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키워드〉 저자 11인 - 2021년, 어떻게 준비할까?

2021년, 어떻게 준비할까?
〈2021년의 키워드〉 저자 11인
고승연·김준혁·김현욱·노창희·엄윤미·연상모·이규탁·이세형·최은미·전병근·한중섭


곧 미국 정권이 바뀐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다. 올해 미국 국제 정치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김현욱 ‘동맹 강화’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형성하면서 글로벌 질서를 강화해 왔지만, 트럼프 정부는 달랐다. 자국의 이익에 치중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의 글로벌 패권은 약화됐고 빈틈을 중국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바이든의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중국 문제를 다루기 위해 동맹국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갈등은 지난해에도 계속 심화해 왔다. 중국의 전략은 어떤가.

연상모 중국은 ‘버티기’를 할 것이다. 패권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은 미·중 신냉전과 코로나19로 지난해 위기에 빠졌다. 2021년에는 어려움에 처했던 경제와 대외 관계 개선에 나서되, 미국의 대중 강경 기조에는 버티기를 할 전망이다. 중국은 관세 전쟁으로 시작된 미국의 대중 압박을 수용할 생각이 없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비해 내수 시장 확대와 기술 자립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11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계 최대의 자유 무역 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한 것도 그 맥락에서다.

그 외에 미국의 외교 전략에서 크게 변화하는 건 어떤 지점일까?

이세형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 오바마 정부에 비해 가장 크게 바뀌었던 게 이란 핵 협상과 관련된 정책이었다. 오바마 정부 때 체결된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한 거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과의 협상에 긍정적이다. 국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 등에 지명된 인물들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의 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인사다.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미국의 달라진 입장은 향후 북핵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도 될 수 있다.

동아시아에선 한일 관계도 우리에게 어려운 과제다.

최은미 올해에도 불안정한 관계는 지속될 것이다. 갈등의 핵심인 강제 징용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최근 나온 일본 정부 상대 위안부 손해 배상 판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한 한국의 WTO 제소, 한일 군사 보호 협정(GSOMIA) 연장 문제 등 대립 요소도 산재해 있다. 단 코로나19나 도쿄 올림픽,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등에 따라 협력의 중요성은 다시 인식할 수 있다. 경제적인 협력은 계속 추진할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올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무엇인가?

고승연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환경, 사회, 지배 구조)다. 코로나 판데믹을 겪으면서 인류는 어쩌다 이런 감염병을 겪게 됐는지 성찰하게 됐다.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대표하는 ESG가 최대 화두가 될 것이다. 전 세계 투자 펀드들은 ESG를 투자의 주요 지표로 삼기 시작했다. 국가별로 탄소 제로, 그린 뉴딜 등의 정책도 강화될 전망이다. 유럽은 탄소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MZ세대, 특히 Z세대는 직접 정부와 기업에 환경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큰 관심을 모았다.

한중섭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상승세는 2017년의 투기 광풍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 중심의 대형 금융사와 기관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달라졌다. 과거엔 온라인 코인 거래소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2018년부터 가상 자산 제도가 정비되면서 다국적 금융 기업도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사가 인정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으면 국가 간 거래와 결제 수단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미디어 분야의 키워드도 궁금하다.

노창희 올해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다. OTT 시장의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쿠팡도 최근 OTT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쇼핑과 OTT를 결합한 형태다. 아마존과 비슷한 사업 모델이다. 2021년엔 다양한 서비스가 OTT로 수렴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각자의 서비스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미디어 생태계가 변화하는 만큼 문화 측면에서도 변화가 생기겠다.

이규탁 다양성은 올해 문화 산업의 키워드다. 수용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불특정 다수, 즉 주류를 만족시키기보다 다양한 소수 집단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콘텐츠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논란이 있었지만 어쨌든 큰 화제가 된 〈가짜사나이〉를 비롯해 종합 편성 채널의 〈미스터 트롯〉, 〈우리 이혼했어요〉, 넷플릭스의 〈스위트홈〉 등이 그런 흐름을 보여 주는 사례다.

코로나로 인식하게 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올해의 과제일 것 같다.

김준혁 의료 분야에선 공공 의료를 손봐야 한다. 한국에서 의료는 의료인의 개인 사업으로서 사적 영역인 동시에, 공적 필요를 충족해야 할 의무가 의료인에게 부과되기 때문에 공적 업무다. 그동안은 이 구분이 불분명했고 일부의 공적 필요만 소수의 공공 병원과 기관으로 충족했다. 그런데 판데믹을 겪으면서 공공 의료 체계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개별 병원에 지침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 감염병 예방 및 의료 전문가 등이 필요해질 것이다.

교육 분야의 과제는 무엇인가?

엄윤미 판데믹으로 우리는 오히려 학교가 그동안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깨달았다. 각 가정이 줄 수 있는 자원과 환경의 격차가 개별 학생마다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의 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지지 않도록 중간 지대 역할을 했던 것이다. 비대면 교육 시스템을 안정화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접근성,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마지막으로 판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키워드를 꼽아 달라.

전병근 공동체다. 인류 역사적으로 도약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기 위한 협력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류가 힘을 합했던 결과물들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1년은 생존을 넘어 도약이 필요한 시기다. 코로나19부터 기후 위기, 사회 양극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는 개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다.

소희준 에디터

* 2021년 1월 14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젊은 혁신가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