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7일 정치, 사회
의사들이 돌아온다
의사 파업이 보름 만에 끝났다. 정부는 의사들이 반대해 온 공공 의료 정책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고, 의료계는 파업을 멈추고 진료 현장에 복귀하기로 4일 합의했다. 양측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협의하기로 했다.

핵심 요약: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신설,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 등 4대 의료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 왔다. 4대 의료 정책의 주요 쟁점을 간단히 정리한다.
긴박했던 보름: 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가 밤샘 협상 끝에 4일 합의하면서 의사 파업이 보름 만에 끝났다. 당초 정부는 의사 파업에 고발 등으로 강경 대응했지만,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절충점을 찾았다.
  • 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도 협의체에서 발전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협의체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 의료계가 참여한다. 합의문에 명시된 ‘코로나 안정화’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코로나 재확산이 한풀 꺾인 시기 또는 백신 개발로 코로나가 종식된 시기가 거론된다.
  • 합의에 반대하는 의사들도 있다. 일부 전공의들(인턴, 레지던트)은 합의문에 ‘정책 철회’가 명시되지 않은 졸속 합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이 즉각 철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4대 정책의 쟁점: 이번 의사 파업은 정부의 4대 의료 정책 추진에 의사들이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갈등은 잠시 봉합됐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이가 커 향후 구성될 협의체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워 보인다.
  • 의대 정원 확대: 정부는 서울과 지방의 의료 격차를 줄이고 비인기 과목의 의사 확보를 위해 향후 10년간 의대 정원을 4000명 늘릴 계획이다. 의료계는 의사 수는 적지 않다며 비인기 과목과 지역 의사의 처우 개선을 주장한다.
  • 공공 의대 신설: 정부는 공공 의대를 설립해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의료계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며, 의무 복무 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고 지적한다. 입시 공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 한방 첩약 급여화: 정부는 일부 질환에 대한 한약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계는 한방의 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반대한다. 항암제부터 보험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비대면 진료 도입: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전화, 화상을 이용한 의료 상담과 처방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원격 의료를 도입하면 환자들이 대형 병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오진도 우려된다며 반대한다.

파업 이후: 20년 전 김대중 정부는 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처방은 의사가, 조제는 약사가 하도록 하는 의약 분업을 실시했다. 의사들은 집단 휴업과 폐업 투쟁을 벌였다. 정부가 의료 수가를 40퍼센트 인상해 의사들을 달래면서 파업은 끝났다.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됐고, 이듬해 직장인 건강보험료는 21퍼센트 올랐다. 코로나 이후 재개될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청구서로 돌아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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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7일 사회
거리로 나온 #덕분에 의사들
대한 의사 협회가 26일부터 28일까지 2차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전공의와 개원의가 참여한 파업은 큰 의료 대란 없이 마무리됐다. 이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필수 인력’으로 남아 있던 전임의와 교수진까지 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핵심 요약: 코로나19로 공공 의료 강화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첫 번째 방안으로 정부가 2022년부터 10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 4000명의 의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각자의 진단: 의사 수를 놓고 부족하다는 정부와 많다는 의사 단체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정부는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가 2.3명으로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평균인 3.4명보다 낮다는 통계를 들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의사 단체는 다른 통계로 반박한다. 연평균 의사 증가율이 3.1퍼센트로 OECD 평균 0.5퍼센트보다 높다는 것이다. 고령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정반대다. 노년층이 늘어나는 만큼 의료 수요도 많아질 거라는 주장과 의료 시장 자체가 축소될 거라는 의견이 부딪힌다.
  • 정부는 공공 의료 강화 해법으로 의사 수를 늘려 필요한 과목에 배치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400명씩 의사를 늘리고, 이 가운데 300명은 지역 의사로 양성한다. 지역 의사제는 지역 내 중증 필수 의료 분야에서 10년 동안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의사 면허를 주는 제도다.
  • 의료계는 ‘의무 복무’ 10년을 채운 뒤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로 이탈할 것이라며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경제·문화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은 5억 원의 연봉을 줘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장학금이 유의미한 근무 동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내외산소’: 양측 모두 특정 전공 집중 현상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 사람의 평생 건강을 책임지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는 대표적인 기피 전공이다. 감염병 시대에 감염 내과 전문의는 전국에 200여 명뿐이다.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에 그친다. 반면 미용·성형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는 3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의료계는 이런 쏠림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재배치 방안이 없으면, 특정 분야의 의사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 현재 지역별 의사 수는 서울 3.1명, 광주 2.5명, 경북 1.4명, 충남 1.5명 등 서울 및 주요 광역시와 지역 간 격차가 크다. 치료 여건이 안 돼서 사망한 사람들을 뜻하는 인구 10만 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은 경북 영양이 107.8명으로 서울 강남의 3.6배다.

모두를 위한 처방은: 의료계는 기피하게 되는 과목과 지역에 대한 진료비, 의료 수가를 조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가 인상만이 답이 될 수는 없다. 누구나 필요한 치료를 받기 위한 공공 의료 확대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도 해결책은 아니다. 의료진이 공공 의료에 대한 비전을 갖고,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교한 유인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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