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 - 오염과 고갈에서 바다를 구하는 방법

오염과 고갈에서 바다를 구하는 방법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
@greenpeacekorea


그린피스는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환경 오염과 훼손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환경 단체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조사 활동을 통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것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알려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그린피스는 ‘시민의 힘’이야말로 환경을 위해 가장 필요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행동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경 오염 중에서도 해양 오염 문제가 더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구 표면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다. 바닷속 생물은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하고, 대기의 열을 저장해 기후 변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구 온난화와 산성화, 어류 남획, 자원 채굴, 플라스틱과 화학 물질 오염 등으로 바다는 무서운 속도로 훼손됐다. 바다 면적의 약 61퍼센트가 공해(公海)인 것도 영향을 끼친다. 특정 국가 소유가 아니기에 체계적,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국제법이 없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있다.

바다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오염원은 무엇인가?

오염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사람이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연간 수백만 톤이다. 플라스틱 쓰레기에서는 제품 원료에 첨가하는 마이크로비즈 같은 1차 미세 플라스틱도 있지만, 대형 플라스틱 조각이 바람과 파도, 자외선 등에 의해 분해되는 2차 미세 플라스틱도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수면에서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의 행동에는 또 무엇이 있나?

무분별한 남획과 파괴적인 조업 활동으로 인해 바다 생태계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예를 들어 태평양참다랑어는 개체 수가 완전히 붕괴해 어업 시작 이전 수준의 3퍼센트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 UN은 “전 세계 어족 자원은 상업적으로 심각하게 남획되고 있다”며, “어족 자원의 절반 이상이 지속 가능한 수준의 최대치까지 어획되고 있고 1/3은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해의 광물 자원을 채취하는 심해 채굴도 서식지를 직접적으로 파괴해 먹이 사슬에 변화를 일으킨다. 소음과 빛 공해도 일으켜서 해양 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떻게 바다로 유입되나?

대부분 생활 쓰레기나 산업 폐기물이다. 쓰레기통이나 매립지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것들이 강과 하수관으로 유입된 뒤 바다로 흘러든다. 어업 활동으로 유입되는 사례도 많다. 2019년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64만 톤의 ‘유령 어구’, 즉 버려지거나 유실된 어구가 바다로 유입된다. 이층버스 5만 대 분량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하수 시스템으로 걸러지지 않아 바다로 유입되는 경우다. 사람이 입는 옷 대부분은 합성 섬유로 만들어졌고, 세탁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영국 플리머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6킬로그램의 아크릴 섬유를 세탁하면 미세한 플라스틱 섬유가 약 70만 개 배출된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결과적으로 바다 생물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나?

부피가 큰 플라스틱 쓰레기와 얽혀 갇히기도 하고, 섭취 후 장폐색으로 폐사하는 등 해양 생물에 여러 가지 피해를 준다.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은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라 더 밝혀질 것들이 많겠지만, 일부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어류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런 식으로 오염된 각종 해산물을 최상위 포식자인 사람이 먹게 되면 내분비계 장애나 심혈관계 질환, 암 등에 걸릴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있다.

오염원을 감소시키고 해양 자원의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해양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퍼센트를 완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30x30’ 방식을 토대로 강력한 ‘해양 보호 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양 보호 구역은 과도한 어업 활동이나 개발과 같이 이윤을 위한 활동으로부터 보호받는 공간을 의미한다. 생물과 서식지를 보호하고, 생태계 회복 등을 도모할 수 있다. 공해에서 해양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5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 세계 해양 보호를 위한 효율적인 글로벌 해양 거버넌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은 인류 공동 자산인 해양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 보호 구역 확대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전 세계 60여 개국이 ‘30×30’ 캠페인을 지지한다던데.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

당초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다가, 최근 해양 보호 구역 확대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공해상 조업 활동을 활발히 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해양 보호보다는 자원 개발과 채취의 목적으로 바다를 보아 왔고 관련 정책들 역시 산업적 관점에서만 만들어졌는데, 이번을 계기로 정부의 관점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해양 보호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UN이 ‘세계해양조약’을 논의한다고 하는데, 해양 보호 구역 구축에 도움이 될까?

UN에서의 논의는 전 세계 바다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국제기구 및 글로벌 거버넌스를 만들고 해양 보호법을 만들기 위한 시작이다. 현재 60개 이상 국가가 30×30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등 공해상 해양 보호 구역 확대를 위한 관심과 의지가 높다. UN 논의에서 보다 강력한 해양 보호 구역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 깊이 읽어야 할 것을 추천해 달라.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을 추천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다큐멘터리 감독인 크레이그 포스터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집 근처 바다에서 다이빙하며 만난 문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감독이 문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1년 동안 들여다보며 만든 다큐멘터리다. 모든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성을 이해할 수 있고, 바다 보호를 위한 관심과 참여를 높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바다의 위기가 곧 우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정주한 에디터

* 2021년 6월 3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