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저널리즘 팀 – bookjournalism explained를 시작합니다

bookjournalism explained를 시작합니다
북저널리즘 팀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지금도 변하고 있다. 늘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이유다. 북저널리즘은 또 한 번 변화를 택했다. 2023년 3월 2일, 데일리 쇼트폼 콘텐츠 explained를 시작한다. 그에 앞서 북저널리즘 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변화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연대 (CEO) 지식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주목할 만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고, 기성 미디어도 전에 없는 과감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미디어 회사가 아닌 회사마저 다양한 포맷의 지식·정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서비스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신아람 (CCO) 뉴스(News)는 항상 새로워야 한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뉴스를 보는 수단이 바뀌었다. 오랜 기간 뉴스는 종이와 전파를 매개로 사람들에게 닿았다. 지금 뉴스를 실어나르는 것은 와이파이다. 누구나 빠르게 뉴스를 볼 수 있는 시대, 속보의 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 중요한 것은 그 이후 뉴스를 곱씹는 시간이다. 뉴스가 정보 조각이 아닌 스토리임을 알게 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왜 explained인가?

이현구 (선임 에디터) 개편을 앞두고 북저널리즘의 미션을 되짚어봤다. 책과 뉴스를 재정의하고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이를 줄이고 줄이니 ‘해설자’라는 단어가 남았다. 정보는 너무 많고 맥락은 적다. 복잡하고 경이로우며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연구자, 저술가, 활동가만큼이나 해설자가 필요한 시대다.

김혜림 (에디터) 아이템 선정 회의에서 에디터는 하나의 뉴스를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뉴스와 연결 지어 생각하고,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고, 파생될 이슈까지 짚는다. 관점을 뼈대로 날마다 업데이트되는 뉴스를 구조화하는 것이 에디터의 일이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뉴스가 아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디터들의 해설은 하나의 뉴스를 우리의 일상과 촘촘히 엮는 과정이다.

변화에 앞서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고 들었다.

홍성주 (커뮤니티 매니저) 저마다 페인포인트를 제시했다. 보통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데 늘 어딘가 아쉬웠다. 팩트 너머의 맥락까지 닿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백승민 (수습 에디터) 당장 내게 필요한 뉴스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바쁠 때면 출근 준비 중에 라디오를 듣고, 여유로운 날엔 신문이나 주간지를 읽기도 한다. 모바일로 언론사 속보 알람도 받는다. 소비하는 뉴스의 양이 절대 적지 않다. 하지만 시간을 써서 조각난 뉴스를 구조화하지 않으면 정보를 얻어도 ‘안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팀원들의 사례를 듣고 어떤 문제점을 찾았나.

이연대 정보 부족에서 과잉으로 문제가 바뀌었다. 미국 의회도서관 장서 2300만 권에 담긴 정보량을 디지털로 환산하면 13조 바이트가 넘는다. 엄청나 보이지만 페이스북이 하루에 만들어 내는 정보량의 2퍼센트에 불과하다. 오늘날 생산되는 거의 무한한 정보를 영상에 빗대자면 CCTV 화면이나 마찬가지다.

이현구 정보는 무한하나 맥락이 없다. 맥락이 없는 뉴스는 뒷맛이 없다. 자꾸 생각나서 다시 찾아 읽게 만드는 뒷맛 말이다. 특정한 이슈를 검색하면,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수십 개 뜬다. 내용도 비슷하다. 다 보고 마음에 남는 건 헤드라인 한 줄 정도다. 맥락이 사라지니 뉴스가 어렵고 따분할 수밖에 없다.

김혜림 형식 면에서 유연화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일 것이다. 경제 뉴스라고 해서 경제 분야에서만 효용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 볼 여지, 다시 말해 폭넓은 관점이 필요하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슈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문법, 문장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explained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

이연대 우리는 문법 자체가 다르다. explained는 더 적게 선택하고 정제한다. 대신 독자의 시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뉴스 업데이트가 아닌 맥락과 분석을 제공한다. 현재 신문 지면의 70퍼센트 이상을 역(逆)피라미드 구조의 기사가 차지한다. 역피라미드 기사는 대부분 ‘왜’를 다루지 않는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서 멈춘다. explained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신아람 explained는 뉴스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기준을 제시한다. 해설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변화를 만들어낼 방법은 무엇인지, 혁신으로 향하는 방향은 어디인지, 맥락을 짚고자 한다. 

이현구 에디터의 관점이 담겨 있는 해설은 일상 중에도 계속 곱씹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이 만들어진다.

이전 쇼트폼 콘텐츠인 ‘포캐스트’와는 무엇이 달라지나.

이다혜 (에디터) 가장 큰 변화는 키워드가 사라지는 것이다. 10개의 키워드는 일곱 개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바뀐다. 독자 입장에서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따져 묻는 것이다.

이현구 대신 NOW THIS, WHY NOW, IT MATTERS가 새로 등장한다. 사실 여기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필요 없다. 단어 그대로 이해해주시면 된다.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를 일상에서 찾고자 한다. 미사여구 없이 핵심으로 바로 다가가는 것이다.

김혜림 솔직하지만 깊은 여정이 되어야 한다. explained는 뉴스에 대한 브리핑을 넘어 이 뉴스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에디터가 끊임없이 설명한다. 모든 맥락을 훑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IT MATTERS 부분은 그 여정의 도착지이자, 독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일 수도 있다.

이연대 텍스트를 작성한 에디터가 직접 내레이션 하는 오디오 스토리가 추가된 것도 큰 변화다. 텍스트 영역에서는 문단 앞 키워드를 더 직관적으로, 문단 배치를 더 유기적으로 바꿨다. 짧은 글이지만 뉴스 ‘아티클’이 아니라 뉴스 ‘스토리’로 읽히게 했다.

왜 오디오인가?

신아람 글은 효율적이고 말은 효과적이다. 말로 했을 때 의도가 더 잘 전달되는 경우를 모두 느껴봤을 것이다. 조금 거칠지라도 말에는 힘이 담긴다. 오디오에는 에디터의 목소리, 호흡 등 글에는 담기지 않는 것들이 담기기 때문이다.

이연대 실제로 덴마크의 뉴스 스타트업 제트랜드(Zetland)는 텍스트와 오디오를 결합해 뉴스 시장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제트랜드의 에디터는 텍스트와 오디오 기사를 동시 발행한다. 오디오 스토리에는 특별한 음향 효과 없이 에디터의 음성만 담기는데, 평균 완청율이 90퍼센트에 달한다. 이들의 모델을 참고했다. 간결한 텍스트와 친근한 오디오가 결합하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bkjn shop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에디터들이 직접 녹음한다고 들었다.

이현구 목소리로 전해드리니 독자분들과 가까워진 것 같아 좋으면서도 책임감이 생긴다. 숍에서 녹음하는 모습을 직접 보실 수도 있다.

이다혜 기존 북저널리즘 라디오는 매주 금요일, 한 주를 마무리한다는 느낌을 드릴 수 있었지만, 당일의 이슈를 바로 전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글과 오디오를 함께 전달하면 맥락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혜림 글로 정돈하다 보면 넘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말은 소위 TMI를 담기 좋다. 그래서 듣는 재미도 있다. 읽을 시간이 없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도 있고, 더 깊은 경험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

그간 ‘RE;레터’라는 이름으로 발송되던 뉴스레터도 바뀐다.

이다혜 bookjournalism explained 뉴스레터다. 본질에 집중하고자 했다. 정보의 홍수를 넘어 ‘뉴스레터 홍수 시대’다. 넘치는 메일함을 보며 일종의 포비아가 생겼는데 그중에서도 챙겨 읽는 뉴스레터들이 있다. 공통점을 살피니 간결하거나 따뜻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북저널리즘 뉴스레터는 전자에 가까운 형태로 최단 시간 내 최고의 지적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김혜림 평일 정오에 발송된다. 점심시간에 읽으면서 가볍게 소화할 수 있도록 텍스트를 기반으로 구성했다. 현대인들은 정말 시간이 없다. 오늘 꼭 알아야 하는 뉴스 8개와 최대 15분짜리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것만 보세요’ 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

북저널리즘 explained 기획 과정에서 나온 시안들 ⓒ북저널리즘

디자인은 어떻게 달라지나?

김지연 (리드 디자이너) 전체적으로 성숙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개선되었다. 콘텐츠의 목적이 좁혀져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컨셉이 명확할수록 유려해지는 특성이 있다. explained는 거친 뉴스에 깊은 해설 더한다. 이를 more, plus 같은 키워드로 구체화하고 시각화했다.

explained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요소가 있다면?

권순문 (디자이너) 로고에도 이러한 키워드가 반영됐다. explained의 ‘x’에 확장되는 기호를 넣었다. 또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줌 하는 듯한 키 모션도 더했다. 일러스트에는 화려한 색을 쓰기보다 먹선을 활용해 획의 방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미사여구 없이 핵심을 전달하는 explained의 정체성을 담았다.

북저널리즘은 읽고 듣는 것뿐 아니라 댓글을 통해 ‘쓰는’ 경험도 지향하고 있는데?

이다혜 독자의 의견이 북저널리즘을 완성한다는 것은 팀원 모두가 공유하는 생각이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관점부터 솔직한 의견까지, 에디터와 독자, 독자와 독자 간의 댓글을 통한 소통이 더 나은 관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김혜림 에디터로서 광의의 지식을 흡수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독자들의 의견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신아람 공론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알지 못했던 개념을 떠올리는 경우도 있고,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홍성주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늘 궁금한 부분인데, 지금의 인터넷 댓글창이 건설적인 소통의 공간은 아닌 것 같다. 북저널리즘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타인과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을 새로이 경험했다.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배우는 게 많다. 그게 북저널리즘이 지향하는 콘텐츠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이현구 독자의 댓글은 또 하나의 explained이자 콘텐츠다.

포캐스트에 아쉬움을 가지는 독자도 있을 텐데.

이현구 포캐스트를 통해 어떤 뉴스를 보더라도 나름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게 되셨으리라 생각한다. explained를 통해 어떤 뉴스를 보더라도 쉽게 해설하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plained를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얻어가길 바라나?

이다혜 읽고 듣고 생각하고 쓰는 습관이다. 발행된 콘텐츠를 읽거나 듣는 것까진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이 한다. 하지만 생각하고 쓰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경우는 훨씬 드물다. 수고롭기 때문이다. 독자의 댓글 작성, 커뮤니티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결국 그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 본 이슈와 그렇지 않은 이슈는 생각의 폭이 달라진다. 뉴스를 단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소화해 보는 습관을 북저널리즘에서 함께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

explained를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나?

김민형 (오퍼레이팅 매니저) 비슷한 주제의 뉴스만 보는 ‘뉴스 편식러’들에게 추천한다. 어쩌면 지금 시대에 뉴스 편식은 하나의 이슈를 깊게 알기 위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알아야, 원래 관심 가지는 이슈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지는 법이다.

백승민 우리가 도로에서 멈추어 설 때, 빨간 불 자체가 우리를 멈추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좋아한다. 뉴스를 읽을 때 가지려는 자세다. 어떤 일이 있을 때 단순한 결과나 현상보다 작동 원리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신아람 개인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대다. 정성 들여 고른 뉴스를 매일 읽고, 맥락과 관점까지 흡수한 독자라면 그 어떤 개인보다도 명료한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의 비전을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이연대 책처럼 깊이 있게, 뉴스처럼 빠르게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전하는 것.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공하는 것. 사실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인식 틀과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 이 질문의 답은 매번 같을 것이다.

글 정원진 에디터

* 2023년 3월 1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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