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사회
변희수 하사가 남기고 간 꿈
성전환 수술 이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세상을 떠났다. 전역 취소 소송 첫 변론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변 전 하사는 여군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꿈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

핵심 요약: 전 세계적으로 9000여 명의 트랜스젠더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군대 내 성 소수자 문제를 다시 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군인으로 남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2월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법적으로 여성이 됐다. 이후 군의 강제 전역 처분에 대해 인사 소청을 추진했지만 기각됐다.
  • 군은 성전환을 이유로 전역시킬 수 있는 규정이 없는 만큼 “성전환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전환 수술로 인한 신체적 변화를 ‘심신장애’로 판단해 전역 조치를 강행했다. 군 의무 조사에서 변 전 하사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 변 전 하사는 “성별 정체성을 떠나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성 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21개 시민 사회 단체와 연대해 육군 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내고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라: 변 전 하사의 죽음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 논란에도 불을 붙였다.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발의됐지만 전부 폐기됐다.
  •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 기독교계의 거친 항의를 받는 핵심 쟁점이다.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조장한다는 주장에 처리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유엔 등 국제 인권 기구에서 보호해야 할 차별 사유로 인정된다.
  •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적 대우는 성 소수자 앞에 놓인 큰 장애물이다. 국가인권위의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 소수자들은 학교와 가족, 직장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성은 강하다: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은 2010년 상원 국방위에 출석해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동료 시민을 지키는 일에 복무하기 위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숨기도록 하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계기로 군대 내 대표적 성 소수자 차별 정책이었던 ‘DADT(Don’t Ask, Don’t Tell)’는 폐기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 정권에서 금지했던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양성을 포용할 때 미국은 더 강해지며, 군대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