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느린 속도로 비행하는데 어떻게 제트기와 유사한 시간을 소요하나?
비행 시간 자체는 비슷하지 않다. 그러나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비행기와 총 이동 시간은 같다. 기존의 공항은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공항에 내려서 목적지에 이동하는 도중에도 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승객은 에어랜더를 통해 최종 목적지와 훨씬 가까운 곳에 내릴 수 있다. 마치 택시처럼 말이다. 게다가 기존 공항은 너무 번잡하지 않나. 이 복잡한 공항에서 벗어난다면 체크인과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비행하기 위해 줄을 서거나 먼 공항에 가야 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항공 시스템은 빠르다는 환상 아래 많은 것들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해 왔다. 다른 방식으로 공간과 사람을 연결한다면 우리는 더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승객도 새로운 비행 시스템을 체감할 수 있나?
지금까지의 비행과는 경험 자체가 다를 것이다. 유리창으로 구성된 기내에서 승객들은 지상 세계의 일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에어랜더는 엔진과 기내가 멀리 떨어진 형태로 설계됐다. 덕분에 소음과 진동을 느끼지 않고도 비행할 수 있다. 비행의 피로함 없이 상쾌한 기분으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비행 고도 역시 높지 않아 압력 변화로 인해 고생할 필요도 없다. 미래의 비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감상과 향유의 경험으로 바뀔 것이다.
HAV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에어랜더가 더 많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연결한다면 새로운 유형의 경제 성장이 이뤄질 것이다. 관광 역시 기존과는 달리 재편될 수 있다. 특정 관광지에 사람이 지나치게 모이는 형태가 아닌, 기존에는 닿기 어려웠던 곳을 다양하게 즐기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또한, 세계는 아직 지리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외로이 고립돼 있던 지역 사회가 글로벌과 연결된다면 이들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빠른 게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명제 자체가 가치있게 읽힌다.
에어랜더는 무엇보다 비행 자체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이는 항공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엇이 효율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기존의 항공은 익숙하다. 그런데 익숙한 것 말고도 다른 효율적인 선택지가 있다. HAV가 하늘을 재정의하는 일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더 넓은 세상을 연결함으로써 더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
글
김혜림 에디터
* 2023년 9월 5일에 이메일로 전해 드린 ‘북저널리즘 톡스’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메일함에서 바로 받아 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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