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베이비 유전자로 인생을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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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The Economist(전리오 譯)
발행일 2019.11.13
리딩타임 14분
가격
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좌우하는 유전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유전자 엘리트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판매되고 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업그레이드한 ‘배아 선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단일 염기 다형성 프로파일링이라는 기술을 통해 병에 걸릴 확률이 낮은 DNA를 갖고 있는 배아를 선택하고 착상시키는 것이다. 더 건강한 아기를 낳는 일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능과 외모, 심지어는 텔레비전 시청 습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 이혼 확률까지 예측하는 유전자 점수가 계산된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인간의 삶을 설계하는 수준의 유전자 선택은 공상 과학 소설 속 ‘엘리트 인간’의 현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자연 선택이라는 진화의 법칙을 거스르는 인간 ‘개선’의 결과는 우생학이라는 망령의 부활일지도 모른다.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1장 분량).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세요.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엘리트 인간 번식 프로그램
무언가 잘못될 가능성은 없을까?
유전적으로 최적화한 아기의 탄생
램프 밖으로 나온 유전자 지니

2화. 더 나은 인간을 만드는 새로운 유전학
‘선택’된 아기
위대한 유산
등잔 밑이 어둡다
우리에겐 기술이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

먼저 읽어 보세요

미국의 제노믹 프리딕션(Genomic Prediction)이라는 회사는 시험관 시술을 하는 부모에게 각 배아의 1형 당뇨, 2형 당뇨, 유방암, 고환암, 전립선암, 기저 세포암, 악성 흑색종, 심장 마비, 심방세동, 관상 동맥 질환,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과 관련한 배아의 유전자 점수를 제공한다. 부모는 이를 바탕으로 가장 건강하게 자랄 것으로 보이는 배아를 선택해 시험관 시술을 한다. 이 회사는 현재 키나 학업 성취도 같은 비의료적 형질에 대한 점수는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공하려고 한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게 될 경우, 더 똑똑하고 잘생긴 아기를 선택해서 출산하는 ‘유전적 엘리트 번식’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에디터의 밑줄

“인간의 생명을 만드는 유전자 주사위 놀이에는 제3의 게임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방식에는 어떠한 위험한 조작도 없다. 바로 이미 탄탄하게 설계되어 있는 시험관 시술(IVF)을 변형하는 방식이다. DNA를 바탕으로 어떤 난자 그룹이 착상과 출산에 적합한지 결정하는 것이다.”

“시험관 시술을 원하고 금전적 여유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스닙 프로파일링의 배아 검사로 미래에 태어날 아기의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다. 질병에 걸릴 위험, 키, 지능은 물론이고, 텔레비전 시청 습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 이혼할 확률 등에 대한 것까지도(환경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알 수 있다.”

“생모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과 입양된 아이들의 습성을 비교한 결과, 텔레비전 시청 시간의 유전 가능성은 약 45퍼센트로 추정됐다. 다소 의외인 이런 유전적 형질 중에서는 아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70퍼센트 이상)이나 사고를 잘 당하는 경향(51퍼센트) 같은 것들도 있다. 심지어 종교적인 신념이 강할 가능성(30~40퍼센트)이나 이혼할 가능성(13퍼센트)에 대한 것들도 있었다.”

““IQ 테스트는 원래 학업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가려내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10년도 지나지 않아서 이른바 ‘정신 박약아’를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죠. 학교뿐 아니라 유전자 풀(pool)에서 제거하려고 했습니다.” 다원 유전자 점수가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어떤 배아를 착상시킬지 결정하는 데 적용된다면 유전적 계층화에 대한 우려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다면 발현이란 하나의 동일한 DNA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른 여러 형질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심장병의 발병률이 적은 배아를 선택했는데, 우연히 간질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지능이나 키와 같은 긍정적인 형질과 관계된 점수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가 다른 유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는 것이다.”
코멘트
유전자 조작 혹은 선택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넘어 기술의 실체와 그에 따른 문제를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다. 인간이 스스로를 개량하기 시작한 이후의 사회적,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대목이 설득력 있다.
북저널리즘 CCO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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