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버블
2화

과장된 친환경, 그린 버블

친환경 기업의 가치는 인플레이션과 공매도의 위협에 직면했다.

친환경 자산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리튬이나 코발트와 같은 배터리용 금속의 가격은 각각 3분의 2 및 3분의 1 정도로 급등했다.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구리의 가격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유럽의 탄소 가격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급등세는 주식 시장에까지 확대되었다. 풍력 발전 기업인 오스테드(Ørsted)의 주가는 2020년 1월 이후 3분의 1 이상 상승했다. 태양열 관련 기업인 선런(SunRun)의 주가는 세 배가 되었고, 전기차(EV) 업체인 테슬라(Tesla)와 니오(Nio)의 주식은 각각 여섯 배와 아홉 배로 뛰어올랐다. 비슷해 보이는 업체들에게도 이득이 있었다. 바이오 테크 기업인 티지아나 라이프 사이언스(Tiziana Life Sciences)는 주식 시장에서 “TLSA”라는 기호로 종목이 표시되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테슬라로 착각하면서 지난해 이들도 다소 얼떨떨하게 혜택을 입었다.

이러한 붐을 분석하기 위해서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기업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데, 이들의 시가 총액은 모두 합해서 3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 가중 지수로 계산한 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2020년 초 이후로 59퍼센트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의 주요 증시 지표인 S&P500 지수의 상승폭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였다(표1 참조). 미국에서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이러한 호황세가 지난 몇 달 동안 주춤거리긴 했지만, 친환경 투자는 현저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린라이트 / 증시 지수, 2020년 1월 1일을 기준 100으로 설정 / 《이코노미스트》 친환경 지수* / 남색: 동일 가중 지수, 하늘색: 시총 가중 지수, 갈색: S&P 500 / * 105개의 청정에너지 투자 펀드들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기준 / † 2021년은 5월 18일 기준 / 출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친환경 주식은 더 이상 틈새를 겨냥한 지속 가능한 펀드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반적인 펀드도 몰려들고 있으며,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와 같은 데이트레이더들을 위한 온라인 포럼에서도 관련 주식들이 홍보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청정에너지와 세기 전환기의 기술주를 비교한다. 즉, 거품의 조짐이 있는지는 물론이고, 경제에 구조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 출현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활황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의 증시 관련 지수들은 전기차나 태양열과 같은 개별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는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는 세계 상위 100여 곳의 펀드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의 상장 기업들을 살펴봤다. 반도체 제조처럼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느슨하게 연관된 회사들을 제외하고 나면, 180개 정도의 기업들이 남는다. 여기에는 재생 전력 발전 업체와 전기차 제조사들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적인 의류 생산 업체와 재활용 관련 기업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생태적 흥분 상태 / 친환경 기업들*의 주가 중간값 상승 수치, 세부 분야별, 단위: % / 남색: 2020년 1월 1일 – 2021년 5월 18일, 하늘색: 2020년 1월 1일부터 정점에 이르렀던 2021년 1월 8일까지 / 전기차(EV) 제조사, 연료 전지 & 수소, 태양열†, 전기차 배터리, 풍력†, 에너지 효율성, 재활용, 전기차 부품,기타 재생 에너지 관련‡ / * 105개의 청정에너지 투자 펀드들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기준 / † 각각 태양열과 풍력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50퍼센트 이상인 기업으로 규정 / ‡ 기타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로부터 대부분의 수익을 얻는 기업 / 출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동일 가중 지수로 평가한 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가치는 2020년 초 이후 두 배 이상 올랐다. 시가 총액 가중 지수로 평가하면 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절반 이상 올랐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친환경 기업들의 상당수가 소규모이며(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 중간값은 약 60억 달러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상승 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 중 규모가 가장 작은 25퍼센트의 주가는 2020년 1월 이후 평균 152퍼센트 상승했다. 전기차 제조사나 연료 전지 회사처럼 친환경 비즈니스로 거두는 수익의 비중이 훨씬 더 높은 기업들 역시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다. 이렇게 친환경 비중이 큰 25퍼센트 기업들의 주가는 110퍼센트 상승했다.

이러한 급증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환경, 사회, 지배 구조(ESG) 관련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리서치 기업인 모닝스타(Morningstar)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ESG 펀드에 흘러든 자금은 올해 1분기에 178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의 380억 달러에서 상승한 수치이다(표3 참조). 올해 현재까지의 ESG 펀드는 전체 펀드 자금의 2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의 11퍼센트에서 상승한 수치이다. ESG에 초점을 맞춘 펀드가 매일 평균 두 개 정도 새로 출시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상당수는 실제로 친환경 주식으로 투입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은행은 지난해 ESG 펀드 100곳의 자산을 추적했다. 많은 펀드들이 오스테드(Ørsted)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베스타스윈드(Vestas Wind)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청정에너지 기업에 집중된 투자는 이들 ESG 자산이 관리하는 자금의 약 10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금은 좀 더 폭넓게 투자되었다. 우리가 분석한 친환경 기업들 중에서, ESG라는 이름이 붙은 전 세계 20대 펀드가 보유한 상위 50개의 자산에 포함된 기업은 두 곳에 불과했다. 실제로 최상위 10개의 자산 중 상당수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나 알리바바(Alibaba)와 같은 기술주였다(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펀드 매니저들이 ESG 등급을 투자의 주요 근거라기보다는 어떤 기업이 기후 친화적인지 또는 사회적인 신뢰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자료의 공개에 전념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대기업일수록 더 높은 등급을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펀드 매니저들 역시 친환경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닝스타는 30군데의 청정에너지 기업에 투자한 이들을 살펴봤다. 2020년 말, 이들 기업은 평균적으로 각각 138개의 지속 가능한 펀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1년 전의 81개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ESG가 아닌 주주들의 수도 390곳에서 624곳으로 증가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은행의 제시카 알스포드(Jessica Alsford)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더 이상 틈새 전략이 아니”라고 말한다.

 

변화하는 환경


이러한 열정적인 분위기는 두 가지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우선, 요즘에는 많은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일부 기술들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화석 연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태양열 발전의 비용은 지난 10년 동안 약 80퍼센트 줄어들었다.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매년 약 20퍼센트씩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유럽 연합(EU)이 탄소 배출량 목표를 “순제로(net zero)”로 설정하면서, 투자자들은 친환경적인 규제가 보편화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팩스(Impax)의 자산 관리사인 브루스 젠킨-존스(Bruce Jenkyn-Jones)의 말에 따르면, 많은 석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연기금(pension fund)들이 청정에너지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리스크 회피(hedge)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친환경의 상승세는 금융 시장의 일시적인 유행에 의해서 추동된 측면도 있다. 금융 시장에서 소매 투자(retail investing, 개인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들 소액 투자자들이 새로운 청정 기술에 대해서 열광했던 것으로 보인다. 데이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앱인 로빈후드(Robinhood)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위 20개의 기업들 가운데는 테슬라 외에도, 수소 연료 전지를 만드는 기업인 플러그파워(Plug Power)가 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연구자인 벵카테쉬 탈람(Venkatesh Thallam)은 몇몇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이름이 월스트리트벳츠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업들이 상장을 위해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인 스팩(SPAC, 기업 인수 목적 회사) 역시 친환경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9년 이후 상장된 800개 정도의 스팩들 중에서 약 10분의 1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곳이다.

밈 주식(meme stock)[1]이나 스팩이 나타나는 현상은 친환경 거품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데, 특히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의 30퍼센트는 손실을 내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이코노미스트》는 두 가지 수치를 들여다봤다. 하나는 기업의 실적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를 비교하는 주가 수익률(PER)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주가와 순자산을 비교하는 주가 순자산 비율(PBR)이다.

그 결과, 각각의 친환경 기업에 따라서 거품의 정도가 상이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재생 전력 기업들의 PER 중간값(median)은 S&P500의 수치와 비슷했다. 반면에 전기차 기업들의 PER 중간값은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에 비해서 대략 두 배 정도였다.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대부분의 수소 및 연료 전지 기업들은 아직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PER은 계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PBR 수치는 관련 시장의 평균보다 약 50퍼센트 정도 높았다.

이러한 가치 평가의 차이는 각 업종의 기반 기술과 시장의 성숙도가 다르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풍력과 태양열 기업들은 각국 정부로부터 후한 보조금을 지급받으면서 2000년대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기술이 발전하면 이러한 보조금도 줄어들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또한 통합과 같은 구조 조정이 있었는데,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현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에, 풍력과 태양열이 1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비교적 거품이 낀 종목들도 있다. 기술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제품이 살아남기 위해서 보조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바람이라면, 그들 중 한 곳이 제2의 테슬라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요인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의 우려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올해 들어서 이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많은 친환경 기업들에 대한 가치 평가는 먼 미래의 수익을 근거로 산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그 가치는 더욱 잠식될 것이다. 만약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대부분의 재정을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 재생 전력 발전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투기성이 좀 더 강한 기술주의 일부가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의 열기 역시 시들해질 수 있다. 이들 기업의 거품은 이미 공매도 세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기업인 힌덴버그리서치(Hindenburg Research)의 네이선 앤더슨(Nathan Anderson)은 친환경 기업들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사기 행위가 “만연해졌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업의 대표들은 자신들이 해낼 수 있는 것 이상을 약속하거나, 그 회사가 가진 기술력을 과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 힌덴버그는 ESG 업계의 여러 슈퍼스타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해 왔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는지열 발전 기업인 오맛(Ormat)과 전기차 제조사인 니콜라(Nikola)가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오맛은 “부정확”하다고 했고, 니콜라는 “거짓이며 명예 훼손”이라고 말했다.

만약 기술이 성공하더라도, 거대한 이익이 뒤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은 상쇄될 수 있다. 피델리티(Fidelity)의 자산 관리사인 베리슬라바 디미트로바(Velislava Dimitrova)는 태양광 발전의 호황기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고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 장비의 설치는 670퍼센트 증가했지만, 관련 모듈의 가격이 85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그 결과, 태양광 업계의 누적 매출 증가율은 약 15퍼센트였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에너지 전환이 역행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들은 설령 일부 기업들이 결국엔 도태되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전망은 밝다고 주장한다. 세기 전환기의 테크 산업과 비교되는 점도 아주 많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탈탄소화는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이다. 자본은 더욱 청정한 기술로 흘러가야만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것이다.

슈로더(Schroders)의 자산 관리사인 마크 레이시(Mark Lacey)는, (버블이 절정이던) 2000년에서 3년이 지났을 때 테크 분야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파산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친환경 기업들의 상당수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닷컴 버블이 터지고 20년이 지난 후에, 테크 기업들은 S&P500의 시가 총액 전체에서 3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말이다.
 
[1]
주로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식 종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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