사가 공동 개발한 ‘패스(PASS)’ 앱과 카카오페이 인증이 가장 인기가 높다. 네이버와 NHN페이코, 비바퍼블리카(토스), KB국민은행 등도 자체 인증서를 제공한다. 
  • 아무거나 하나만 있으면 되나: 아니다. A사이트에서 가능한 인증서를 B사이트에서는 못 쓸 수도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범용성이 높은 민간 인증서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전망이다. 
  • 얼마나 편해지나: 민간 인증서는 계좌나 휴대전화 번호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인증도 알파벳과 숫자, 특수 부호까지 섞인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지문 등 생체 정보나 간편 비밀번호(PIN)로 가능하다. 기본 유효 기간이 2~3년으로 늘었고, 갱신이 필요 없는 인증서도 있다. 
  • 연말 정산도 가능한가: 그렇다. 연말 정산 간소화,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공공 영역도 민간 인증서 도입 준비에 한창이다. 내년 초 연말 정산부터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다.  
  • 안전할까: 안정성은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도 정부의 평가 기준을 통과해야만 민간 인증서 출시가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기관의 평가를 통해 KS마크와 같은 인증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인증도 서비스: 이미 많은 기업이 핀테크 기술로 무장하고 인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인증 시장은 700억 원 규모지만, 업계는 앞으로 금융과 보험, 전자 상거래, 블록체인 기술까지 확장 가능성을 더 높이 산다. 결국 어떤 업체가 기술 고도화를 통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손가락’을 사로잡느냐에 달려 있다. 보안도 서비스다.
2020년 7월 22일 경제
진격의 개미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이 뉴욕이 아닌 홍콩과 상하이 주식 시장에서 기업 공개(IPO)에 나선다. 중국 최대 부호 마윈이 창립한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 그룹은 이번 기업 공개로 알리바바를 뛰어 넘는 역대 최대 상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핵심 요약: JP모건은 앤트 그룹의 시장 가치를 2180억 달러(261조 2000억 원)로 추산했다. 9억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 그룹은 이번 기업 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해외 금융 서비스 플랫폼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 기사 전문은 프라임 멤버만 읽을 수 있습니다. 북저널리즘 프라임 멤버가 되시면 지금 깊이 읽어야 할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지적이고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을 지지하는 방법입니다.

북저널리즘 프라임 멤버가 되시면:
  • 북저널리즘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주 업데이트되는 새 콘텐츠를 만나 보세요. 오직 북저널리즘에서만 읽을 수 있습니다.
  • 뉴스, 오디오북, 스타트업 플레이북, 뉴룰스 등 프라임 전용 콘텐츠, 프라임 멤버의 지적 여정을 돕는 일대일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온·오프라인으로 에디터와 저자, 다른 멤버들을 만나고 토론할 수 있습니다. 북저널리즘이 개최하는 여러 모임에 우선 초대 및 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프라임 가입하기: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가입하기
2020년 6월 15일 경제
스타벅스 은행으로 오세요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미국 내 대형 점포 문을 닫고, 모바일 주문 기반 픽업 매장을 대거 늘린다. 팻 그리스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18개월 동안 미국 내 매장 400여 개를 폐쇄하고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 더 많은 픽업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 요약: 스타벅스가 제시하는 픽업 매장은 대면 주문을 없애고 모바일로만 결제와 주문이 가능한 형태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픽업 매장이 모바일 카드 충전식 결제를 유도하고 현금을 확보해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간 판매에서 금융 서비스로: 스타벅스의 픽업 매장 확대는 모바일 결제 확대를 통한 핀테크 사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스타벅스의 픽업 매장에서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면적당 매출이 떨어지는 대형 매장들을 닫고, 인건비와 유지비가 현저히 적은 픽업 매장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 스타벅스코리아의 선불식 충전 카드 이용 고객 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심엔 사이렌 오더, 마이 DT 패스와 같은 IT기반의 서비스가 있다. 매장 반경 2킬로미터 이내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미리 주문할 수 있는 사이렌 오더, 고객 차량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 카드와 연동해 드라이브 스루 이용 시 자동 결제하는 마이 DT 패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는 이미 금융업계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2018년엔 아르헨티나 현지 은행과 제휴를 맺고 스타벅스 은행 지점을 열었다.
  • 스타벅스의 국내 선불 충전금은 2013년 151억 원에서 지난해 800억 원대로 늘었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 송금업체가 보유한 잔액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의 현금 보유량은 사이렌 오더 도입 1년 만인 2016년에 1조 원을 넘어섰는데 이 금액은 미국의 웬만한 중소 은행 예치금보다 크다. 미국 내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모바일 결제 업체는 애플, 구글, 삼성이 아니라 스타벅스다.
  • 스타벅스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암호화폐거래소 백트(Bakkt)의 설립 파트너로 참여하며 전 세계에서 환전 없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전망: 스타벅스의 픽업 매장 확대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닌 공간을 판다는 브랜딩 전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 블루보틀과 같은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스페셜티(specialty) 커피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픽업 매장 중심으로 입지를 넓히는 전략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커피와 공간이 아닌 금융으로 사업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높다.

관련 주제 읽기: 글로벌 비트코인 은행을 노리는 스타벅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