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놉티콘의 탄생
2화

코로놉티콘을 만들다

국가가 판데믹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한 달 간 중국 북부 후베이성에 있는 부모님 집에 격리됐던 엘비스 리우(Elvis Liu)는 2월 23일 홍콩의 집으로 돌아왔다. 홍콩의 관료는 그에게 국경 관리소 번호를 왓츠앱(WhatsApp) 연락처에 추가하고 위치 공유 기능을 ‘항상 켬’으로 설정해서, 휴대 전화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확인할 수 있게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두 시간 안에 집으로 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2주 동안 머물라고 당부했다.

그 후 2주간 엘비스는 여덟 시간마다 위치 공유 ‘항상 켬’ 기능을 다시 활성화해야 했다. 왓츠앱을 소유한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추적당할 수 있는 상태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두지 않도록 주기적인 동의를 요구했다. 넓은 아파트에서 가족과 개들과 함께 한 첫 번째 격리에 비해, 마당을 향한 두 개의 작은 창문이 딸린 10제곱미터짜리 원룸에서의 격리는 암울했다. 3월 8일 격리가 해제됐을 때, 그는 곧바로 마스크와 고글, 장갑을 착용한 뒤 람마(Lamma)섬으로 가는 페리를 탔다. 섬에 도착한 그는 자유로움에 취해 30킬로미터 길이의 숲길을 내달리다가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그는 여전히 잘 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하기에는 괜찮은 상태다. 홍콩 당국은 그가 주변 시민들의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중국 본토와 한국에서는 신규 확진자 숫자가 하루에 100명 이하로 줄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는 처음부터 확진자 급증세가 없었다(표 참조). 이제 이들은 모두 같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현재의 통제를 완화했을 때 뒤따를 수 있는, 사실상 불가피한 급증세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다. 이는 몇몇 국가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들은 모두 정보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수평을 유지하라/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10번째 확진자부터 표기/ 2020, 로그 환산/ 중국(하늘색), 첫 사망자 발생, 후베이성 봉쇄, 외국 유입이 국내 발생을 추월,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는 통제되고 있다고 리커창 총리가 발표/ 한국(파란색), 대구 집단 감염 발생, 2만 7000건의 검사 시행,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처음으로 추월/ 싱가포르(붉은색),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차단/ 홍콩(옥색), 최대 신규 확진자 수(48명, 대부분 국외 유입)/ 태국(분홍색), 중앙 역학 지휘 본부 설립, 교사와 학생 해외여행 금지/ 출처: 존스홉킨스 CSSE, 이코노미스트
다른 국가들의 시도와 마찬가지로, 이런 노력들은 실험적이다. 실패와 부작용에 대한 위험 부담이 있다. 가장 명백한 것이 시민의 자유다. 그러나 약 25억 명의 사람들은 판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일종의 격리 상태에 처해 있다(표 참조). 그들 중 일부만 감염됐거나 감염될 것이고, 이로 인해 면역이 생길 것이다. 나머지는 격리가 해제될 때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감시받을 필요가 있다.
 
자택 격리 상황/ 부분 혹은 완전 격리 상태의 인구, 10억 명/ 중국 48개 도시 4개 성, 1억 9100만 명의 미국인에게 집에 있을 것을 권고(하늘색 영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요르단, 영국, 인도/ 출처: 프레스 리포트
여기에 사용되는 도구는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기록이다.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위치와 방문 장소, 혹은 질병 상태가 어떤지 확인한다. 두 번째는 모델링이다. 질병이 어떻게 퍼지는지 설명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정보 수집이다. 세 번째는 접촉자 추적이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식별한다.

기록과 관련된 대응의 대부분은 격리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전화 통화나 가정 방문을 온라인 점검으로 대체한다. 홍콩이 왓츠앱을 활용하는 반면, 한국은 격리자가 이탈할 경우 경고음이 발생하고 관료들에게 전송되는 맞춤형 앱을 활용한다. 3월 21일까지 격리됐던 1만 600명 가운데 42퍼센트가 이 앱을 사용했다. 대만은 다르게 접근했는데, 휴대 전화 안테나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격리자의 휴대 전화를 추적한다. 경계를 벗어난 것이 감지되면 격리자에게는 문자가 전송되고, 이탈 사실이 당국에 보고된다. 휴대 전화 없이 격리를 어기면 벌금을 물 수 있다. 한국은 격리 조치를 어겼을 때 무거운 벌금을 매긴다.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

휴대 전화는 정부에 정보를 제공해야 할 뿐 아니라, 제3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중국 지방 정부가 개발해 유비쿼터스 결제 앱인 알리페이(Alipay)와 위챗(Wechat) 포털을 통해 실행되는 중국의 헬스 체크(Health Check) 앱은 방문한 장소와 증상에 대한 자체 보고 데이터를 수집해 색으로 표시되는 QR 코드를 생성한다. 녹색은 자유 이동, 황색은 7일 격리, 그리고 적색은 14일 격리를 뜻한다. 이 시스템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알리페이는 200개가 넘는 도시의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 헬스 체크 앱 상태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무선 생물학


학계, 개발자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공공 보건 관료 등으로 구성된 그룹은 이와 비슷한 WHO 마이헬스(MyHealth) 앱을 개발하고 있다. 감염을 통해 생긴 것이든, 언젠가 개발될 백신을 통해 생긴 것이든 면역에 대해 신뢰할 만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 이런 기록 앱은 검사 결과를 전달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모델링과 상황 인식에 도움을 주는 데이터는 풍부하다. 이동 통신사는 모든 고객이 어디서 전화를 사용하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광고주들이 맞춤형 광고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바이트댄스(Bytedance, 틱톡 개발사), 페이스북, 구글, 텐센트(Tencent)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수십억 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한다. 모델링을 할 때 이들 기업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질병 확산에 대한 예측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정보를 이용해 시군구 단위로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취합된 정보를 정부의 공공 보건 기관인 로베르트 코흐 인스티튜트(Robert Koch Institute)에 제공했다. 영국 정부는 이와 유사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놓고 이동 통신사와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간단하게 정보 접근권을 기업에 요구할 수도 있다. 2016년 제정된 조사 권한 시행령은 영국 정부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목적으로 관할권 내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부터 어떤 정보든, 비밀리에 취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협상하고 개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개인 정보가 비밀스럽게 정부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국무총리가 말한 ‘모두가 함께 하는’ 싸움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릴 수 있다.

사람들의 위치 정보를 다른 회사보다 월등히 많이 보유한 구글은 집계된 정보를 활용한 모델링 작업을 비롯해 정부를 돕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구글맵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거리나 박물관 등의 혼잡도 데이터를 이용해 보건 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 시스템의 데이터를 사용해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전산 사회 과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데이터로 역학 모델을 밝히고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코펜하겐대학의 수네 레만(Sune Lehmann) 교수는 현재 모델이 사람들이 섞이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단일하게 가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길에서 마주치는 친구와 낯선 사람을 동일한 상호 작용 유형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팀은 모바일 사용 기록을 샅샅이 살펴 사람들 간의 관계가 상호 작용을 어떻게 바꾸는지 진단하고 탐색할 수 있는 문자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현재 데이터에 적용하면 커피숍에서 친구를 만나는 상호 작용은 질병 확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택배 배달은 영향을 미친다거나, 그 반대라거나 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이런 정보가 신뢰할 만 하다면, 판데믹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를 조금이나마 작동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데이터 활용은 모델링을 넘어 확진자가 누구에게서 옮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개인에 대한 직접 추적에 들어갈 때 무서워질 수 있다. 접촉자 추적은 중요한 공중 보건 수단일 수 있다. 현대 대테러리즘 전술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추적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전 세계 정부가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회사 퍼블릭 디지털(Public Digital)의 파트너이자 영국 정부 디지털 서비스 국장을 지낸 마이크 브라켄(Mike Bracken)은 말한다. 이런 기술에서 어느 정도까지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위한 것인지는 아무도 밝히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어떤 데이터를 입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비밀에 부치는 것은 적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 보건 측면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2] 중에서는 구조가 복잡한 편에 속하지만, 사람들이 정보를 숨기려 한다고 해서 활동 패턴을 바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적뿐만 아니라 시민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람들도 정보를 비밀로 하고 싶어 한다. 브라켄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확보한 권한에 대해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정부가 권한을 매우 빠르게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현상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듯, 이스라엘 정부는 3월 16일 국내 비밀 경호대인 신 베트(Shin Bet)와 경찰이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확진자의 모바일 기기를 추적하고 접근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고등 법원은 처음에는 이런 권한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의회의 감시 체계가 세워지고 난 뒤, 권한 승인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한국도 사람이 직접 하는 접촉자 추적 업무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발병 초기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경찰을 통해 위치 정보를 요청했고, 경찰은 요청받은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정보 관리 채널을 활용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이 시스템이 너무 느리다고 판단했고, 이제는 접촉자 조사 인력이 ‘스마트 시티’ 상황판을 통해 자동적으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도록 승인해 정보 요청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런 정보 요청 시스템은 3월 16일부터 가동됐다. 한국 언론들은 24시간 걸리던 접촉자 추적 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됐다고 보도했다.
상향식으로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 정부의 감시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중국의 헬스 체크 앱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건강 정보와 이동 이력을 중앙 레지스트리[1]에 보내는 앱을 살펴보자. 충분히 스마트하고 강력한 대량 고속 처리 시스템이 있다면, 두 이용자의 방문 기록이 겹치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누군가 환자로 진단받으면 그가 지나쳤던 경로를 지나간 이용자들에게 알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는 정보를 캐려는 사람들의 시스템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 개방적이고 분석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전염성이 있는 환자가 실제로 타인을 감염시키는 건수는 대부분 그들이 만난 사람 수보다 훨씬 적다. 공중 보건 및 디지털 지배 구조 전문가 션 맥도널드(Sean McDonald)는 지난 일주일 동안 확진자와 가까이 있었던 모든 사람에게 경고를 울리는 시스템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행 가능한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바이러스 검사를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누군가를 지나쳤을 때와 한 시간 차이로 같은 식수대에서 물을 마셨을 때의 상대적인 위험도를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이 그러한 세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아가는 길/ 코로나19 판데믹을 위한 데이터 대응 수단/ 애플리케이션, 목적, 데이터 소스, 시민 자유에 대한 위협, 활용 중인 국가/ 격리 강제,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곳에 있는지 확인, 팔찌나 휴대폰에서 전송된 GPS 데이터, 중간, 홍콩, 대만, 싱가포르, 중국/ 접촉자 추적, 경로가 겹친 사람 확인, 하향식: 정부가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수집, 높음, 싱가포르, 한국/ 상향식: 휴대폰이 서로에게 데이터를 제공, 낮음, 전 세계/ 동선 모델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게 장소를 지나갔는지 확인, 휴대폰 기지국 데이터, 낮음, 구글, 미국, 아마도 더 많은 국가/ 소셜 그래프 제작, 어떤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만나는지 확인, 휴대폰 기지국 데이터와 머신러닝, 높음, 알려진 국가 없음/ 출처: 이코노미스트
검사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은 충분치 않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의 고문인 감염학자 애니 스패로우(Annie Sparrow)는 현장 경험이 없는 모델링 담당 관료들이 검사를 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확진자가 되었을 때의 낙인에 대한 두려움이 본인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는 합리적인 동기보다 큰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스패로우와 맥도널드 모두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에 의존하는 해결책은 본질적으로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세계의 절반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맥도널드는 데이터 활용 프로그램을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용품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등의 보다 수월한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접촉자를 추적하는 빅브라더


이런 감염학자들의 주장을 인지한 구글은 접촉자 추적을 위해 위치 정보를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나 구글맵과 같은 서비스에 내재된 데이터 수집 메커니즘은 “의료 목적의 탄탄하고 신뢰할 만한 기록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으며, 데이터는 이런 목적을 위해 조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두 회사 모두 이런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하지 않을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국과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했던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라는 이름의 이 앱을 사용하는 두 사람이 2미터 내에 있으면 이들의 휴대 전화는 블루투스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이런 상황이 30분 동안 지속되면 두 휴대 전화는 이들 간의 접촉을 암호화된 캐시 메모리[3]에 기록한다. 앱 사용자 중 누군가가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거나, 접촉 집단에 속한 것으로 판명되면 보건부는 이들에게 캐시 정보를 접촉자 추적 담당자에게 전송하라고 안내한다. 그러면 추적 담당자는 암호를 풀고 이들이 접촉한 상대방에게 정보를 알린다. 버스에 같이 탄 사람이나 같은 영화관에 있었던 사람 등 서로 모르는 사이인 접촉자들에게 특히 유용한 방법이다.

앱 개발자들은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앱 다운로드가 의무는 아니다. 전화번호는 보안 서버에 저장되며,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위치 정보는 수집되지 않는다(블루투스를 사용하는 앱에 대한 구글의 운영 정책은 앱을 실행하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위치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돕기 위해 앱의 소스 코드를 게시하고 무료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시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3월 20일 트레이스투게더가 출시된 후 전체 인구의 13퍼센트에 해당하는 73만 5000명이 앱을 다운로드했다. 싱가포르 특파원이 상업 지구에서 일하는 몇몇 싱가포르인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이들은 보건부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면 기소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를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 한 상인은 “무책임한 것보다는 책임을 지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감염자를 추적하는 보안 기관에 대한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해 비슷한 앱을 출시했다. 시민들이 확진자와 자신이 이전에 접촉한 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형태다. 정부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 앱이 국가 기관과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역시 오픈 소스를 활용하는 WHO의 마이헬스 앱도 조만간 비슷한 접촉자 추적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이렇게 제각각인 글로벌 시스템에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전염병은 도시나 국가 차원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긴밀하게 논의해서 전 세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컴퓨터 프라이버시를 연구하는 이브-알렉산드레 드 몽조예(Yves-Alexandre de Montjoye)는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데이터 관리 협약을 맺고 여러 국가의 정보를 쉽게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인공호흡기를 확보하고 의료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것에 비하면, 어떤 정부에게도 상당히 후순위에 있는 일이다.

이것이 어려운 점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과감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주 뒤를 내다보는 생각도 필요하다. 즐거움과 편의, 연결과 보안을 위해 설계된 컴퓨터 네트워크는 화상 회의에서부터 팀워크 증진, 휴식과 회복을 위한 게임까지 모든 종류의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인과 인구 전체의 움직임을 판데믹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감지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국가는 이런 판옵티콘의 권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허둥지둥, 단편적으로 습득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쏟아 낸 시스템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최선의 대응은 이러한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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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민 #권력 #민주주의 #건강 #세계 #이코노미스트
[1]
유전 정보가 리보핵산(RNA)으로 이루어진 바이러스.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를 늘리기 위해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RNA 바이러스》, 네이버 지식백과.
[2]
운영 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모든 프로그램의 시스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혹은 그 저장 장소.
《레지스트리》, 네이버 지식백과.
[3]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 임시 장소. 용량은 적지만 주기억 장치에 비해 고속이며 액세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주 액세스하는 데이터나 프로그램 명령을 반복해서 검색하지 않고도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해두는 영역이다.
《캐시》,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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