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테이블 용태순 대표 - 슬기로운 미식 예약 생활

슬기로운 미식 예약 생활
캐치테이블 용태순 대표


NHN을 그만두고 식당 예약 플랫폼을 창업할 정도로 먹는 것에 진심이었나.

대학생 때부터 어머니가 운영하던 ‘투다리’ 매장에서 일했다. 그러다 1998년, ‘포스기’란 게 처음으로 매장에 들어왔다. 내 입장으로선 충격이었다. 그 전엔 노트에 볼펜으로 메뉴 이름과 가격을 적었는데 포스기는 클릭 한 번으로 계산이 가능하니 말이다. 사무직처럼 요식업도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 느낀 순간이었다. 몇 년 뒤, NHN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어머니의 부탁으로 재고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요식업 관련 창업 아이템을 늘 고민했다.
아이템의 출발은 기존 식당 예약 시스템에서 느낀 불편함이다. 미식에 진심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유명 식당들은 전화해서 물어봐도 매번 예약이 어렵다 하고, 대체 언제 예약이 가능한 건지 답답할 때가 자주 있지 않은가. 실시간 예약 정보 확인을 목표로 2017년, 나를 포함해 NHN 출신 세 멤버가 모여 우선 ‘식당 업주를 위한 예약 관리 솔루션’을 만들었다.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작년 9월, 업주뿐 아니라 고객도 이용 가능한 ‘캐치테이블’ 앱을 론칭했다.

왜 ‘캐치테이블’인가.

‘캐치테이블’은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이다. 빈자리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임을 강조하고자  ‘캐치(Catch)+테이블(Table)’로 이름을 지었다. 날짜, 시간, 인원에 맞게 실시간으로 예약 가능하다는 것이 캐치테이블만의 강점이다. 기존의 전화 예약 문화는 식당도, 손님도 불편한 시스템이었다. 식당 측에선 오버부킹 등 실수도 발생하고, 손님 입장에선 매번 전화로 물어보기 번거롭다.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미식을 즐기기 위해선 요식업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캐치테이블 창업의 계기이자 핵심 목표다.
 
주 타깃은 누구인가.

미식을 즐기는 모든 사람이다. 놀랍게도 앱 사용자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나타난다. 소득이 적은 20대 고객이라 해서 사용률이 낮지 않다. 한 번은 시장 조사를 위해 7~8만 원대 스시야에 방문했는데 모든 테이블이 20대분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본인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게 식생활에서도 드러난다. 인터넷 사용이 친숙하지 않은 60대 고객 또한 사용자 층의 8퍼센트나 차지한다. 그만큼 특정 연령이나 성별을 공략하지 않고 ‘미식을 즐기는 누구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가맹 수를 확보하는 것이 앱 사용자 입장에선 중요할 듯하다. 업주들을 설득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나.

창업 첫 달엔 입점을 성공시킨 식당이 세 군데 뿐이었다. 직접 100여 개의 식당을 방문하며 영업해도 그랬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미식 시장 트렌드에 따라 앱 인지도도 높아지고, 무엇보다 온라인 시스템을 편하게 느끼는 세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업주분들의 인식도 많이 바뀐 듯하다. 예전엔 입점 제안을 해도 전화 예약을 고집하던 식당들이 많았다. 요즘은 반대다. 오히려 가맹 계약의 70~80퍼센트는 인바운드다. 그렇게 현재까지 캐치테이블에 입점한 식당들이 2200여 개다.

캐치테이블 앱에 올라오는 식당들은 파인 다이닝을 비롯해 주로 가격대가 높은 식당들이다.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나.

캐치테이블에 올라오는 매장들은 ‘비싼 식당’이 아닌 ‘사람들이 예약하고 싶어 하는 식당’이다. 별도의 예약 없이 언제든 갈 수 있는 식당 대신, 예약 전쟁이 펼쳐지는 인기 있는 식당들이 주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파인 다이닝, 스시야와 같이 가격대가 높은 식당들이 주가 되었다. 하지만 비싼 가격이 미식의 조건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양한 미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식당의 폭을 점차 넓혀 가고자 한다.

매월 진행되는 ‘캐치 더 데이(Catch the Day)’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이벤트인가.

‘캐치 더 데이’는 캐치테이블과 레스토랑이 협업해 특정 기간 동안 색다른 메뉴나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캐치테이블 VIP 유저들에 한해 선 예약 권한이 주어진다. 미식에서도 ‘특별한 경험’이 대세다. 한 식당을 아무리 좋아하는 단골이라도 매번 똑같은 음식만 먹다 보면 질리지 않겠는가. 식당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며 발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고객과 식당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킬 방안을 고민하다 새로운 미식 경험을 기획했고, 이젠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예약 오픈 몇 초 만에 예약이 마감될 때도 빈번하다. 의류나 뷰티업계도 한정판이 인기 있는 것처럼, 미식도 비슷한 결이라 본다.

식당 입장에서도 윈윈하는 이벤트 같다.

지난 6월 다이닝 ‘오프레’에서 9주년 기념 프로모션을 ‘캐치 더 데이’와 함께 했다. 지난 9년간 가장 인기 있던 시그니처 메뉴들을 재구성해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예약 오픈 후 단숨에 모든 날짜가 예약 완료되었고, 손님들의 요청으로 식당 측에서는 행사 기간을 따로 연장했다고 들었다. ‘바위파스타바’도 ‘캐치 더 데이’에서 새로운 기획을 시도한 식당이다. 기존에는 파스타 단품만 판매하는 식당이었으나 캐치테이블과의 논의 끝에 이벤트 기간 동안 처음으로 코스요리를 선보였다.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바위파스타바’는 이후 아예 코스 요리에 주력하는 식당으로 전환했다. ‘캐치 더 데이’뿐 아니라 호텔 이용,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는 미식회 등 폭넓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노쇼(No-show) 캠페인’ 또한 큰 인기였다. 수익 창출과 직결되진 않는데, 진행 계기가 무엇이었나.

일반 사용자도 고객이지만 업주분들도 우리의 고객이다. 예약 손님의 ‘노쇼’는 식당 입장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부분이며, 인건비, 재료비 등 금전적 손실도 있지만 상실감도 만만찮다는 걸 업주 분들과 소통하며 느꼈다. ‘예약도 약속’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캐치테이블 SNS 채널에 업로드한 것이 작은 시작이었다. 그런데 캐치테이블 계정을 본 셰프님들이 자발적으로 영상을 공유하며 순식간에 100개 이상 레스토랑에서 ‘노쇼 캠페인’ 영상을 포스팅하였다. 모든 직군마다 나름의 고충이 있지 않은가. 요식업계의 근사한 서비스 이면에 숨겨진 고충을 담은 캠페인이었기에 더욱 많은 공감을 얻은 듯하다.

캐치테이블의 최종 미션은 무엇인가.

‘미식의 커뮤니티화’다. 현재는 식당 검색과 예약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사용자간의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는 미식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서비스를 운영하며 느낀 점이지만 미식에는 ‘진심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 캐치테이블 앱 식당 리뷰 란에,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DSLR로 찍은 고품질의 사진과 함께 몇 천자의 리뷰를 남기는 분들이 그 예다. 그만큼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미식 생활을 기록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있다고 느꼈다. 개인 블로그에 글을 남기듯 캐치테이블 앱에 나만의 식사 후기를 아카이빙하고, 다수의 사용자와 공유하는 등 No. 1 미식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즐거운 미식생활의 시작’이란 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캐치테이블이 생각하는 즐거운 미식 생활이란 무엇인가.

음식이 있는 곳에 즐거움이 있다는 말처럼, ‘음식을 먹는 전과 후의 모든 과정이 즐거운 것’이 캐치테이블이 추구하는 미식생활이다. 나에게 꼭 맞는 레스토랑을 검색하고 편하게 예약하는 것은 물론, 식사가 끝난 뒤에도 미식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기까지의 모든 단계가 우리에겐 중요하다. 말하자면 다양한 큐레이션, 편리한 예약, 자유로운 소통 3박자를 추구한다. 즐거운 미식 생활의 바탕이 되는 심리스한 미식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다혜 에디터

* 2021년 9월 14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