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내 일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900KM 스튜디오 이혜민·정현우
@yozmsa


‘요즘 것들의 사생활’이라는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면서 유튜브도 하고, 출판도 한다.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정의하나?

우리가 하는 일을 출판사라거나, 영상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다. 두 쪽에서 모두 마이너한 위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분야에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 메시지가 먼저 있었고, 출판과 영상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활용했다.

어떤 메시지였나.

관성을 깨고 싶었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 같은 게 있지 않나. ‘다르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어떤 다른 선택지들이 있는지 보여 주기 위해 출판, 유튜브 등을 하고 있다. ‘무슨 일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설명하기 어려운 우리 같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요즘 것들의 먹고사니즘’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다. 이것 자체가 우리다운 먹고사니즘을 실험하는 과정이다.

보통 사람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기존 틀에 맞추곤 한다. ‘나는 에디터야’, ‘마케터야’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어떻게 다른 일의 방식을 찾았나.

우리 둘 중 혜민은 잡지사에서 에디터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기획·편집자, PM 등으로 일했다. 현우도 광고 회사에서 디자인을 해왔다. 둘이 할 수 있는 일을 활용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한 거다. 기존의 직종 개념은 우리가 원하는 일의 방식에 들어맞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만의 직종을 만들었다. 혜민은 스토리 메이커다. 또래의 이야기를 잘 끄집어내서 텍스트, 영상 등 스토리로 만들어 낸다. 현우는 비주얼 메이커다. 책 디자인부터 영상, 웹까지 보여지는 것들엔 모두 관여한다. ‘메이커’는 디렉터와 다르게 디렉팅만 하는 게 아니라 실무와 창작에 직접 관여한다는 의미다.

일을 기존의 명칭으로 정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북저널리즘이 만든 《인디펜던트 워커》의 인터뷰이들도 ‘글을 통해 브랜딩을 하고, 시각적으로도 안목이 있는 사람’처럼 문장으로 자신의 일을 정의하더라.

맞다. 우리가 인터뷰했던 분들도 각자의 이야기가 전부 달랐다. 디지털 노마드, N잡러, 사이드 프로젝터 같은 키워드는 갖고 있지만, 그 단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일에 스스로 이름을 붙일 줄 아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요즘 것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요즘 것들’이라고 부르나?

어떤 독자가 책 리뷰에 왜 스스로를 ‘것’이라고 지칭하냐고 하시더라. (웃음) 일종의 반어법이다.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 것들은 이래서 안 돼. 애도 안 낳으려고 하고, 끈기가 없어서 금방 그만두고’라고 말하지 않나. 거기에 답하면서 ‘요즘 것들은 사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끈기는 여기에 발휘하고 있고, 애는 안 낳아도 사회적 양육에 관심이 있어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선 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예전엔 일이 곧 돈을 버는 일이고, 돈이 벌리지 않는 일을 하면 백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꼭 돈으로 환원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기획해서 하는 작업은 다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먹고사니즘’이라는 단어도, 2000년대 초반에 생계에 매몰된 상태를 자조적으로 부르면서 나온 말이다. 우리 세대는 거기서 다른 의미를 찾고 있다. 지금도 먹고살기 힘들지만, 생계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거다.

새로운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요즘 것들’을 여럿 만났다. 일을 어떻게 대하던가?

각자 다른 가치관과 기준, 이야기를 갖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더라. 공통점을 찾자면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거다. 자기 삶과 일을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어서,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아 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인터뷰한 ‘요즘 것들’의 이야기가 정답으로 여겨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힌트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각자의 일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끄집어내야 한다.

두 사람도 주체적인 일의 방식을 택했다.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

직장을 다니면서도 불안정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일의 방식도 변화한다. 산업 전체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혼자서도 돈을 벌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튜디오도 차리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우리 힘만으로 돈을 벌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나다운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건 우리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기도 하다.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에 또래들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보면서 힌트를 얻고, 우리도 나아가는 거다.

독립적으로 일하려면 확신이 필요하다.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

900KM 스튜디오를 시작한 건 2016년 10월이었다.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 900킬로미터를 걷고 그 여정을 담아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 행진》이라는 첫 책을 냈다. 결혼식, 예단, 예물 같은 형식이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고, 틀을 깨고 싶었다. 그렇게 결혼한다고 하니 ‘그걸 진짜 할 수 있겠냐’거나 ‘끝까지 걸을 수 있겠냐’는 반응이 많았다. 우리도 둘 다 체력이 좋지 않아서 걱정했고 막막하기도 했는데, 그냥 오늘 할 수 있는 만큼을 해나가다 보니 42일 후에는 완주하게 되더라. 다르게 해도 괜찮고, 지금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그때 생겼다.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선 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예전엔 일이 곧 돈을 버는 일이고, 돈이 벌리지 않는 일을 하면 백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꼭 돈으로 환원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기획해서 하는 작업은 다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먹고사니즘’이라는 단어도, 2000년대 초반에 생계에 매몰된 상태를 자조적으로 부르면서 나온 말이다. 우리 세대는 거기서 다른 의미를 찾고 있다. 지금도 먹고살기 힘들지만, 생계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거다.

새로운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요즘 것들’을 여럿 만났다. 일을 어떻게 대하던가?

각자 다른 가치관과 기준, 이야기를 갖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더라. 공통점을 찾자면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거다. 자기 삶과 일을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어서,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아 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인터뷰한 ‘요즘 것들’의 이야기가 정답으로 여겨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힌트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각자의 일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끄집어내야 한다.

두 사람도 주체적인 일의 방식을 택했다.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

직장을 다니면서도 불안정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일의 방식도 변화한다. 산업 전체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혼자서도 돈을 벌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튜디오도 차리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우리 힘만으로 돈을 벌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나다운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건 우리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기도 하다.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에 또래들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보면서 힌트를 얻고, 우리도 나아가는 거다.

독립적으로 일하려면 확신이 필요하다.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

900KM 스튜디오를 시작한 건 2016년 10월이었다.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 900킬로미터를 걷고 그 여정을 담아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 행진》이라는 첫 책을 냈다. 결혼식, 예단, 예물 같은 형식이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고, 틀을 깨고 싶었다. 그렇게 결혼한다고 하니 ‘그걸 진짜 할 수 있겠냐’거나 ‘끝까지 걸을 수 있겠냐’는 반응이 많았다. 우리도 둘 다 체력이 좋지 않아서 걱정했고 막막하기도 했는데, 그냥 오늘 할 수 있는 만큼을 해나가다 보니 42일 후에는 완주하게 되더라. 다르게 해도 괜찮고, 지금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그때 생겼다.

소희준 에디터
 

* 2021년 5월 27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